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금통위원들은 무엇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이 글은 필자의 사견입니다)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사라 블룸 라스킨(Sarah Bloom Raskin) 이사가 이달 초 루즈벨트연구소에서 행한 발언 중 일부다. 라스킨 이사는 평소 미국 고용사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 취업박람회장에 들러 직접 상황을 파악해 보기로 했다. 거기서 그는 박람회 참석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날 경험을 소개하며 자신에게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다고 소개한 것이다.




로이터 기사 원문:
“This was really eye-opening for me”: Fed’s Raskin shocked at low quality of work at local job fair

미국의 중앙은행 제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모두 있다. 미국은 전역을 12개 연방준비구(聯邦準備區)로 나누어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이들 12개 준비은행에 은행권 발행의 독점권, 가맹은행(加盟銀行)의 법정지급준비금의 집중 보관, 가맹은행에 대한 어음의 재할인, 공개시장조작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각 준비은행은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의하여 운영 ·통괄되는데, 이 이사회는 연방준비제도 전체의 중추기관으로서 국회와 직결된 국가기관이며, 대통령 밑에 있는 재무성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이 밖에 공개시장정책을 담당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연방준비은행 대표 12명으로 구성되어 정책형성에 조언하는 연방자문회의가 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정책결정기구로 7명의 위원으로 이루어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두고 있다. 위원장은 총재가 맡고 매월 회의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그런데 금리 결정에 대한 설명은 말할 것도 없고 금통위의 여타 결정 사항 등을 대외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총재의 몫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 6명의 위원은 통상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국가경제는 물론이고 금융시장에서는 수백조의 자금을 움직일 정도로 크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금통위 위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결졍을 내리게 될 지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일반인들에게 발언한다면 다소간으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 이것이 금통위원들이 개별적인 발언을 삼가는 이유라고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금통위원들이 회의 석상에서 발언한 내용은 나름대로 정리 과정을 거쳐 회의 종료 후 2주일이 경과된 뒤 첫 화요일에 일반에 공개된다. 과거에는 6주 뒤에나 공개되던 것을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앞당겨 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회의 중 토론한 내용이 다음 번 회의를 앞두고 일반에 공개돼 투자자들이 나름대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모든 사람들이 갖는 큰 의문이 하나 있다.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들은 임기 4년 동안 회의 참석 이외에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필요할 경우 지방을 시찰하기도 하고 현안이 있을 경우 진상을 파악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나머지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 걸까?

필자는 연봉이 얼마며 따라서 다른 공직자나 금융권의 다른 경영자들과 비교해 일을 적게 한다든가 많이 한다든가 하는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앞에 지적했듯 국가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공적인 일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는 금통위원들은 국민들의 삶에 얼마나 깊은 관심이 있고 얼마나 자주 진상을 파악하고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까?

투자자들과 경제 담당 기자들은 취임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어느 위원이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대략 파악하고 있다. 물가안정을 중요시하는 매파와 상대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가진 비둘기파로 나누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개 석상에 자주 나와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그리 큰 혼란을 초래할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제쳐놓더라도 현재의 관행에 따라 총재가 공개적 발언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의 예는 덮어 두더라도 올해만 해도 4월 회의에서는 전문가들 과반수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더니 5월 회의에서는 동결 전망을 깨고 금리를 인하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총재가 상세히 상황을 설명했지만 혼란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금통위원은 "금융·경제 또는 산업에 관하여 풍부한 경험이 있거나 탁월한 지식을 가진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추천기관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으므로 대단한 식견과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믿는다. 그런 분들이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고 해서 혼란이 생겨날까?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AI 암호화페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인공지능 미국 인구 한은 논평 에너지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경제학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