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글로벌 외환시장 15.1Q 격랑을 맞이할 듯
글로벌 외환시장이 내년 1분기중 극심한 변동성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당사가 지난 9월 20일 보고서(슈퍼달러 : 엔/달러 환율 130엔 재연되나?)를 통해 달러화의 구조적 강세국면을 예상한 바 있지만 최근의 달러 강세, 역으로 비달러 통화의 약세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 지수의 경우 연중 최고치 경신은 물론 04년 3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에 엔화도 7년여만에 처음으로 120엔/달러에 진입하는 초약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유로화도 양적완화 조치가 지연되면서 약화 흐름이 다소 주춤해지고 있지만 약세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머징 통화 역시 약세폭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유가 급락 등으로 러시아 등 원자재 관련 국가들의 통화 약세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외환시장내 소용돌이는 연말 및 내년초에는 더욱 심화될 여지가 높아 보인다. 달러화는 물론 각종 통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감이 1분기들면서 더욱 확산되면서 달러화 강세 압력을 높일 것이며 둘째, 미 연준과 달리 유로존 및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확대는 유로화 및 엔화의 추가약세로 이어질 것이다. 셋째, 중국 역시 성장률 둔화와 더불어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 현상을 방어하기 위해 소위 환율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내년들면서 더욱 높아질 수 있고 마지막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불안, 물가압력 하락과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등 이유는 다르지만 이머징 통화 역시 약세폭이 확대될 여지가 높다.
결국 연말 및 내년초들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은 지금보다 더욱 큰 격랑을 맞이할 것이고 이는 글로벌 자금 흐름 및 각종 자산가격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 15년초 달러와 유로, 엔, 위안 및 이머징 통화 흐름을 좌우할 변수
▷ (달러: 금리인상 우려) 미국의 첫 정책금리 인상은 15년 6, 7월정도로 예상하지만 그 이전에 forward guidance 수정, 정책금리 변경 관련 테스트 일정 등 출구전략 본격화 혹은 금리인상 시점 관련 시그널로 인해 시장의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선제적으로 본격화될 것이며 이는 달러 초강세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 높음
▷ (유로 : 양적완화 정책 확대) 유로화 약세 현상이 1분기중 심화될 전망임. 실물경기 회복 지연, 유가 급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리스크 확대 및 러시아 경제 불안 등은 ECB로 하여금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케 함으로써 글로벌 환율전쟁을 격화시킬 것임
▷ (엔 : 통화정책 차별화, 엔 캐리 트레이드, 아베겟돈) 엔화 역시 추가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임. 미-일간 통화정책 차별화 심화와 함께 엔 캐리 트레이드 확대가 엔 약세 현상을 심화시킬 것임. 한편, 아베노믹스 정책 기대감과는 달리 역으로 아베노믹스 정책이 실패하는 소위 ‘아베겟돈(아베노믹스의 대재앙을 의미)’리스크가 내년중 현실화될 경우에도 엔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
▷ (위안 : 환율전쟁 참여 가능성) 금리인하 이후 위안화 환율이 단기 약세로 전환되고 있으며 위안화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복수통화가 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정부도 대내외 경기 여건을 고려해 추가적인 통화확장 및 환율 약세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존재함
▷ (이머징 통화 : 유가급락에 따른 펀더멘탈 약화) 이머징 통화의 약세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1) 유가 급락에 따른 이머징 펀더멘탈 약화, 2)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이탈 압력, 3) 미국과 이머징간 통화정책 차별화임. 결국 이머징 국가별로 이유는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이머징 경제 펀더멘탈 약화와 미국 금리상승이 맞물리면서 내년들어 이머징 통화의 약세 압력을 더욱 높일 것임
■ 결론: 원화의 추가 약세도 불가피할 전망
글로벌 각국 통화의 급격한 변화는 원화 흐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미 1,100원 수준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의 경우 최소 내년 상반기중에는 추가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 영향과 더불어 국내 펀더멘탈 약화와 이에 따른 추가 정책금리 인하 등이 원화 약세폭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달러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림45>에서도 확인되듯이 달러화 강세국면에서 원/달러 환율은 어김없이 약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중 달러화 강세 확대는 원화의 추가 약세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펀더멘탈 약화도 원화의 추가 약세 요인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음은 원화의 강세 압력이지만 취약해지고 있는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를 압도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림46>의 원/달러 환율이 국내 경기동행순환변동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음은 원화의 추가 약세를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당사는 내년 1분기중 국내 경기둔화와 더불어 원화의 상대적 강세 현상을 방어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한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미국과 한국간 통화정책 차별화 심화 역시 원화의 추가 약세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당사는 원/달러 환율이 최소한 내년 2분기까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기조는 유지한다. 원/달러 환율 수준과 관련하여 글로벌 외환시장 환경이 당사의 예상보다 급격히 변화되고 있음을 감안하여 15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상향 수정한다. 기존 2분기 원/달러 환율 고점을 1,100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1,170원 수준으로 상향한다. 동시에 엔화의 약세폭에 따라서는 원/달러 환율 수준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높다는 생각이다. 즉 정부 입장에서 원/엔 환율 수준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스무딩오퍼레이션 정책을 추진할 수 밖에 없어 엔/달러 환율이 130엔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하면서 1,200원 수준을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 현상이 내년 1분기 혹은 상반기중 심화될 여지가 높다. 이러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ECB 혹은 일본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서 상당부문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시장에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달러화 강세와 미국 시중금리 상승이 동반되면서 이머징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내년 1분기 중후반 이후 큰 폭의 조정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이머징 주식 및 채권시장과 원자재 시장의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