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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외채의 감소, 그리고 적정 외환보유액 논의

(※ 필자의 사견임.)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한국의 단기외채는 3개월 전보다 줄고 장기외채는 늘었다. 이 기간 중 외환보유액은 꾸준히 증가했으므로 단기외채의 외한보유액 대비 비율과 단기외채의 총외채 비중은 모두 하락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3.1%로 2005년 12월 말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높은 단기외채 비율이 한때 한국 경제의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던 만큼 바람직한 개선이다.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은 2008년 중반 79%까지 치솟았고 마침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신흥국 가운데 특히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국가들이 큰 자본유출 압력에 직면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단기외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규제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게 됐는데 이를 보통 "3종 장치"라고 부른다. 이후 단기외채비율은 꾸준히 하락해 2008년 고점과 비교하면 이제 2/3 수준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 정말 규제 때문에 감소했나

이 3종 세트는 자본통제라고 비난받을 정도로 직접적인 규제였기 때문에 단기외채 감소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2009년 이후 단기외채 감소 요인은 규제 말고도 또 있었다. 우선 조선 수주 부진이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선박 수주를 하면 받을 달러를 선물환 시장에서 매도하고 이를 매수한 은행들은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외화를 빌려 현물시장에서 이를 매도한다. 이렇게 선박 수주가 호조를 보일 때는 단기 외화부채도 늘곤 했다.

결국 2008-2009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전체 조선 발주가 뚝 끊기자 한국 조선업체들도 달러 선물환매도를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됐고 이는 결국 은행들의 단기외화차입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국내 원화 대출 수요의 감소다. 경기가 위축되고 특히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면서 국내에서의 원화 대출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결국 외화를 포함한 은행들의 자금조달 필요를 축소시킨 것이다. 이 또한 단기외채 감소 요인이 됐다.

○ 장기 외채는 계속 늘고 있다

단기외채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장기외채는 계속 늘고 있다. 장기외채는 9월 말 현재 2995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150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주로 국내에서 발행된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성상 장기 국공채에 투자한 외국 기관들은 중앙은행이나 연금기금 등 장기 보유를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 시장에서 갑자기 이탈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한 이들 채권은 이론적으로 상황이 나빠지면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만기 때까지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투자자는 없다.9월 말 현재 장기외채는 외환보유액의 88.9%로 2008년 가을의 73.2%보다도 높아졌다. 단기외채와 장기외채를 합하면 외환보유액의 122%에 이른다.

○ 외환보유액은 충분한가

적정 외환보유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세계적으로 정해진 이론은 없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9월 말 현재 3369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연간 GDP의 30%에 가까운 것이고 단기외채의 3배에 이른다. 월간 수입액 기준으로는 올해 평균액 기준으로 8개월분 가량 되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고 또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그렇게 장담할 수도 없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가 월간 신동아 10월호에 기고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이 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계산법도 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기고문의 결론은 유사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충분치 않으며 더우기 기업들의 해외 현지금융까지 감안하면 부족액은 상당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기고문 전문 => Click Here)

(한국의 외환보유액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장기외채는 국채 및 통안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 증가에 힘입어 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한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한 월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유사시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위에 소개한 링크를 통해 원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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