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3

(보고서) 「사내유보금의 올바른 의미와 새로운 용어 모색

"기업이 순이익 가운데 세금이나 배당금, 임원상여금 등으로 외부에 유출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기업 안에 적립되는 금액(출처: 두산백과)"을 뜻하는 사내유보금(또는 내부유보금)에 대해 이를 기업들이 마땅히 주주나 근로자 혹은 그냥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몫을 부당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취급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의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적지 않는 수의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의 해명을 쉽게 믿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급기야 대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7월 하순 한국회계학회와 공동으로 『사내유보금의 올바른 의미와 새로운 용어 모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세미나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여기에 공유한다. 여기에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는 이유는 사실이 무엇이든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에서 기업들의 입장에 반하는 내용의 발언을 엄청나게 해 온 것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입장이 충분히 일반인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권재열(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사내유보금의 용어 관련

-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에서 “유보”로 인하여 해야 할 일(투자 혹은 배당)을 하지 않고 회사내부에 미루어둔다(보류)는 뉘앙스가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음
- 대법원 2003.11.28. 선고 2002두4587 판결이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에 규정된 의제배당은 기업경영의 성과인 잉여금 중 사외에 유출되지 않고 법정적립금, 이익준비금 기타 임의적립금 등의 형식으로 사내에 유보된 이익이 위 법조 각 호 소정의 사유로 주주나 출자자에게 환원되어 귀속되는 경우에 이러한 이익은 실질적으로 현금배당과 유사한 경제적 이익이므로 과세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이를 배당으로 의제하여 과세한다는 것”이라고 판시한 것을 참조한다면,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사내유보금을 대체적으로 “임의적립금”에 상당한 것으로 풀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음

□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관련

- 세계적인 기업인 Apple은 무배당정책(no-dividend policy)을 오랜 기간 동안 고수하였으며,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사내유보금이야 말로 회사에 엄청난 재무안정성과 유동성을 가져다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음
- 세법이 “조세부담의 가중・감경을 통하여 사회공공의 복리를 추구하고자 하도록 유도하는 규범”, 즉 조종규범(操縱規範)이라 하더라도 조세중립성(tax neutrality)에 반하여 과세를 통하여 납세의무자의 의사결정을 왜곡(distortion)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곤란함
- 여기서의 “왜곡”은 “조세중립성이 훼손될 경우 조세중립성이 존재할 때보다 사회적 부(富)의 총합을 감소”시키는 것을 의미함
- 특히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한 이익유보는 계속기업(going concern)의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이므로, 과세여부의 논의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바람직함
- 요컨대, 이익을 사내유보하는 것은 기업전략적인 차원에서 기업 스스로가 선택할 사항임

▶ 신현한(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영어로 retention ratio 또는 plowback ratio라는 회계 용어가 있다. 이는 당기의 순이익 중 배당을 하고 남은 순이익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기업의 순이익이 100인데 그 중 50 을 배당하였다면 payout ratio가 50%가 되고 retention ratio는 1-50%인 50%가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현금흐름은 retention ratio에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곱으로 성장한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면, 자기자본이 100억 원인 회사의 순이익이 10억 원이라면 ROE 는 10%가 된다. 순이익 10억 원 중 5억 원을 배당하고 5억 원을 기업에 재투자한다면 자기자본이 105억 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때 회사에 재투자된 5억 원은 retained earnings라고 부르며 기존에 자본금 100억 원과 구분하여 부른다. 회사의 ROE가 10%를 유지한다면 그 다음해에 순이익은 105 x 10%인 10.5억 원이 된다.

즉, 이익이 10억 원에서 10.5억 원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0.5억 원의 추가 이익은 배당을 하지 않고 회사에 재투자된 5억 원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회사의 retention ratio가 클 수록 회사의 이익은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위에 예로 든 회사가 배당을 전혀 하지 않고 100%를 모두 자본금으로 재투자하였다면 회사의 추가이익은 0.5억원이 아니라 1억원이 되었을 것이다.

Retention ratio가 높아야 회사가 성장을 하는데 retention ratio가 높으면 retained earnings 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retained earnings를 사내유보금이라고 부르며 이에 대해 추가로 과세하겠다고 하는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의 성장을 원하지 않는 것이거나 사안을 잘못 인식한 것 같다.

기업의 자본은 타인자본과 자기자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본의 총계는 자산의 총계와 같다. 이는 자산을 활용하여 창출된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는 자본을 제공한 투자자에게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기업이 타인자본에게 제공하여야 하는 이자를 지급하고 남은 이익은 주주의 몫이 되어야 한다. 작금에 사내유보금이라는 용어로 불리우는 이익의 소유주는 주주이며, 이는 대주주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내부와 외부의 모든 주주를 의미한다. 따라서 사내유보금이 많고 적음을 이유로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상장기업의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추가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 정우용(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

□ 기업은 정상적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을 배당과 세금 등의 형태로 타 경제주체에 이전하고 남은 금액을 사내에 잉여금의 형태로 유보하게 되는데 이것을 사내유보금이라고 하는 것.
◦ 유보와 투자는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므로 유보금이기 때문에 투자에 활용되지 않고 머물러 있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임.
◦ 기업은 유보금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그 위에 공장을 짓거나 기계를 구입해 가동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지만 회계의 틀에서는 잉여금이 지속 발생하면 재무상태표의 자본계정에 그대로 쌓여 유보금을 형성하게 되므로 정상적인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지속해서 늘어나야하는 것임.
□ 사내유보금 중 현금성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유보현금비)은 지난 15년간 14~19%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임.
◦ 최근에는 15% 정도로 수렴하는 상황이고 사내유보액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고 있지만, 결국 유보금이 모두 현금이라는 주장은 오해임.
◦ 1995년~2015년 계속 상장 코스피기업 443개사의 2015년 사내유보금 622.6조원 중 현금등가물은 105.9조원에 불과
□ 현금성자산의 적정 보유규모는 확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며, 우리 기업이 현금성자산 규모를 과도하게 가져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경영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음.
◦ 앞선 발표 내용에도 언급돼 있지만, 현금성자산의 증가 추세는 국제적인 것이며 우리기업은 국내외 경제여건과 각 국가의 정부정책 불확실성에도 대비해야 함.
◦ 또한 기업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기업 규모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는 사업규모의 확대에 따라 더 많은 유동성이 필요하기 때문임.
◦ 한편 외환위기 이후(2000년~2004년) 현금보유규모가 다소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악화로 도산 기업이 속출하는 것을 목격한 기업들이 학습을 통해 위기상황에 가장 중요한 것이 유동성임을 인지하게 된 효과로 보여짐.
□ 사내유보금과 배당은 동전의 양면으로 세금과 배당 등으로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해 온 순이익의 합이 사내유보금임.
◦ 배당은 기업의 핵심 재무결정사항으로 기업가치를 보존하면서 주주에게 이익의 결실을 적정 수준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고려해야할 것이 많기 때문에 여러 재무결정사항 중 가장 복잡하고 어렵다고 알려져 있음.
◦ 기업의 자금조달, 투자 등 다양한 의사결정 및 경영상황, 국제정세 등과 연계되어 있고 예측불가능한 미래의 위험요소까지 포함해 결정되는 것으로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가 적정 배당을 정하는 일은 불가능함.
□ 적정배당이 고도의 재무적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기업 내부의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과제인 만큼 사내유보금 역시 외부의 이해관계자가 판단해 그 규모가 크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임.
◦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면 순이익이 지속해서 쌓이기 마련이므로 결손이 발생하거나 순이익 규모 이상으로 배당하지 않는 한 유보금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는 것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내유보금이 마치 쌓아두고 활용하지 않는 현금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옳지 않음.
□ 우리 기업은 짧은 시간 머무르며 각 경제주체의 이익을 독차지하면서 책임은 회피하는 존재가 아니라 계속기업으로서의 마땅한 노력으로 적정 수준의 유보를 책정하는 재무결정을 하는 것이므로 존중받아야 함.
◦ 또한 경제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면서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격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봄.
◦ 물론 건전한 시장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일부 기업의 행태는 당연히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하겠지만, 사내유보금이 많다는 이유로 기업을 오해하는 일만은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할 것으로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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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이 주제에 관해 본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는 보고서도 소개한다 ☞ (보고서) 사내유보금은 남아도는 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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