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개혁 경험은 한 나라(또는 경제권)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변화하는 도전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 한국도 경기침체와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지만, 한국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오히려 구조개혁을 단행해 결국 생산성 및 성장률 향상을 이룩해냈다.
- 1960년부터 1980년 사이 한국은 강력한 성장을 경험했고 특히 1970년대에는 강력한 정부 지원 아래 전자 및 중ㆍ화학공업 부문의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 그러나 과잉투자로 경상수지가 악화된 데다가 두 차례 오일쇼크와 국내 정변으로 한국은 1979/80년 위기를 맞게 되었지만 1980년대 초에 "1세대"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 당시 구조개혁은 경제자유화ㆍ민영화ㆍ시장진출입규제 철폐를 통한 시장기능 활성화에 역점을 두었으며 전부문 생산성 향상으로 총요소생산성(TFP) 증가가 가속화되었다.
- 1990년대초부터 생산성 증가는 둔화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말 아시아외환위기 이후 산업ㆍ금융ㆍ공공ㆍ노동시장 등 광범위한 "2세대 구조개혁"이 단행됐다.
- 이러한 구조개혁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수출 급증과 외국인직접투자 증가가 어우러지며 한국은 위기를 조기에 극복했고 총요소생산성 증가도 가속화됐다.
보고서는 2008년까지 언급하며 끝을 맺는다. 필자는 구조개혁 성공으로 한국 경제가 두 번의 위기를 극복한 것에 대해 IMF가 높은 평가를 내린 것에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만일 세번째 위기가 닥쳤을 때 과연 한국 경제가 과거와 같이 과감한 구조개혁을 단행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바꾸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앞으로는 위기가 실제로 닥치기 전에 미리 시장이 요구하는 구조개혁을 상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제조업과 제조업 관련 기술ㆍ개발 역량 그리고 거시경제정책 수립 능력을 제외하고는 커진 규모에 비해 나머지 부문의 역량이 오랫동안 정체되거나 오히려 후퇴하기까지 하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교육제도ㆍ노동시장ㆍ정치ㆍ재벌 내부 경영ㆍ사회 및 사상의 개방 등 많은 부문에 있어 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통합 유지 능력도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갖게 된다. 한국인들은 위기에 닥쳤을 때 놀라울 정도의 단결력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지만 위기를 예방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바람직하다.
※ 보고서(Anchoring Growth: The Importance of Productivity-Enhancing Reforms in Emerging Market and Developing Economies) 원문 ☞ 여기를 클릭
※ 필자의 과거 관련 글 소개 (제목을 클릭):
※ 총요소생산성이란: 생산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전체 투입요소를 고려한 측정이 필요한데, 이것이 총요소생산성(TFP)이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 자본 등 단일 요소 생산성 측정에는 포함되지 않는 기술, 노사, 경영체제, 법ㆍ제도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기술혁신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