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내용.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상당 기간 많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을 것 같다. 아래 보고서 역시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주택의 월세 및 반전세 전환이 지속되면서 임차인이 보증금 일부 및 전부 반환을 위해 차입하는 추세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한편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최근 블로그에 게재했던 글도 소개한다 ⇒ (斷想) 가계부채를 위한 변명 (Ⅱ))
대출을 받을 때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미래의 소득이다. 미래에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다면, 미래에 갚아나갈 요량으로 돈을 빌려 현재의 소비를 늘릴 수 있다. [그림 1]은 주요국의 가계소비에 대한 가계부채의 순증 비율로, 대출과 소비의 상대강도로 볼 수 있다. 이 비율이 커진다면 소비가 늘어나는 것보다 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는 것이고, 이 비율이 양수를 유지하되 작아진다면 대출 증가보다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만일 이 값이 음수라면 대출이 감소했다는 의미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출 수요 감소로 인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한국은 미국이나 유로존, 영국보다 이 비율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계속 상승 중이다. 미국은 이 비율이 1% 미만으로, 대출 증가분에 비해 소비가 크게 확대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유로존이나 영국은 최근 이 비율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5%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이들 국가에 비해 기본적인 수준이 높은 데다 2014 년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가계의 소비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림 2]를 통해 국내의 부채구조를 보더라도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부채나 기업부채보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 년부터 2016 년 3 분기까지 비교해봤을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와 기업부채는 각각 8%포인트, 7%포인트 증가한 반면 가계부채의 증가폭은 16%포인트에 달해, GDP 대비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그림 3]을 보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지난해 178.8%에 달했다. 가계부채가 소득의 1.8 배나 된다는 의미인데, 이 상황에서 가계는 소득의 상당 부분을 부채를 상환하는 데 써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875 조 원 중 가계소비 760 조 원을 제외한 나머지 13%인 115 조 원이 저축에 사용됐다. 또한 2011 년부터 2014 년까지 낮아지던 가계 금융자산 대비 부채의 비율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가계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보다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그림 4]를 보면 국내 가계부채와 가계소비의 관계를 더 명확히 볼 수 있다. 2014 년까지만 해도 가계부채 증가율과 가계소비 증가율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미래 소득 증가를 예상한 가계가 대출을 받고 이것이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2014 년 이후 이 관계가 끊어졌다. 차입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소비는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이는 차입을 늘리는 이유와 상충되고, 2012 년 이후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저금리로 가계의 대출을 늘려 소비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금리 정책이 무색해졌다.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데 소비라는 활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한계가구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금융자산도 늘어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림 3]을 통해 자산 증가 속도가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저금리 하에서는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이자 부담이 적어 부채 문제가 심각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지난 4 분기를 기점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계부채의 이자도 늘어나고 있어, 한계가구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그림 4]와 기준금리를 연관시켜 봤을 때 한국은행이 가계부채를 줄이려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소비가 더 둔화될 것이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부채는 더 크게 늘어날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이 같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어,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도 인하하지도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
★★★
▶블로그 검색◀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
투자 관련 사이트 정리 (16.06) 투자사이트 2016.06.04. 11:47 네이버 블로거 "디케이" 님이 정리한 참고 사이트 목록입니다. 영광스럽게 제 블로그도 포함돼 있네요. 원문은 여기를 클릭 http://...
-
달러/원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Korea Herald에 기고한 칼럼을 소개한다. 종가 기준 월 평균 달러/원 환율은 2020년 후반 119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급등해 2022년 후반에는 142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런 수...
-
The True Believer: Thoughts on the Nature of Mass Movements, Paperback, 240 pages, Harper Perennial Modern Classics, Reprint edition (A...
-
부동산 시장은 규모가 큰 데다가 통화정책 및 경기 동향과 민감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문이다. 특히, 지난 2008/09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시작된 위기가 전 세계 경제로 확산하면서 ...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악마화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급격히 높이고 각종 수입 규제를 가할 때 대부분 트럼프 개인의 일탈적인 행동쯤으로 여기곤 했다. 인구를 고려하지 않은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위협하고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을...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스크랩
부동산
KoreaViews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원자재
외교
암호화페
국제금융센터
환율
북한
중국
인구
한은
외환
반도체
에너지
정치
하이투자증권
증시
코로나
금리
AI
미국
연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본시장연구원
주가
논평
수출
중동
채권
일본은행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칼럼
한국금융연구원
BOJ
ICO
일본
자동차
삼성증권
생성형AI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공지능
인플레이션
전기차
한국
IBK투자증권
KIEP
TheKoreaHerald
국회입법조사처
미중관계
브렉시트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지정학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OECD
대신증권
무역
배터리
분쟁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저출산
전쟁
ECB
IBK기업은행
IEA
KIET
LG경영연구원
NBER
공급망
관광
광물
기후변화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환경
Bernanke
CBDC
DRAM
ESG
EU
IPEF
IRA
KDB미래전략연구소
KOTRA
MBC라디오
ODA
PF
PIIE
SNS
Z세대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학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규제
금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봇
로봇산업
로슈
로이터통신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버냉키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비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씨티그룹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엔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팬데믹
프랑스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투자증권
혁신
홍콩
횡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