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안 "각자 자기 할 도리만 하면 사회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웬만해서는 남에게 내 생각을 주입하려 하지 않고 또 누구에게도 특정 서적을 추천하는 것도 꺼려 왔다. 그런데 최근 주로 SNS 공간을 통해 많은 분들과 대화를 하며 뜻하지 않은 도움을 받고 심지어 선물을 받기도 했다. 무간섭주의적인 내 생활 방식에도 이미 변화가 오게 된 것이다.
그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내가 읽은 책 가운데 경제에 관한 것 4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워낙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인데다가 어려운 책에 대한 거부감이 남달리 큰 터라 내가 읽고 난 뒤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 일단 읽기 쉬운 책이라는 공통점은 있다. 참고로 책 설명으로 덧붙인 글은 리뷰가 아니라 기억을 더듬어 소개의 글로 대신하기 위해 쓴 것으로 오히려 책의 참 가치를 훼손하지나 않을까 조심스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참고로 아래 책들은 국내 서점에 재고가 있는지 알지 못하며, 따라서 아마존닷컴의 관련 링크를 첨부해 두었다. 관련 링크는 책 제목을 클릭하면 된다.
제목: The Little Book of Economics: How the Economy Works in the Real World
저자: Greg Ip
출간일:January 14, 2013
ISBN-10: 1118391578 | ISBN-13: 978-1118391570
출판사:Wiley
간략한 소개:
본능적인 능력 이외에 내가 살아 나가야 하는 사회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미리 갖춘 상태에서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시행착오라는 간단한 말로 표현하지만 실로 험난하기만 한 과정을 겪으며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하나 하나 습득해 나간다. 경제생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경제에 대한 지식을 다 갖춘 다음 경제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다.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는 경제생활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부는 경험을 통해, 그리고 일부는 관련 서적을 통해 정보를 축적해 간다. 그런데 문제는 관련 서적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모처럼 시간을 할애해 경제 관련 책을 보려 해도 어느 책부터 봐야 할지 막막하다. 이 책은 누가 읽어도 경제에 대한 기본 원리만큼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 보면, 이 책을 읽고 자동차를 분해해 다시 조립할 정도의 지식은 아니더라도 자동차를 운전하고 기본적인 장애에 대처할 만큼의 정보는 제공해 주는 책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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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e Stiglitz Report: Reforming the International Monetary and Financial Systems in the Wake of the Global Crisis
저자: Joseph E. Stiglitz 및 다수
출간일: April 27, 2010
ISBN-10: 1595585206, ISBN-13: 978-1595585202
출판사: The New Press
간략한 소개: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전격 파산한 이후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견고한 것으로만 여겨졌던 월가로 대변되는 미국의 금융산업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고 전세계는 20세기 초 대공황 이래 최대 경제위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국제연합(UN)은 노벨상 수상에 빛나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와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꾸려 이 금융위기의 전모를 분석하고 앞으로 유사한 위기가 재발하지 않기 위한 처방을 찾아내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이 책은 그 위원회가 발굴한 위기의 원인과 재발 방지 방안을 정리한 보고서다.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이후 헤아릴 수 없는 양의 보고서와 논문과 언론보도가 나왔고 현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병명이 무엇이든 열이 나면 일단 해열제를 처방하듯, 수많은 위기 관련 서적 가운데 이 책만큼은 읽고 나서 관련 서적을 읽으라고 조언하고 싶을 정도로 순수하고 중립적인 기조에서 작성한 문장들로 빼곡한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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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nd the Fed
저자: Ron Paul
출간일: September 16, 2009
ISBN-10: 0446549193, ISBN-13: 978-0446549196
출판사: Grand Central Publishing
간략한 소개: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세계 최강국 미국의 경제는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지탱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고 또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연준의 정책이 모두 옳을 수는 없다. 나아가 일부 정책은 큰 비난을 받기도 하고 있다. 특히 연준이 최근 몇년 간 취한 정책들이 대부분 자본가들의 이익에 부합한 반면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차제에 연준을 없애면 미국 경제는 어떻게 되나? 텍사스 출신 11선 국회의원이자 경제학자인 저자 론 폴은 이 책에서 연준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고 헌법에도 위배되는 조직이라며 없애버려도 좋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연준이 모건과 록펠러 집안의 합의에 따라 생겨난 조직으로 사실은 미국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도 한다고 꼬집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모두가 연준의 폐지만이 해답이라고 믿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준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도 아니라면 최소한 연준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이해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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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Where Keynes Went Wrong: And Why World Governments Keep Creating Inflation, Bubbles, and Busts
저자: Hunter Lewis
출간일: September 16, 2011
ISBN-10: 1604190442, ISBN-13: 978-1604190441
출판사: Axios Press
간략한 소개: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인즈가 사망한 지 반세기 만에 부활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전세계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 불황에 빠져들자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는 케인즈의 이론적 기초 위에 불황 타개 정책을 하나 하나 수립하고 집행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케인즈식 처방이 정말 오늘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최적일까? 케인즈가 주장한 이론을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는걸까? 케인즈 자신은 자신의 이론을 하나 하나 입증했었는가? 저자는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는 결론을 내고 왜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됐는지를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지적대로 케인즈의 이론이 전부 옳은 것만은 아니라면 케인즈의 논리에 기초해 전세계 주요국이 펴고 있는 오늘날의 위기 대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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