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끼치는 영향》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반겨왔으며 디플레이션에 거부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은 오히려 살아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다. 이 공포의 기저에는 물가 상승이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금리인상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단기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 및 성장과 맞물려 장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단순한 명목금리보다 실질금리에 주목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비교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하고 이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준 사례는 1994년, 1년 동안 6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이 단행된 ‘그린스펀 쇼크’가 유일하다. 그 외에는 금리 상승이 증시에 주는 그렇다 할만한 부정적 영향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리고 그린스펀 이후 연준은 이전과 달리 시장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지해오고 있으며 즉각적인 시장개입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현재 실질금리는 0.5% 근처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겨우 제로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즉, 실질금리와 S&P500의 밸류에이션의 상관관계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으며 현재의 실질금리 수준이 가파르게 올라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반대로 실질금리와 S&P500의 밸류에이션이 양(+)의 상관 관계를 가진 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활성화된 경기가 주식시장을 부양했고 동시에 시장금리를 상승시키는 기제로 작동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현재 S&P500 P/E 밸류에이션 18, 역사적 평균에 비해 과도한 것 아닌가?》
사실, 금리와 밸류에이션 간에 상관관계가 크지 않더라도 현재 금리 구간에서 역사적 S&P500 밸류에이션 평균치와 비교하면 현재의 P/E 수준은 낮은 편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금리 대비 밸류에이션 수준이 과도하지 않을까 또 다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질문은 “밸류에이션을 낮춰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느 정도 금리가 높은 구간 까지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 구간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고 상단을 좀더 열어야 하는가?” 라고 판단한다.
지금 시장의 위치와 방향성은 인플레이션과 성장으로 인해 금리 상승 압력이 출현하는 구간이다. 이는 오히려 밸류에에션 축소가 아닌 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묵인해야 한다는 역설에 도달하게 한다. 물론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향후 시장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실질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시장금리, 인플레이션 그리고 경기 둔화에 대한 염려를 끊임없이 할 것이다. 그러나 경기는 아직 순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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