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사라 블룸 라스킨(Sarah Bloom Raskin) 이사가 이달 초 루즈벨트연구소에서 행한 발언 중 일부다. 라스킨 이사는 평소 미국 고용사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 취업박람회장에 들러 직접 상황을 파악해 보기로 했다. 거기서 그는 박람회 참석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날 경험을 소개하며 자신에게는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다고 소개한 것이다.
로이터 기사 원문:
“This was really eye-opening for me”: Fed’s Raskin shocked at low quality of work at local job fair
미국의 중앙은행 제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모두 있다. 미국은 전역을 12개 연방준비구(聯邦準備區)로 나누어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이들 12개 준비은행에 은행권 발행의 독점권, 가맹은행(加盟銀行)의 법정지급준비금의 집중 보관, 가맹은행에 대한 어음의 재할인, 공개시장조작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This was really eye-opening for me”: Fed’s Raskin shocked at low quality of work at local job fair
미국의 중앙은행 제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모두 있다. 미국은 전역을 12개 연방준비구(聯邦準備區)로 나누어 각 지구마다 연방준비은행을 두고, 이들 12개 준비은행에 은행권 발행의 독점권, 가맹은행(加盟銀行)의 법정지급준비금의 집중 보관, 가맹은행에 대한 어음의 재할인, 공개시장조작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각 준비은행은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의하여 운영 ·통괄되는데, 이 이사회는 연방준비제도 전체의 중추기관으로서 국회와 직결된 국가기관이며, 대통령 밑에 있는 재무성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이 밖에 공개시장정책을 담당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연방준비은행 대표 12명으로 구성되어 정책형성에 조언하는 연방자문회의가 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정책결정기구로 7명의 위원으로 이루어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두고 있다. 위원장은 총재가 맡고 매월 회의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그런데 금리 결정에 대한 설명은 말할 것도 없고 금통위의 여타 결정 사항 등을 대외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총재의 몫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 6명의 위원은 통상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국가경제는 물론이고 금융시장에서는 수백조의 자금을 움직일 정도로 크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금통위 위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결졍을 내리게 될 지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일반인들에게 발언한다면 다소간으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 이것이 금통위원들이 개별적인 발언을 삼가는 이유라고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금통위원들이 회의 석상에서 발언한 내용은 나름대로 정리 과정을 거쳐 회의 종료 후 2주일이 경과된 뒤 첫 화요일에 일반에 공개된다. 과거에는 6주 뒤에나 공개되던 것을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앞당겨 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회의 중 토론한 내용이 다음 번 회의를 앞두고 일반에 공개돼 투자자들이 나름대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모든 사람들이 갖는 큰 의문이 하나 있다.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들은 임기 4년 동안 회의 참석 이외에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필요할 경우 지방을 시찰하기도 하고 현안이 있을 경우 진상을 파악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나머지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 걸까?
필자는 연봉이 얼마며 따라서 다른 공직자나 금융권의 다른 경영자들과 비교해 일을 적게 한다든가 많이 한다든가 하는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앞에 지적했듯 국가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공적인 일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는 금통위원들은 국민들의 삶에 얼마나 깊은 관심이 있고 얼마나 자주 진상을 파악하고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까?
투자자들과 경제 담당 기자들은 취임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어느 위원이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대략 파악하고 있다. 물가안정을 중요시하는 매파와 상대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가진 비둘기파로 나누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개 석상에 자주 나와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그리 큰 혼란을 초래할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제쳐놓더라도 현재의 관행에 따라 총재가 공개적 발언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의 예는 덮어 두더라도 올해만 해도 4월 회의에서는 전문가들 과반수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더니 5월 회의에서는 동결 전망을 깨고 금리를 인하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총재가 상세히 상황을 설명했지만 혼란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금통위원은 "금융·경제 또는 산업에 관하여 풍부한 경험이 있거나 탁월한 지식을 가진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추천기관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으므로 대단한 식견과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믿는다. 그런 분들이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고 해서 혼란이 생겨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