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이터) -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서 애썼지만 중국의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는 데 오히려 가장 큰 장애물 중에 하나라는 '불편한 진실'을 일깨워준다.
국가 수입이 늘려면 땅값이 상승해야 한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은 본래부터 이해 충돌(conflict of interest)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중국 정부는 한편에서는 기록적으로 오르고 있는 집값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가격이 오를 때 토지를 부동산 개발업체들에게 팔면서 재정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같은 곳의 집값은 어떤 기준에선 영국이나 일본의 집값보다 더 비싸다. 중앙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으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9월 중국의 전국 집값은 3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중국 토지부 산하 중국토지조사연구소의 부수석 엔지니어인 자우 샤오윤은 “지방정부들은 토지 가격부터 비교적 높게 유지하려고 한다”라면서 “그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걸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토지 매각은 지방정부들에게 중요한 소득원이다. 하지만 정부 개입 외에 다른 요인들도 역시 토지 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는데, 인구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요 확대와 여유 자금이 있는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투기적 움직임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정부의 토지 매각을 통한 재정 수입 확대 노력을 줄이고, 투기세력들에게 보다 많은 투자처들을 제공하기 위한 중국의 개혁 노력이 이런 문제점들을 시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9일부터 열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관련 개혁들에 대해 어떤 단서를 제시해줄지 주목된다.
분명 중앙 정부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집값 상승을 둘러싼 불만은 공산당이 1당 통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회ㆍ경제적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부문은 약 40개의 다른 산업들을 부양해주고, 8.5조달러에 달하는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창출하는, 한 마디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처럼 성장률이 23년래 최저치인 7.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 부동산 시장의 경제 성장 부양 역할이 중요하다. 더불어 이 분야는 지방정부의 주요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지나치게 통제할 경우 자칫 지방정부들이 재정난에 빠질 위험도 있다.
로이터가 공식 지표를 갖고 계산해본 결과, 중국 정부는 올해 1~10월 동안에 1,490만 평방미터의 토지를 팔았다. 이는 작년 전체 토지 판매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이다.
토지 매각으로 인해 정부가 벌어들인 수입도 작년의 650억위안에서 올해는 1,200억위안으로 두 배 증가했다. 이는 최소 6년래 가장 빠른 증가세에 해당하며, 다른 재정 수입원이 열악할 때 토지 매각이 재정 확대에 효자 노릇을 해준 것도 사실이다.
베이징에 소재한 한 중소 부동산개발업체의 CEO는 “토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도 오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중국 국영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아카데미의 이코노미스트인 카오 지안하이 역시 "집값 상승이 통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지금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주택 매수자들도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듯하다. 부동산 가격 하락을 기다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한 많은 매수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9월 집값 속등을 초래했다.
중국 베이징 남쪽 교외지역에 위치한 다싱의 한 은퇴자는 결혼한 아들에게 집을 사주려고 올해 1월부터 기다렸지만, 더 이상 미뤄봤자 소용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다리는 건 불가능하다"라면서 "더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집값만 올라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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