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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기

(※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내용 중 일부)

■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

1) 인간처럼 보고 듣고 말하고

현재 머신러닝으로 만들어지는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분류’ 기능이다. 잘 분류할 수 있으면 그것이 곧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또 행동할 수도 있다. 사진에서 강아지를 인식한다는 것은 강아지가 맞는가, 아닌가의 분류이고, 바둑에서는 다음 수를 이곳에 두면 내가 더 유리한 가, 불리한 가의 분류이다. 즉 Yes와 No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 사람을 고용하면 회사에 이익이 되는가? 지질 데이터로 미루어 볼 때 지진이 발생할 것인가? 이 주식의 가격은 오를 것인가? 등의 명제도 모두 분류 문제에 해당된다.

이미지에서 사물을 인식하고자 할 때 사물의 종류를 1만 개라면 1만 가지의 출력단을 가지는 분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딥페이스’는 인간 수준으로 얼굴을 인식할 수 있고, 스탠포드대학 비전랩은 사진 속 사물을 문자로 표현해주는 ‘덴스캡’을 개발했다. 더 나아가 구글에서는 사진 속 장면 인식과 자동 번역 기술을 융합하여 완전한 문장으로 묘사해주는 알고리즘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 장면 인식에는 CNN 기술, 언어로 표현하는 단계에서는 RNN 기술을 이용되었다.


반 고흐, 피카소 등 유명 화가의 화풍을 어떻게 특징화하여 요약할 수 있을까? 이것 역시 인간의 논리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대단히 추상화된 영역의 일이다. 딥러닝은 추상화된 특징표현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어서, 학습을 통해 반 고흐의 작품인지 아닌지를 순식간에 판단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에서 감정을 읽어내거나, 입술의 움직임 만으로 대화를 해석하는 것은 정신적이고 추상적인 일이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또한 Emotient와 LipNet 등의 사례와 같이 딥러닝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그림이나 이미지 외에도 음성, 동영상과 동작 등으로부터 각종 패턴을 인식하는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자면 미국의 스타트업 MedyMatch는 의료영상 기반 뇌졸중 진단 AI 기술을 개발 중이고,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사람의 질병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을 공개하였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의 채도, 색상, 자신의 표정 등을 분석하여 우울증을 70% 적중률로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어떤 콘텐츠를 소비자가 좋아할 것인가를 분류/예측함으로써 맞춤형 추천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의 판도라(Pandora)와 넷플릭스(Netflix)는 각각 음악과 VOD을 추천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 집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하거나 날씨와 뉴스 정보를 읽어주는 등 종합 인공지능 에이전트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아마존의 ‘Echo’, 그리고 kt의 ‘GiGAGenie’, SKT의 ‘누구’ 등이 있다 .


그 외에는 문맥과 상황에 맞게 자연스러운 번역을 가능케 하는 기계 번역, 챗봇 알고리즘 등에서도 딥러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사물인식, 동작인식 등 다양한 모델의 집약체로 볼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도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는 테슬라(Tesla), 구글(Google)을 비롯하여 포드, GM, 재규어 등의 기존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들도 관련 기술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2) 인공지능의 창작 활동

딥러닝으로 학습한 유명 화가의 화풍을 분류나 예측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한 흥미로운 시도가 있었다. 명화의 특징표현 정보를 합성하여 다른 사진을 그 화가의 화풍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이미 세상을 떠난 거장의 그림을 무한대로 창조해 낼 수 있다. 인공지능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 방법을 활용하여 입력한 사진을 다소 몽환적인 느낌으로 변환시키는 ‘딥드림’을 공개하였고, 그 작품을 모아 전시회까지 열었다. 트위터의 ‘딥포저’와 러시아 개발사가 공개한 ‘Prisma’도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면 피카소, 렘브란트 등 유명 화가의 화풍으로 변형시켜주는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음악 작곡이나 소설, 각본 등의 작품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의 역할이 가능하다. 딥러닝을 이용하여 유명 작곡가의 음악의 주파수와 화음조합 등의 특징표현을 발견하거나, 유명 작가의 소설이나 드라마 각본의 서술 형식과 스토리 전개 특징을 학습한다면, 이를 모방한 무수히 많은 곡이나 이야기를 재창조해 낼 수 있다.

영화감독 오스카 샤프는 딥러닝으로 수 백편의 SF 드라마와 영어 대본을 학습시킨 후 헐리우드 B급 수준의 쓸만한 내용의 SF 단편 영화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는 ‘선스프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고, 현재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다. 그리고 지난해 히토시 마쓰바라 교수팀이 인공지능으로 쓴 소설을 문학상 공모전에 출품하여 1차 심사를 통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악 부문에서는 재즈 음악 작곡이 가능하다는 인공지능 ‘딥재즈’가 선보였고, 구글은 ‘마젠타’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기계를 통해 80초짜리 피아노 연주곡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믿었던 작품의 창작 활동에까지 인공지능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계가 완전한 창의성을 가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기존의 작곡가나 작가의 스타일을 모방하여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작품을 재창조해 내는 수준이다. 그러나 다소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고 할 만큼, 대부분의 창작 활동은 전작의 모방과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모방을 통한 기계의 작품 활동을 과연 창의적인 활동으로 볼 수 있는 지에 대해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미래

역사를 살피면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과거에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었듯이 우리는 굶주림과 싸워야 했다. 프리츠 하버가 화학비료를 발명하면서 인류는 드디어 기아에서 해방되었다. 이를 녹색혁명이라 부른다. 녹색혁명 이후 식량 수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편익을 추구하게 되었고 공산품 수요가 나타났다. 이것은 제조업의 부상과 상품의 수요가 창출되는 배경이 되었다. 더 나아가 대량생산에 의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공산품의 가격은 더 낮아지고, 소비자들은 잉여의 소득을 또 다른 유희와 소비에 지출할 수 있었다. 영화, 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그렇게 성장하였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자동화 또는 대량생산해 낼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비관을 할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면, 그로부터 얻은 시간과 노동의 여유를 또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전혀 새로운 형태의 수요가 창출되고 그에 따른 산업이 탄생할 것이다.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보편화 되면, 무인자동차 중심의 소유하지 않는 자동차 문화를 확산시킬 것이다. 자동차가 필요하면 근처를 지나는 무인자동차를 호출하여 이용하면 된다. 자동차는 24시간 주행을 계속할 수 있고 도심에서 주차장은 사라질 것이다. 지금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자가용은 실제로 대부분의 시간을 주차장에서 보낸다. 주차공간도 확보해야 하고, 이렇게 가끔 이용하는 자동차를 개인이 소유한다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무인자동차 중심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임으로써 효율성이 크게 증대될 것이다. 아마도 다음 세대에는 조상들이 직접 운전을 했다는 것을 매우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법률, 의료, 회계 등 대부분의 전문직이 담당하는 지식 집약적인 업무는 인공지능으로 비교적 잘 실현되고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도 그렇다. 구글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또 다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작업 일부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인간은 다른 창의적인 업무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그림, 음악, 영화 극본처럼 인간의 전유물이라 믿었던 창작 활동까지 진출하였다. 물론 인공지능이 완벽히 창의적인 내용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유명 화가의 화풍을 흉내 내거나, 과거의 음악이나 영화 대본을 많이 학습해서 이를 모방하는 것이다. 기존 것의 모방을 기반으로 한 작품 활동은 딥러닝 기술을 통해 실현가능하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판에 박힌 듯한 걸그룹 음악들, 그리고 재벌 3세와 결혼하는 신데렐라 이야기 등 뻔하고 비슷한 드라마 극본은 인공지능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가 있다. 이제 인간이 설 길은 남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콘텐츠,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기계도 할 수 있는 모방을 넘어서야 한다. 물론 항상 새롭기만 한 창작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술계 종사자의 창작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과거 덧셈과 뺄셈을 직접 하던 우리가 전자계산기와 처음 대면하게 되었던 때를 생각해보자. 인간이 암산과 주판 사용법을 더 숙련할지라도 계산기와 맞설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계산기의 능력과 효용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일에 집중하였다. 인공지능을 대하는 태도도 그래야 한다. 인공지능은 대결하여 이겨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 잘 활용하고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대상이다.

전술한 모든 이슈를 종합해 볼 때,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 정답은 바로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일 것이다. 산업화와 대량생산, 그리고 정보화시대까지, 인간은 다양한 기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였고 인간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분야의 산업을 탄생시켰고, 시장의 수요를 만들어 냈다. 그 저력은 바로 ‘유연성과 적응력’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것은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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