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여러 차례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전망 및 관리 실패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도 경제에 좋은 것만도 아니다.
올해의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도 부분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예측 실패에 기인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세입과 세출은 모두 명목 금액이다. 즉, 인플레이션이 얼마든 1억원은 그냥 1억원이다. 그런데 세출은 인플레이션이 낮든 높든 변함이 없는 반면 세입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부가가치세는 제품의 소비자가격에 붙는다. 따라서 소비자가격이 많이 오르면 세금 액수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한 해 부가가치세 수입은 약 56조 원이다. 필자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많이 낮았던 것이 하나의 요인이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을 3%로 예상했는데 실제 2%에 머물면 대략 부가가치세 세입은 6천억 원 가량 예상보다 부족하게 된다.
이 뿐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임금 수준, 부동산 가격 등 많은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가격들이 모두 세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필자는 인플레이션이 낮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예상보다 낮은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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