지난 4월 한국은행(한은) 총재로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 결정 회의 데뷰전을 무난하게 치렀다는 이주열 총재에게 5월 9일 금통위 회의는 어찌 보면 향후 4년간 시장과의 소통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지난 달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양 지표에 대해 시종 자신감을 나타내 향후 금리 변경시 인하가 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절대적인 만큼 9시부터 회의를 시작한 뒤 1시간 이내에 의결을 마치고 발표를 함으로써 이전 총재 임기와 비교해 작지만 참신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자회견 내내 비교적 단답형으로 답하든가 답하기 곤란한 질문에는 직설적으로 답변을 거부함으로써 시장과의 소통을 개선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제 5월 9일 금통위 회의 및 직후 열릴 기자회견은 새로운 의미에서 중요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달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경제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은 한은 목표 범위 하단인 2.5%를 크게 밑돌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 하방 위험은 상존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네거티브 GDP 갭은 좁혀들고는 있으나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번 달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투자자 및 전문가들의 관심은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가의 여부에 쏠릴 것이다. 만일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지난달 발언 내용에 대한 시장의 해석 방향을 부인한다든지 해명하려고 한다면 시장에서는 다시 그의 소통 능력에 대해 의문이 일 것이다. 반면 지난달보다 매파적 견해를 강화하면 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시점까지 마음 속에 결정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지난달 이후 이 총재의 발언 이외에도 한은은 세 차례 문서를 통해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6개월마다 국회에 제출하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은은 이례적으로 단호하게 금리 상승시 가계부채 문제는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가계 전체적으로는 이자수지가 개선된다고 밝혔다. 또 금통위 회의 의사록과 이후 별도의 분석 자료에도 금리 인상 견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총재는 197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35년간 사회생활 전체를 한은에서 근무했으며 마지막 4년간은 이성태 전 총재와 김중수 전 총재를 보좌하며 금통위 회의에 참석한 경력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금통위를 이끌기에 충분한 준비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5월 9일 과연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충분히 감안해 능숙하게 "소통"을 주도해 나갈 지에 국내외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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