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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홍춘욱 박사님이 페이스북에 소개한 글입니다.)

예전 제프리 삭스 교수님의 책 "빈곤의 종말"을 읽으면서, 빈곤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나라를 구제하기 위해 선진국의 원조가 절실하다는 것 공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책(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에서는 무조건적인 식량 원조만으로는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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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떤 원조가 필요한가? 이에 대해 저자들(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는 식량뿐만 아니라 원조에는 고려해야할 사항이 참으로 많다고 주장합니다(54~55 페이지 부분).

"네팔 여성과 방글라데시 여성, 인도 여성은 세게에서 가장 키가 작은 축에 속한다. 유전적 요인 때문일가? (중략) 서유럽에 이주해 다른 인종과 결혼하지 않고 두 세대에 걸쳐 생활한 남아시아 이민 3세의 키는 다른 인종의 키와 비슷하다.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종 간의 신장 차이에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다시 말해 남아시아 사람의 키가 작은 것은 영양상태, 특히 임신한 어머니의 영양상태가 너무나 나빴기 때문에 2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쳣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3세대에 이르면 사회 평균키를 따라잡는 것이구요.

여기서 재미있는 주제로 나아갑니다. 남아시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체육대회에서 약체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에서 찾습니다(책 56 페이지 부분).

"신장이 올림픽 경기에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부유한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키가 큰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번다. (중략) 지능지수가 같지만 키가 다른 사람을 비교한 결과, 키 차이는 소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즉 '키와 지능지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키가 클수록 돈을 더 번다'는 명제가 설립하려면.. 단 하나의 요인만이 부각됩니다.

예. 키가 작다는 것은 어머니의 건강이 안좋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키와 소득의 관계는 사실 어머니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뜻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따라서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책 56 페이지 부분).

"아동기의 영양결핍이 성인기의 경제적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견해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많다."

예. 돈을 주려면 개도국의 가난한 가정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라.. 가난한 어머니들에게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구충제, 요오드가 첨가된 소금, 모기장 등을 살 돈을 어머니에게 직접 주거나. 아니면 돈이 아닌 물건을 어머니 손에 직접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훨씬 더 세밀하며 계획된 지원만이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럼.. 왜 가정의 가장(=아버지)들에게 돈을 주면 안되는가? 제대로 교육 받지 못했기에, 당장의 투자가 미래에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거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갖지 못해.. 돈이 생기는 즉시 술과 담배 등 자신의 직접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품을 구입하는 데 돈을 쓰는 경향이 무척이나 높다는 것입니다.

저만해도.. 저녁 술자리가 장기적으로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맨날 술먹습니다. ㅠ,ㅠ 즉, 당장의 실익이 분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대응하나.. 먼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되는 일에는 대비하는 것을 게을리 합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 가난하던 시절에 기*질과 도*으로 돈을 탕진한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싫도록 접하지 않았습니까? 아마도 우리의 조상님들은 '절망감+교육부족' 영향으로 그런 행동을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무조건 식량을 공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예방 접종하지 않은 가정에는 식량을 공급하지 않는 등의 디폴트 옵션(=넛지)를 적절하게 응용해야 한다는 생각 갖게 됩니다.

제목(=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을 이상하게 달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뭐 그렇더라도 참고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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