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8

(보고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예상대로 될까?

(※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한 평가와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문제는 다양한 가정과 연구에 기초해 결정되고 집행되는 한편 일부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여서 섣불리 판단하기 쉽지 않다. 여기서는 가급적 요약 내용만 소개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보고서 전체를 구해 읽어볼 것을 권한다.)

2017년 8월 9일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지속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보장률이 최근 10년간 60% 수준에서 정체되고, 의료비가 소득수준의 40%가 넘는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이 증가해 왔다. 또한 정부는 건강보험 흑자 지속으로 누적적립금이 20조원 이상이 됨에 따라 누적적립금을 활용한 적극적인 보장성 확대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2022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으로 30조 6천억원을 들여 미용 및 성형 등을 제외한 전체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보장률을 60% 초반 수준에서 70%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이에 대한 재원은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에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큰 비급여 대상을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전환하고, 노인․ 아동 등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며, 경제적 능력을 감안하여 국민의 의료비 일부를 국가가 부담하는 지원대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강보험의 보장범위를 확대하기 위하여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정책인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다룰 필요가 있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 동안의 건강보험 재정수지 추계를 통하여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고, 건강보험 재정수지 흑자 유지를 위한 보험료율 수준을 전망하다. 그리고 이번 정책의 주요 방안에 대한 추계 결과도 함께 제시하여 재정 측면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는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전반에 걸쳐 심도 있는 비용 분석을 실시했다.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정책방향

❑ 건강보험 보장률을 2015년 63.4%에서 2022년 70%까지로 개선
  • 목표 보장률 달성을 위한 세부 정책은 비급여 해소 및 발생차단, 의료비 상한액 적정관리, 긴급위기상황 지원 강화 등임

❑ ‘비급여 해소 및 발생차단’은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 대상을 급여항목으로 전환하여 관리하는 정책임
  • 행위 및 치료재료에 대해서는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50~90%)하여 예비적으로 급여하고, 3~5년 후 재평가하여 급여‧ 예비급여‧ 비급여 여부 결정
  • 약제에 대해서는 약가협상 절차가 필요한 특성 등을 고려하여 현재의 선별등재목록제도는 유지하되,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 도입
  • 특히 3대 비급여 대상(선택진료, 상급병실, 간병)에 대하여 선택진료는 전면 폐지하고, 비급여인 상급병실료은 급여로 전환하며, 환자본인부담인 간병을 급여 항목인 간호서비스에 포함
  • 신의료기술 등은 새로운 비급여 대상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급여 또는 예비급여로 편입하여 관리
  • 이외에도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 확대,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에 대한 실손보험 보장범위의 축소 또는 제외 등 공‧사보험 관계 재정립을 위한 「공‧사보험 연계법」 제정 등으로 구성
❑ ‘의료비 상한액 적정 관리’는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과 소득수준에 비례한 본인 부담 상한액 설정 정책으로 구성
  •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부담 완화 정책은 중증 치매환자 산정특례 적용, 노인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률 인하, 노인 외래정액제 개선 등으로 구성
  • 15세 이하 아동에 대해서는 입원 진료 본인부담률을 5%로 인하하고, 치아 홈메우기 본인부담률을 10%로 인하하며,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치료에 대하여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2019년부터 어린이 재활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
  • 여성에 대해서는 비급여대상인 난임시술과 부인과 초음파를 급여로 전환하고, 장애인에 대해서는 장애인 보조기 급여 대상을 확대할 예정
  • 소득하위 50%에 해당하는 국민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상한액을 연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하여 의료비 부담을 경감할 예정
❑ ‘재난적 의료비 지원’은 소득하위 50%에 대하여 연간 2,000만원의 범위에서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비를 지원하는 정책

❑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30.6조원의 건강보험 추가재정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계


❑ 정부는 동 정책 시행으로 환자 1인당 본인부담금이 18% 감소(2015년 기준: 50.4만원 → 41.6만원)하고, 국민의 비급여 대상에 대한 부담액(간병비용 2조원 포함)은 64% 감소(2015년 기준: 13.5조원 → 4.8조원)할 것으로 예상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재정추계

❑ 건강보험 지출은 의료비 총액을 전망한 후, 목표 보장률 70% 달성에 소요되는 건강보험 급여비와 관리운영비 추계치의 합으로 산출
  • 보장률은 2018년 63.4%에서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2022년 70%에 도달하며, 이후 2027년까지 70%를 유지한다고 가정
  • 건강보험 보장률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 조사」에서 발표하고 있으며, ‘치료목적의 의료비’ 대비 ‘건강보험 급여비’ 비중을 의미
《기본 모형(1안)》

❑ 건강보험 보장률을 확대하는 경우 건강보험 지출은 2018년 63.8조원, 2022년 91.0조원, 2027년 132.7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

❑ 현재 보장률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에 비하여 건강보험 추가지출은 2018년 3.8조원, 2022년 8.3조원, 2027년 12.1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

❑ 정부지원금 추가분은 건강보험 추가지출은 15.5% 수준이므로 2018년 0.6조원, 2022년 1.3조원, 2027년 1.9조원으로 추정


《재정절감대책 효과반영 모형(2안)》

❑ 보장률 확대와 더불어 의료비 지출 절감대책을 추진하는 경우, 건강보험 추가지출은 2018년 63.6조원, 2022년 89.8조원, 2027년 129.4조원으로 예상

❑ 이에 따라 현재 보장률을 유지하는 경우에 비하여 건강보험 추가지출은 2018년 3.7조원, 2022년 8.2조원, 2027년 11.8조원으로 예상

❑ 정부지원금 추가분은 2018년 0.6조원, 2022년 1.3조원, 2027년 1.8조원으로 예상


《연도별 재정절감대책 예상 목표액 추정》

❑ 연도별 재정절감대책 목표액은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한다는 전제 하에 의료비 절감을 추진하지 않는 경우(1안)와 정부가 의료비 절감대책을 추진하는 경우(2안)의 차액


❑ 건강보험 수입은 건강보험료율이 매년 3.2%씩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하여 추계
  • ◦ 건강보험료 수입은 2018년 55.6조원, 2022년 76.5조원, 2027년 110.2조원으로 예상되며, 정부지원금 등을 합한 건강보험의 수입은 2018년 64.0조원, 2022년 87.9조원, 2027년 125.2조원으로 전망

❑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1안과 2안이 동일하게 2019년 당기수지 적자로 전환되며, 그 금액은 1안의 경우 △2.2조원이고 2안은 △1.8조원임
  • 당기수지 적자 전환으로 인하여 1안의 경우 누적적립금 소진시기는 2026년이며, 2안의 경우는 2027년에 4.7조원의 누적적립금 존재

❑ 누적적립금이 2026년에 고갈되는 1안의 경우, 누적적립금 흑자 유지를 위해서는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을 3.2%에서 2026년 4.90%, 2027년 3.79%까지 높일 필요
  • 이러한 경우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율은 2018년 6.24%, 2025년 7.78%에서 2026년 8.16%, 2027년 8.4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
❑ 당기수지 흑자 유지를 위해서는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2019년도에 건강보험료율을 6.5% 인상하고 이후에는 3.0% 수준의 인상률 유지 필요
  • 2019년 건강보험료율을 6.5% 인상하는 경우, 건강보험료율은 2019년 6.65%, 2022년 7.33%, 2027년 8.48%가 될 것으로 예상

■ 결론

가. 건강보험 지출 관리

비급여대상의 급여전환 및 본인부담률 인하로 본인부담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의료이용량 증가를 초래하여 의료비가 예상보다 더 높게 증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수가 인상 등의 제도적 요인, 노인 증가 등의 인구학적 요인 등에 따른 의료비 상승 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효과적인 의료비 지출 관리가 보장성 강화대책과 함께 반드시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과 함께 의료비 절감대책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효과적인 건강보험 지출 관리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진료비 지불제도는 의사 등 의료공급자에게 진료비를 지불하는 방법으로, 건강보험 지출 수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우리나라는 외래와 입원 서비스 모두 행위별 수가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부분적으로 포괄수가제와 일당정액제를 적용하고 있다. 행위별 수가제는 대표적인 ‘후불제’ 방식으로 의료서비스 제공량에 따라 의료공급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형태로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환경에서 진료비 통제가 어려워 의료비용을 필연적으로 증가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지출관리를 위한 지불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시민 단체 및 학계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포괄수가제, 인두제, 총액제 등과 같이 진료비 통제가 가능한 ‘선불제’ 도입이 검토되어 왔다. 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향후 30년의 건강보험 발전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구성한 건강보장선진화위원회와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의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거시적으로는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을 총액으로 관리하고 미시적으로는 입원부분에서 포괄수가제 확대 및 의원 외래부분의 인두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정부는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을 확대하는 방안 외에 지불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포괄수가제는 입원부문 진료비에 대한 미시적 관리방안의 하나로 동 제도만으로 건강보험 진료비를 중장기적으로 관리하는데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 건강보험 수입 다변화

보건복지부는 2017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건강보험료 부과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관계부처 공무원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보험료부과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하여, 가입자의 소득파악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건강보험료 소득 부과 확대를 위한 관련 논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방침과 더불어 건강보험료 수입 외에 누적적립금 운용 수익 제고, 사무장 병원 등에 대한 급여비 환수 등 기타 수입을 증가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부작용 대비 및 철저한 운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의료비 증가를 초래하는 다음의 요인들이 있다.

첫째,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다.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발생하는 선택진료는 폐지되고, 상급병실료가 급여전환될 경우 종합병원급 이상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본인부담액 감소분이 의원급 이용으로 인한 환자부담액 감소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인 가격의 하락은 해당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가져오므로 종합병원급 이상에서의 의료이용량이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및 일차의료 강화를 통해 이러한 쏠림현상을 방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 운영을 통해 의료기관 종별로 기능을 재정립하고 이에 따른 수가체계를 개선하여 일차의료기관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효율적 이용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둘째, 고가 의료서비스의 남용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이다. 기존 비급여대상 항목들을 급여로 전환하게 되면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감소시켜 수요자(환자)가 의료서비스의 가격에 둔감하게 한다. 또한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량의 증가는 고가 의료서비스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므로 급여로 전환되는 비급여대상 중 고가 의료서비스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가 의료서비스의 남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는 이에 대해 건별 심사에서 기관 총량 심사로 전환하는 등 심사 체계 개편방안을 마련하여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행위별 수가제 체계 하에서 모든 의료기관의 이용량이 동시에 증가하여 이용 총량의 평균이 계속 증가할 경우 기관 총량 심사제도 시행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셋째, 위에서 언급한 사안과 유사한 맥락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으로 환자본인부담금이 낮아질 경우 의료이용량이 증가하여 의료비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본 추계에서는 비급여의 급여전환시 심사‧평가 등 사후 관리 를 통해 기존의 건강보험 급여비 자연증가율 수준으로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하여 추계하였으며, 여기에 정부의 재정절감대책에 대한 효과를 고려하여 추계결과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급여항목의 비급여 전환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이용량 관리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비급여항목의 급여 전환 등 이번 보장성 강화에 따른 수익 감소 등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선택진료 폐지에 따른 의료기관 손실을 고난이도 시술, 중환자실 등의 수가 인상, 의료질 평가 지원금 확대 등으로 수익 감소분을 보전하는 대책 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의료기관 설득이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 확대 및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참여 병상 확대 등 보장성 강화대책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른 의료비 증가요인과 정책 환경들을 고려하여 국민의 의료비 부담 감소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제도 보완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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