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 추천사를 공유해 봅니다. 너무 좋은 책이라, 많은 이웃분들이 구입하셨으면 하는 맘 가져봅니다. 아래는 제가 쓴 추천사 내용입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속시원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이 일본 된다’는 이야기를 언론이나 혹은 부동산 토론게시판의 필자들이 공공연하게 주장하지만, 정말 그런 가능성이 있는지를 이렇게 꼼꼼하게 파고드는 책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속이 시원했던 것은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다음 대목이었습니다.
현재 영어표현인 ‘Real Estate’가 부동산을 지칭하게 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초기 지배자가 스페인이었는데 이들은 부동산을 주로 ‘real’로 표현했다. 그 땅이 왕실 소유라는 뜻이었다.
그 후 캘리포니아를 영국이 점령하며 자신들이 쓰던 ‘estate’로 부동산을 호칭하게 되었다. 이렇게 두 단어가 시간이 지나며 합쳐져 영어로 ‘Real Estate’가 부동산 명칭이 되었고 일본이 번역하는 과정에 우리도 사용하게 되었다.
부동산이란 결국에 개인 소유가 아닌 왕실 소유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더 이상 부동산은 국가의 것이 아닌 내 것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절망적인 소식을 전하면 여전히 부동산은 국가 소유물이란 사실이다. 아무리 개인 고유의 순수한 자산이라 믿어도 말이다. 당장 부동산을 매수하는데 취득세를 내야하고,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깨닫는다.
이 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으면 재산세를 1년에 한 번씩 내야하고 주택가격이 일정 금액 이상일 될 때는 종합부동산세까지 내야한다. 내가 사고 팔 때뿐만 아니라 보유할 때도 세금을 내야만 하는 사물이나 자산이 얼마나 될까. 부동산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금을 내야 할 뿐만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으면 공매 처분되어 내 자산을 빼앗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부동산에 늘 관심을 갖고 주시하며 각종 정책을 펼치는 것이 당연하다. (중략) 매매하는 사람도 대출을 받고 전세 사는 사람도 대출을 받는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면 안 된다. 대대로 토지와 가옥은 지켜주는 사람 것이었다. 지금은 국가 단위에서 지켜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부동산에서 국가 정책을 늘 주시하며 눈여겨보며 대처해야하는 이유다. 국가 정책을 역행하는 사람은 주인인 국가에게 따끔한 벌을 받는다.한국 사람들은 뭔가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들면 쉽게 ‘정부 탓’을 합니다. 그런데, 왜 부동산을 매매하고 또 가격을 예측할 때에는 정부의 정책을 예상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게 다, 희망과 전망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막 주택을 팔아치우고 나면 주택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을 희망하고, 반대로 막 주택을 매입하고 나면 주택가격이 급등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희망’에 압도된 나머지, 주택가격의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인 정부의 태도를 무시하는 모습이 종종 나타나는 것은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
한국 경제는 정부의 역할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항상 정부의 정책 방향에 시선을 고정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 정부는 주택가격을 올리는 데 관심이 있을까요? 아니면 주택가격을 떨어뜨리는 데 있을까요? 이미 이 질문을 통해 미래 주택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정부가 마음대로 주택가격을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주택시장의 ‘판’을 깔아주는 일종의 심판이나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할 뿐. 주택가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주택 공급자와 주택 수요자들이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추천하는 책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은 매우 밸런스가 좋다고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령화나 1인가구의 변화 등 주택의 수요 사이드만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지만, 이 책은 주택의 공급 부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죠. 특히 1990년대 일본의 주택가격 하락을 다룬 대목은 이 책의 백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지만 주택의 수요와 공급이 제일 중요한 요소다. 한국 경우에도 노태우 정부 시절에 200만 호 건설 후 몇 년 동안 주택 가격은 안정화되었다. (중략) 이처럼 공급은 주택 가격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미친다.
1986년에서 1989년까지 버블로 상승했던 일본의 주택 가격이 1990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오르지 못했던 이유가 단순히 일본사람들에게서 ‘이제는 주택이 필요 없다’고 느꼈던 점이 아니었다. (중략)
뿐만 아니라 주택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 공급을 줄여버리면 간단하다. 공급 감소는 1~2년 내로 발생하진 않는다. 인허가 받고 착공해서 준공까지 2~3년 시간이 걸린다. 공급을 줄여버리면 되었지만 일본은 그런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 한국의 국토교통부에 해당하는 일본의 MLIT(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Transport and Tourism), 즉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폭락이 시작되었던 90년 이후에도 주택 공급은 전혀 줄지 않았다.
주택 착공 기준으로 보면 1992년에 약 140만 호가 공급되었다. 1996년에는 약 160만 호로 공급을 더욱 늘렸다. 그 후 지속적으로 공급 물량이 줄었지만 2008년에 약 109만 호가 착공이 될 정도로 계속적으로 100만 호 이상 공급이 되었다. 단 한 번도 주택 착공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었다. 2009년이 되어 약 79만 호 착공이 이뤄져 드디어 100만 호 밑으로 공급이 줄어들었다.
그 후로 2010년 81만 호, 2011년 83만호, 2012년 88만호, 2013년 98만 호, 2014년 89만 호가 될 때까지 1992년부터 2008년이 될 때까지 거의 20년 동안 주택의 공급을 줄이지 않았다. 한국 경우를 보더라도 공급이 늘고 경제가 악화되면 공급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한 동안은 신규공급이 제한된다. 일본 경우에는 분명히 주택 가격이 폭락했는데도 착공은 전혀 줄지 않고 꾸준했다.
아무도 주택 구입을 하지 않는데 주택 공급을 이토록 계속 할 필요가 있을까?
드디어 비밀의 한 자락이 풀린 것 같습니다. 일본의 부동산시장이 1990년 이후 25년이 넘게 불황의 늪에 고통 받았던 이유는 ‘노령화’를 비롯한 수요 요인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및 민간 건설업체가 지속적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했던 데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의 고통을 겪은 북유럽의 3국(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은 일본과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던 데에서, 주택공급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 중에서 먼저 북유럽 3개국 중에서 핀란드의 사례를 보자. 핀란드 통계청 자료에 근거하면 핀란드는 버블 형성기에 매년 약 50,000호 정도를 공급하다 1990년에 65,000호까지 최다 공급한 후 버블이 꺼진 다음부터는 공급을 줄였다. 1996년에 20,000호까지 주택 공급을 줄인 후에 2000년대 내내 약 30,000호를 근처로 주택 공급을 했고 2009년에는 그마저도 줄여 약 20,000호까지 공급이 줄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조정한 핀란드 전체 주택 가격은 1989년에서 1993년까지 무려 –49.2% 빠졌고 수도인 헬싱키는 더 빠져 –53.4%이고 그 외 지역은 –44.4%로 상대적으로 덜 빠졌다. (중략)
하지만 그 이후 우리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핀란드 전체 주택 가격은 무려 45%나 올랐고 수도인 헬싱키는 더 올라서 62.8%나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그 외 지역도 38%나 올랐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가격이니 체감으로 느낀 상승 금액은 훨씬 더 크다. 그 후에 다시 1999년에서 2001년까지 –6.9%나 떨어졌던 핀란드 주택 가격은 또 다시 2001년부터 2008년 2분기 까지 핀란드 전체가격은 무려 42%나 올랐고 헬싱키는 45.7%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그 외 지역도 33.4%나 상승했다. (중략)
이 사례가 핀란드만의 독특하면서 유일한 아웃라이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는 반문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렇다면 왜 폭락을 주장할 때 일본 사례만 주장하며 보여주는가이다.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버블로 폭등과 폭락을 경험한 두 나라 사례를 공정하게 보여주며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핀란드와 일본은 독특하며 유이한 아웃라이어라고 주장하며 데칼코마니와 같이 반대 사례로 주장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이미 핀란드를 이야기할 때 북유럽 3개국이라고 표현했다. 스웨덴도 1991년 약 70,000호, 1992년에 약 60,000호 주택을 공급하다 1995년부터 7년 동안 겨우 약 15,000호만 주택 공급을 했다. 2000년대 내내 30,000호 이상 주택을 건설한 적이 없다.
1996년 GDP대비 약 27% 정도 차지하던 가계대출은 2014년에는 약 50%정도까지 2배 증가했다. 폭락시점이었던 1992년 1월 1일 100으로 기준했을 때 중간에 주택 가격이 부침은 있었을지언정 2014년 1월 3일 기준으로 무려 370까지 주택가격은 올랐다. 이 역시도 스웨덴 통계청을 가면 모든 자료가 나온다.
일본과 북유럽 3개국은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버블을 겪었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폭락을 겪었다. 그 이후 일본과 북유럽의 부동산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블로그 글 나머지는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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