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한국은행은 2/4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4월과 5월 경제지표는 대부분 집계가 끝났지만 6월 경제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이번에는 한국은행이 일종의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이며, 이 속보치에 대한 수정치는 9월 초 쯤 발표할 것이다. 그런데 김중수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에 기록한 전분기비 0.8%보다 조금 높아질 것이라고 공개했다.
즉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9% 혹은 1.0%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기록상 2011년 1분기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 되는 것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11일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전체의 전년동기비 성장률을 1.9%로 내다봤다. 1분기의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1.5%였으므로 2분기에는 2.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말이다. 결국 전기비 및 전년동기비 모두 이번에는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제 성장률 자체에 대해서는 자주 한국은행이나 정부 측에서 예상치를 언급해 왔기 때문에 관심이 적어진 대신 이번에는 국내총생산(GDP) 구성 요소들 사이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출내역별로 볼 때 중요한 항목은 민간소비, 정부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의 증가율, 그리고 수출증가율에서 수출증가율을 뺀 순수출 증가율 등이다.
이렇게 나누어 볼 때 이번 2분기에는 거의 전 부문에서 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부분 이전 분기에 저조했던 성적에 대한 반작용, 즉 기저효과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지출 기준으로 연말까지 5.3조 원을 새로 추가한 추가경정예산에 따라 정부지출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 요인에 따른 성장률 회복은 지속성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여전히 취약
이렇게 일제히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지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 하는 것 같다. 한국은행 총재는 비교적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수치를 공개하기 때문에 큰 이변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회복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기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주식시장과 주택가격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산가격 하락은 일반인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들은 직접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있거나 실제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신들의 소득이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둘째, 낮은 인플레이션도 한 가지 요인이 된다. 즉 인플레이션이 낮으면 실상은 경제주체들의 실질 소득 증가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그런데 이것은 통계상 그렇다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실제 소득, 즉 명목 소득에 따라 심리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명목상 낮은 소득 증가율만 가지고 사람들은 경제가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셋째, 성장률이 회복되는 것은 아직도 정부지출이나 설비투자의 기저효과 등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부분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따라서 일반 국민들은 숫자상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이를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이번 2분기 성장률과는 별개로 중국 경제의 둔화 추세와 수출 부진이 앞으로 한국 경제 회복의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런 불확실한 미래도 국민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