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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를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써야겠다고 반성하며....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그 때마다 갖가지 전문가들이 갖가지 이유를 들이대며 설명하고 있지만 누구도 정확히 미래를 예측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국내 언론들도 일제히 금융시장 동향을 시시각각 보도하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냉철한 분석과 관찰보다는 많은 기사들이 마치 공포분위기를 즐기기라도 하듯 공포심을 자극하는 내용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기자에게는 미안하지만 한 기사를 예로 들겠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한 가지 예이며 비슷한 사례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제목부터 "공포"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무슨무슨 공포라고 하는데, 분명 한글인데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출구전략과 관련된 공포심 때문에 시장이 크게 출렁거린다는 표현과 관련이 있는 것 같지만 기사에는 딱히 설명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기사의 내용도 일부 시장 지표 가운데 심각한 것들을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 기사를 인용해 보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록이 공개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아시아 신흥국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증시 수익률이 대폭 하락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약한 신흥국에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필리핀 증시의 지수 변동률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으로 -18.77%로 나타나 주요 35개국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던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경제 기사에서 숫자는 정확한 맥락에서 정당한 비교 없이 특정 목적을 위해 쓰이면 이미 숫자로서의 의미는 없어진다. 기사에도 나타나 있듯 이들 시장은 최근 사상최고치까지 올랐다고 했다. 물론 계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더 오르는 것보다야 못하겠지만 조정을 받는 의미에서라면 10% 전후 하락이 대수일까?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하락폭이 과연 이례적인지, 어떤 의미인지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어 기사는 "미국 양적완화에 기댔던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당장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호주 금융시장에서 3억 달러 이상의 캥거루 본드를 발행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계획했던 정부는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 채권발행 시점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 언제나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원하는 가격대가 맞지 않을 경우 자금조달이 급하지 않을 경우 등등 이유는 여러가지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외평채의 경우 정부는 연초부터 이미 만기 여부와 관계 없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과거 발행분이 이미 만기상환이 이루어진 만큼 정부는 시장상황이 좋을 때 발행하겠다고 해온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특기할만 한 일은 아니다.

필자는 같은 일을 하는 기자들의 기사에 일일이 논평할 생각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 다만 공포심 자극 이외에 다른 어떤 역할도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기사들이 넘쳐나는 현실에 대해 허탈한 마음에서 이렇게 몇 자 적어 본 것이다. 위 기사에 독자가 달아 놓은 댓글이 모든 상황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것 같아 여기에 옮겨 본다.

"공포는, 깊은 경제 지식과 연구 없이, 피래미 개울 휘젓듯 하며, 경제 기사 올리는 기자들이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수박 겉 핥기 찌질한 기사가 원인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뉴스와 논평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3년 주식시장은 곤두박쳐 미국이 거의 망쪼들었고 주가는 바닥으로 기고있다고 믿고있겠지만, 지난 3년간 미국 주가는 수없이 전고점 갱신하며 수직 상승해 왔는데도, 이들의 편견과 단편적 시각으로 인해 시대의 경제흐름 몰이해 기사보도를 하며, 대한민국 국민을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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