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금개혁 성공의 의미》
지난 10월 브라질 연금개혁 법안이 8개월 만에 본회의를 무사 통과하면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향후 개혁 추진에도 청신호로 작용
- 10월 22일, 본회의 2차 표결에서 찬성 60표, 반대 19표로 연금 개혁안이 최종 통과, 연금 수급 연령 상향 및 납부 기간 확대로 향후 10년 동안 최소 8,000억 헤알(한화 약 230조원) 공공지출 감소 효과 기대
- 이번에 통과된 연금 개혁안은 2017년 3월 전임 테메르 정부가 처음 제안한 법안을 현 보우소나루 정부가 승계하고, 올해 7월 다시 내놓은 수정안으로서 원안(향후 10년간 1조 2,370억 헤알 축소)보다는 다소 후퇴
- 보우소나루 정부는 이번 연금개혁 입법화에 성공함으로써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정부 정책의 신뢰를 획득하고 향후 계속될 경제 개혁 추진 동력도 확보하는 일거양득(一擧兩得) 효과
- 연금개혁 성공 소식에 브라질 주식 시장은 크게 반등하여 11월 4일,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장중 10만 9천 포인트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
- 채권 시장 또한, 10월 30일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오히려 단기 과열 양상
※ 또한 이번 연금개혁 성공으로 브라질은 다른 중남미와 달리 이해 관계자들의 대립에도 설득과 타협을 통해 직면한 재정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었음을 투자자들에게 각인 브라질은 정부 재정의 45% 이상을 사회 보장 비용으로 지출하며, 공공 부채가 급증하면서 2019년 GDP 대비 정부 부채가 80% 수준에 도달, 재정 적자가 성장의 가장 큰 제약 요인 중 하나로 부각
- GDP 대비 연금 지출은 13%(2018년) 수준으로 OECD 평균인 8%를 크게 상회, 특히 민간부문 연금 적자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개선 필요
- 2018년 연금 지출은 1,952억 헤알, 2019년은 2,180억 헤알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서 브라질 정부 부채가 2013년 GDP 대비 51%에서 2018년 76.7%로 급증하는 원인으로 작용
- 또한 브라질 인구의 빠른 고령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의 연금 제도 및 수급 구조상 수령 시점의 상향 없이는 향후 재정 위기에 직면
- 2019년 기준,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전체의 9.5% 수준이나 2060년에는 25.5%까지 증가 전망
《브라질 정부 정책 동향》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정책 우선 순위를 재정 수지 균형과 공기업 민영화 등 효율성 확대에 두고, 이를 실행 위해 경제부처 통합 및 인프라 부 신설
- 재정 수지 균형을 위해 정부 규모를 축소하고 재정 관리 강화를 위해 재무부, 기획부, 통상개발부를 통합한 경제부(Ministério da Economia)를 신설, 시카고 학파 출신 파울로 게지스(Paulo Guedes)를 장관으로 임명
- 연방 정부 부처를 29→22개로 축소하여 관료주의를 해소하고, 연금개혁 외, 교육·복지 예산 축소, 공공 임금 조정 및 최저 임금의 인상폭 제한을 추진
- 공공 자산 매각과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인프라 건설 및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인프라 부(Ministério da Infraestrutura)를 신설
- 정부가 소유한 공항, 철도, 항구, 광물 광산, 교통 사업 등과 초대형 공기업인 Petrobras, Eletrobras의 정부 지분도 민간에 매각 추진 또한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목표로 親시장 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유주의 무역 확대, 부정부패 척결 및 치안 강화를 우선적으로 추진
- 부정축재 엄벌 및 부패 예방을 목적으로 10대 개혁 입법을 추진하고, 치안 강화를 위해 총기 규제 완화 등 추진
- 폐쇄적인 MERCOSUR(남미공동시장) 중심 교역에서 탈피, 아시아 시장 등 교역 다각화를 추진하고 미국과도 우호적 협력 관계를 새롭게 구축
- 또한 반미 성향이 강한 정치 공동체인 UNASUR(남미국가연합)에서 탈퇴하고, 자유주의 성향의 PROSUR(프로수르)를 결성
※ MERCOSUR(Mercado Común del Sur): 1991년 미국 주도의 新자유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간 결성한 대외 관세 동맹. 추후 가입한 베네수엘라는 절차 미준수 문제 등으로 현재 자격 정지
※ UNASUR(Unión de Naciones Suramericanas): 2008년 차베스(베), 룰라(브), 키르치네르(아) 대통령 주도로 남미 12개국이 모인 반미·좌파 성향 정치연합, 2010년 중반 이후, 핑크 타이드 퇴조와 최근 브라질의 탈퇴로 사실상 해체
※ PROSUR(Progreso y Desarrollo de América del Sur): 2019년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과 함께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 7개국 주도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워 만든 정치 동맹 한편 연금개혁을 비롯해 교육·노동·환경 분야의 정부 보조금 축소 등 개혁 추진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사회 갈등은 심화 추세
- 최근 여당인 사회자유당(PSL) 내부에서도 보우소나루 정부의 극우주의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난 11월 21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국 탈당, ‘브라질을 위한 동맹(APB)’을 창당
연금개혁 성공으로 탄력을 받은 보우소나루 정부는 재정 감축 노력을 지속하면서 향후 세제 개혁, 인프라 부문 투자 및 교역 확대를 위해 시장 개방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
- 복잡하고 중복적인 부과로 비효율과 분배 왜곡을 야기한다고 비판 받는 조세 제도를 개선, 세금 항목을 단순화하고 가계와 기업의 세율 인하를 통해 소비 증진과 민간 투자 확대를 유도
- 상품유통세(ICMS) 등 왜곡된 세제와 현재 정부 수입에 문제가 없는 세목부터 순차적으로 개혁해 나갈 것으로 예상
- 전임 정부의 공공 투자 축소로 더 열악해진 인프라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민간 자본과 함께 공공 펀드를 조성하여 인프라 투자 및 효율성 강화
- 2018년 기준, 브라질 인프라의 정부 자본 형성은 GDP 대비 39% 수준으로 BRICS 및 신흥국 평균인 88~112%에 크게 못 미치며, 이는 ‘브라질 코스트(Brazil Cost)’를 야기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부각됨
- 보우소나루 정부는 현재 GDP 대비 2% 수준인 인프라 투자를 중남미와 신흥국 평균 수준인 5.4~6.2%로 확대 예정이며, 투자 방식은 재원 조달의 효율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PPP 모델이 유력
- 한편 보우소나루 정부는 1991년 출범한 이래 교역 부진과 대외 관세동맹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는 MERCOSUR 체제를 과감히 개혁하고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무역 정책 수립
- 브라질을 비롯한 MERCOSUR 회원국은 1990년대 이후 사실상 관세가 동결되어 온 상태이며 반덤핑 관세 및 비관세 장벽도 매우 높은 편임
· 브라질의 경우, 수입 품목별로 자동차 35%, 전기·전자 20%, IT·자본재 14%, 육류 10∼12%, 와인 20%, 담배 14∼20%, 의류 원단 4∼26% 수준이며, 회원국 간에도 관세 상이
-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6월, MERCOSUR는 회원국 간 공조로 EU와 무역 협정을 최종 타결하였으며, 시장 개방 확대를 위해 현재 한국, 미국 등과도 협상을 진행 중임
- 또한 아르헨티나에서 페론주의 성향 정부가 출범하는 12월 10일 전까지 시장 자유화 조치를 확대하기 위해 MERCOSUR의 대외공동관세(TEC)를 올 연말까지 평균 14%에서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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