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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흔들리는 일본국채. BOJ에게 남은 수단은?


(※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일부를 공유함. 보고서 원제는 『흔들리는 일본국채. BOJ의 선택은?』이다)

1. JGB 텐트럼의 배경: BOJ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

최근 일주일 동안 일본10년 국채금리가 20bp이상 급등했다. -0.30%까지 하락했던 일본10년 금리는 7월 BOJ 통화정책회의 실망감에 4일 연속 상승했고 장중 한 때 (+)영역까지 반등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지난 7월 29일 BOJ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현 기준금리(-0.1%)와 연간 자산매입규모(80조엔)를 모두 동결했다.

일본 금리가 급등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BOJ의 통화정책 효과에 대해 9월 회의에서 전면적으로 검토(Comprehensive assessment of BOJ Policy)하겠다는 언급이 7월 회의에서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BOJ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있던 와중에 현 정책에 대한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 참여자들은 9월 BOJ 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예상하고 있다.

9월 통화정책 재평가 이후 BOJ가 어떤 결정을 할지에 대해 (1)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입장과 (2)자산매입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입장이 분분하다. 그러나 BOJ가 매입할 수 있는 채권규모가 점점 줄고 있는 만큼 시장은 (2)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BOJ에게 더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의 일본국채를 매입해왔던 투자자들은 더 이상 BOJ가 사주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투매에 나섰다. 구로다 총재는 8월 2일 자산매입 축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려 노력했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 BOJ에게 남아있는 정책카드는 많지 않다

9월 BOJ 통화정책회의에서 나올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0.1%인 예치금리 추가 인하 or 은행에게 마이너스 금리로 대출

구로다 총재는 기술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언급해왔고 시장에서는 지난 7월 BOJ가 기준금리를 -0.3%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자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에 선호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로 은행에게 대출을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은행들은 반대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 QQE(Quantitative Qualitative Easing) 규모 확대

현재 BOJ는 일본국채, ETF, J-REITS, 회사채 매수 등을 통해 연간 80조엔씩 본원통화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입자산 대부분은 일본 국채다. 현재 80조엔인 본원통화 증가액을 90조엔으로 늘리고 JGB와 ETF 매입규모를 함께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지금 속도대로 자산매입을 지속한다면 내년 하반기 BOJ는 전체 일본국채 잔액의 약 50%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현재 37% 추정). BOJ의 국채보유 비중이 50%에 다다르게 되면 실질적으로 정책의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3) QQE 매입 자산군 확대

일부 외국계 IB는 BOJ가 Nikkei 400 index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Nikkei 400 인덱스 시가총액은 약 200조엔 규모이기 때문에 BOJ는 QE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ETF, 주식의 경우 채권과 달리 만기가 없어 규모를 줄이려면 시장에 매도해야만 하는 부담이 있다.

이외에 지방채, 정부보증채 등이 매입자산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으나 대부분 잔고가 35~60조엔 수준에 불과해 현재의 속도대로라면 매입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다(그림4).


(4) ‘자산매입 증액’ 방식에서 ‘Balance Sheet’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로 통화정책을 변경

마지막 방안은 기존의 통화정책 목표가 변경되는 것으로, 현재로써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연간 자산매입 규모 증액을 주요 확장정책으로써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Balance Sheet규모를 특정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또는 반영구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공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BOJ의 물가 목표(2%) 달성시한을 현재의 ‘2년 이내’에서 ‘중장기’로 변경하고, 중장기적으로 물가 목표가 달성 될 때까지 또는 더 길게 BOJ의 Balance Sheet 규모를 유지할 것임을 공언할 것이다. 이를 통해 BOJ가 매입한 자산이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까지는 은폐하며 쉬쉬해왔다면, 앞으로는 투명성을 강화해 이를 대중에 밝히고, QE기간에 대해서도 지속될 것(Permanence)임을 강조함으로써 BOJ가 헬리콥터 머니와 유사한 정책을 쓰고 있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줄 수 있다.

이 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물가목표 달성이 2년이 아닌 중장기 목표로 변경됨에 따라 BOJ는 물가목표 달성에 실패할 때마다 자산매입 규모를 늘려야 하는 부담이 사라진다. 또한 물가 2%가 달성될 때까지, 혹은 반영구적으로 BOJ가 보유자산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란 인식(Balance Sheet 유지)이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전달될 경우 기대인플레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한편 ‘과거 정책과 별 차이 없다’고 인식되거나, BOJ의 채권매입 규모가 축소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의도했던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자산매입을 멈추고 Balance sheet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연간 80조엔씩 자산매입을 늘리는 안을 포기하고 Balance sheet을 특정 규모에서 유지할 경우 BOJ는 만기도래 채권에 대해서만 유통시장에서 매입하게 될 것이다. BOJ가 보유한 채권의 만기도래 규모는 연 35~40조엔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 신규로 발행되는 국채(bill 제외)순증 규모는 30~40조엔이다.

만기도래분을 포함해 연간 110조엔 이상 BOJ가 매입해왔던 것에 비하면 BOJ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사실이나,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 대부분을 BOJ가 매입하기 때문에 유통시장의 채권잔고는 거의 늘지 않는다. 수급 부담은 시장의 예상만큼 크지 않다.


40년 만기 일본국채 발행, 헬리콥터 머니의 전조가 될 가능성

(4)와 더불어 정부가 발행하는 초장기채를 BOJ가 인수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BOJ가 보유한 JGB의 평균만기는 약 5년이다. 작년 BOJ는 매입채권의 평균만기를 기존 7~10년에서 7~12년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기채를 연기금, 보험사 등이 만기보유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BOJ의 장기채 매입이 쉽지 않다.

최근 일본정부가 수천억엔 규모의 40년 만기 국채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당초 50년물로 알려졌지만 40년물로 수정됨) 알려졌고 사실상 헬리콥터머니에 대한 시도가 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초장기물을 발행하여 이를 BOJ가 매입하고 영구히 보유한다면 사실상 만기상환이 없는 영구채를 발행해 화폐를 찍은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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