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미 소매판매, 3개월 연속 부진-> 경기 둔화와 연준 금리 인상의 2000년 정책오류 재현?
- 10월 미 소매판매가 시장예상(0.3%)을 하회한 전월비 0.1%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9월 소매판매는 당초 전월비 0.1% 증가에서 보합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7월에 전월비 0.8% 증가한 이후 3개월 연속 월평균 전월비 거의 횡보하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비 기준으로 1.7% 증가했으며, 1-10월로는 전년동기비 2.2% 증가했다. 2013년 및 2014년의 연간 3.9% 및 3.8% 증가에 비해 대폭 둔화된 양상이다.
- 품목별로는 가솔린 및 자동차, 전기전자가 부진한 반면 건자재 및 헬스케어 등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10월 소매판매의 부진이 유가 하락으로 인한 가솔린 판매와 월별 변동성이 큰 자동차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의미한다. 자동차와 가솔린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10월에 전월비 0.3% 증가하며, 8-9월의 전월비 월평균 0.1% 증가보다는 개선되었다.
-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10월 미 소매판매의 부진은 2000년 상반기의 정책 오류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 2000년 당시 미 연준은 소매판매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기조를 지속하면서 IT 버블 붕괴에 의한 경기 침체의 폭과 기간을 악화시킨 바 있다. 10월 미 소매판매 부진을 동 정책 오류 사례의 재현 조짐으로 보아야 하는가? 우리는 아직은 기우일 가능성에 비중을 둔다.
■ 진단 1. 10월 미 소매판매의 부진, 경기침체 반전의 전조인가?-> 소비경기 침체 우려는 기우
- 2015년 미 소매판매는 노동소득 증가에 비해 부진했다. 미 노동소득이 2014년 연간 4.7% 증가에 이어 2015년 1-10월 연간 4.5% 증가하는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1-10월 소매판매가 연간 2.2% 증가하며, 2014년의 3.8% 증가에 비해 대폭 둔화되었다.
- 그러나 이를 미 경제에 고용과 소비 간의 메커니즘 붕괴로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2015년 1-10월 소매판매의 증가세 둔화를 소비침체 조짐으로 보기에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첫째, 헤드라인 소매판매의 부진이 거의 전적으로 유가 하락에 의한 가솔린 판매 격감에 의해 주도되었다. 2015년 1-10월 유류 제외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비 4.8% 증가하며, 2014년의 4.6% 증가보다 확대되었다. 핵심 소매판매 역시 전년동기비 4.1% 증가하며, 2014년의 3.9% 증가보다 확대되었다. 또한 가솔린 판매 역시 물량이 감소했다기보다는 판매가격 하락이 주도했음이 분명하다.
- 둘째, 소비여건이 여전히 양호하다. 10월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노동소득이 전년동기비 4.6% 증가했다. 소비경기가 호조를 보인 2014년의 연간 4.7% 증가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또한, 소비심리 역시 양호하다. 11월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예비)는 시장예상(91.0)을 상회한 93.1을 기록하며, 전월비 3.1포인트 상승한 가운데 최근 5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섰다.
- 낮은 가솔린가격과 더불어 견조한 노동소득 증가세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저축률에 의한 소비여력이 소비심리 개선과 맞물리면 연말 소비경기에 이상이 없을 것임을 예고한다.
■ 진단 2. 미 연준의 12월 금리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 미 연준위원 역시 10월 소매판매의 부진이 유류가격 하락에 기인했음은 분명히 알고 있다. 따라서 12월 FOMC 회의에서의 금리정책과 관련하여 10월 소매판매 부진에 의미를 부여할 가능성은 없다. 미 연준의 12월 연방기금금리 인상 가능성은 10월 고용 서프라이즈를 계기로 거의 확정적이다.
- 변수는 12월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 11월 미 고용지표이다. 다만, 동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 한 이 역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만, 11월 미 고용지표가 10월보다 악화된다
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향후 금리정상화 속도의 온건성이 더욱 강조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11월 들어서의 이머징 주식 및 통화시장이 보여주듯이, 미 고용의 과도한 호조는 달러화 강세를 통해 치명타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 종합: 12월 미 FOMC 회의, 금리 인상하나 금리정상화 정책기조 온건성 부각 가능성에 무게
- 12월 미 FOMC 회의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 첫째, 11월 미 고용을 확인해야 하지만, 12월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는 현행 0-0.25%에서 0.25-0.50%로 25bp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으로서는 장기간 제로금리의 부담을 벗어 던지는 동시에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실기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고자 할 것이다.
- 둘째, 연방기금금리를 인상시키지만 향후 금리 정상화 속도가 온건하다는 분명한 가이던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9월 미 FOMC 회의 결과가 금리는 동결했지만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유효라는 매파적 속성을 보였다면, 12월 FOMC 회의는 반대로 금리는 인상되지만 온건한 속도가 강조되는 비둘기적 속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주목되는 점은 12월 FOMC 회의가 당사의 판단대로 전개될 경우 미 달러가치 및 글로벌 자금흐름의 이머징에 대한 반응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개시에 비중을 두면서 미 달러가치의 강세 및 신흥국 자금 유출이 심화될 것인지 아니면 불확실성 해소 및 향후 온건성에 비중을 두며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2004년의 사례에 의하면, 금리 인상에 앞서 미 달러 강세 및 신흥국 자금유출이 있었지만, 온건한 금리정책이 확인되면서 동 영향은 역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