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편익과 통일비용
가. 통일편익
■ 통일편익은 통일을 이룸으로써 남북한이 얻게 되는 경제적·비경제적인 모든 형태의 이익으로 정의할 수 있음.
- 한반도 통일의 최대 수혜국은 남북한이 될 것이며, 특히 북한의 경제적인 이득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
- KIEP(2014)는 남북한 경제통합 시 2016~30년 동안 북한의 GDP 성장률은 연평균 16%p 확대되고, 남한은 1%p 증가할 것으로 전망
- 지난 70년간 분단이 유지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 주민의 사회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등 비경제적인 편익도 발생
■ 통일편익은 남북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와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변국가에도 발생
-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한의 통일이 주변국에도 편익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남.
- KIEP(2014)는 세계투입산출모형(World Input-Output Table)을 이용하여 한반도 주변국의 통일편익을 분석한 결과 중국 3,009억 달러, 미국 379억 달러, 일본 244억 달러, 러시아 136억 달러의 편익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표 1 참고)
- 이는 중국, 극동러시아, 한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간 자유교역을 통해 발생하는 초과이득(windfall)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이를 포함할 경우 편익은 더욱 극대화될 것임.
나. 통일비용
■ 통일비용은 통일 이후 남북한이 하나의 통합국가로서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의 안정을 이루면서 정상 운영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의미
- 통일비용에 대한 추정치는 기본가정 및 추정방법에 따라 비용이 최소 500억 달러에서 최대 6,000억 달러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크게 나타남.
- 대개 북한의 GDP(혹은 1인당 GDP)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목표소득(Income Target) 방식으로 통일비용을 추정하며, 통일이 급진적일수록 또는 통일 시점이 늦을수록 통일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남.
■ 기존연구는 통일비용을 일반적으로 위기관리비용, 제도통합비용, 경제적 투자비용 등으로 구분하여 추정하였으나, 위기관리비용을 단순하게 북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추정함으로써 사회적 이질성을 해소하는 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
- 특히 시장경제 체제하에서는 북한주민에게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과 접근방식이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시킴으로써 북한주민의 사회적응을 위한 교육 및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동시에 사회‧ 경제적 자립역량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어야 함.
- 북한주민들이 평등한 경쟁조건 가운데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 전반에 관한 지식 및 기업가정신(enterpreneurship) 등이 요구되며, 소유권 및 재산권의 개념에 대한 이해도 필요함.
다. 체제전환 소요기간
■ 기존의 체제전환 선행국의 사례를 통해 볼 때 북한의 체제전환에는 약 20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
- 체제전환의 소요기간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는 없으나, 이전의 체제전환 경험이 남북한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임.
- 러시아(FSU) 및 독립국가연합(CIS)의 경우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 과정에 약 15~20년이 소요되었음.
- 러시아는 1990년대에 주로 급진적 시장개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하였음.
- 중국은 시장경제 및 자본주의 도입의 단초로 1980년대 초반에 농촌개혁을 실시하였으며, 2000년대 초반 대규모 공기업 구조조정을 끝으로 체제전환을 완료하였음.
▣ 단계적 통일 시나리오
■ 본고는 향후 40년간 2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함.
- 1단계(2016~35년)에는 독립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체제통합의 초석을 굳히고, 2단계(2036~55년)에는 남북간 자유로운 인구이동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경제통합을 이루어감.
- 1단계에는 인구이동을 제한하여 북한경제 개혁과 개방에 의한 성장 견인에 집중함(단 비상업적 목적으로 최소한의 인구가 이동하는 것은 제외).
■ 최종 남북한 통일은 인권보장, 민주주의 확립, 시장경제 창출, 균등한 기회 제공 등을 목표로 함.
- 통일에 앞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반도에 항구적인 안정과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남한 및 국제 자본 유치가 가능해 개방에 대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음.
- 최종 통일한국의 헌법은 인권 보장,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를 기본 원리로 함.
- 북한주민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고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며 경제적 ‧ 사회적 평등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남북한이 다각적으로 교류협력을 추진해야 함.
■ 1단계에서 남북한은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정치 및 경제 체제 통합의 기초를 다짐.
- 이를 위해 1단계에는 통일한국의 통합된 법률체계인 ‘통일헌법’의 초안을 마련함.
- 그동안 북한에서는 토지에 대한 사적소유가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북한의 토지개혁은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임.
- 북한은 지난 50년 동안 토지 전매를 제한하였으며, 상업용 목적으로는 임대를 허용하였음.
■ 경제통합의 과정은 남북한에 교역 및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임.
- 북한정부는 경제개혁 및 자유화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며, 이 기간 동안 남한으로부터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임.
- 다만 남한이 다른 국가보다 특혜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은 외국인투자 및 대외원조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
-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의 교역 및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의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
가. 통일 1단계: 기본 시나리오
■ 통일 1단계의 기본 가정은 다음과 같음.
- 2014년 북한 인구는 약 2,600만 명, 북한의 일인당 GDP는 880달러로 가정
- 북한의 일인당 GDP는 남한의 약 1.6% 수준에 달함.
- 향후 20년(2016~2035년) 동안 북한경제는 남한의 1960~80년대 경제성장의 추이와 유사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가정
- 북한의 생산가능연령인구(working age population)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노동력의 기여도는 점차 감소할 것이므로,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TFP)과 자본의 기여도가 증가해야 함.
- 남한의 생산가능연령인구는 2016년을 기점으로 연간 1.2%씩 감소하기 시작
■ 통일편익을 추정한 결과 1단계가 완료된 2035년에는 북한의 GDP가 남한의 약 17%에 달할 것이며, 일인당 GDP 규모는 약 13,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그림 2 참고)
■ 한편 남한경제에서는 인구구조의 고령화에 따라 재정수지 및 사회보장성 기금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
- 통합재정수지는 2020년부터 급격하게 악화되기 시작하여 2035년에는 통합재정수지 적자규모가 GDP 대비 3%에 달할 것이며, 2055년에는 GDP 대비 8%를 상회하는 등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전망
- 재정수입의 주요 구성요소에 일정한 부양비(buoyancy)를 가정하고, 총지출의 각 항목도 GDP 대비 비중이 일정할 것으로 가정
- 단 인구구조의 변화와 관련된 항목(사회보장기여금, 보조금 및 경상이전, 이자지급 등)은 제외
- 이와 유사하게 사회보장성기금도 점차 고갈되어 2032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것이며, 2055년에는 적자규모가 GDP 대비 4%에 달할 것으로 전망
나. 통일 2단계: 남북간 자유로운 인구이동 가정
■ 통일 2단계의 기본가정은 다음과 같음.
-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동하는 인구수는 향후 남한의 노동력이 감소하는 양과 동일하다고 가정
- 이에 따라 남한의 총요소생산성(TFP)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수 있음.
- 2036∼2055년 동안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약 7% 내외로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
- 이는 1970~80년대 남한의 경제성장률(연평균 9.6%)과 2000~14년간 중국 동부연안 대도시의 성장률(연평균 13.8%)과 비교하였을 때 합리적인 범위일 것으로 판단됨.
- 투자규모는 GDP 대비 약 30% 수준에 달할 것이며, 지난 20년 동안의 평균값(35%)보다는 감소할 것임.
- 인구이동이 없을 경우 북한의 GDP는 남한 GDP 규모의 약 60%에 달할 것임.
- 이러한 격차는 최근 남한 내 빈부격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통일 이후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임.
■ 남북간 자유로운 인구이동은 한반도에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
① 저소득층(북한)에서 고소득층(남한)으로 노동인구의 계층이동이 발생함으로써 한반도의 GDP를 증가시킴.
- 북한의 노동인구가 남한으로 이동할 경우 북한에서 발생하는 산출 손실보다 남한에서 발생하는 이득이 평균적으로 2배를 상회할 것
- 이주 근로자 소득의 절반 정도만 북한으로 송금된다고 해도, 북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할 수 있을 것
- 통일 이후 남북한의 GDP는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인구이동을 가정하지 않은 시나리오보다 15%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그림 3 참고)
② 남한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소득이 통합재정수지와 사회보장성기금수지의 적자 폭(GDP 대비)을 축소시킬 것임
- 고령화로 인해 남한의 부양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보조금 및 경상이전, 그리고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지급이 증가할 것
- 그러나 북한주민의 이주가 시작되면 총수입이 증가하고, 국가채무 감소에 따른 이자지급 감소로 총지출이 감소함에 따라 재정수지의 적자폭이 축소될 전망
- 이와 유사하게 사회보장성기금의 적자폭도 점차 축소되다가 2043년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
③ 남한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순저축(저축-투자)이 북한에 추가적인 투자로 이전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통일한국의 향후 소득을 증대시킬 것임.
- 경상수지는 Lee et al.(2013)의 방법론을 적용하여 남한의 소비를 극대화한다는 가정하에 추정하였음.
- 2020년부터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순저축이 적정수준(desired level)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저축이 증가해야 함.
- 특히 2036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고 재정수지의 적자폭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순저축은 GDP 대비 6% 수준까지 증가해야 함.
- 만약 경제통합 과정 중 인구이동이 시작된다면 재정수지 적자폭이 축소됨에 따라 민간부문의 저축 부담이 GDP 대비 6%에서 3% 수준까지 감소될 수 있으며 이는 북한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임.
▣ 남북한 경제통합의 편익
■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통합을 달성할 경우 북한은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 2000년대 들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9%에 불과했으며, 최근에는(2011~14년) 1.2%로 더 낮아지고 있음.
- 북한이 기존의 폐쇄경제체제를 유지한다면 북한경제는 향후 수십 년 동안 1~2%의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며, 경제규모도 아시아 경제권에서 하위권에 계속 머무르게 될 것임.
- 만약 본고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남북한이 서로 합의한 점진적 통일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한다면, 북한의 경제규모도 여타 아시아 국가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음.
- 남북한 경제통합 시 북한경제는 2035년경에 ASEAN 국가들의 경제규모를 상회할 것이고, 2050년경에는 인도 경제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
■ 통일이 완료된 2055년경에는 통일한국의 GDP가 8.7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
- 이는 통일되지 않았을 경우 남한 GDP의 약 1.7배 수준에 달함.
- 남북한 경제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세계경제에서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며, 주변국과의 교역규모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
▣ 결론 및 시사점
■ 본고에서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라 통일하게 된다면 통합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체제를 전환할 수 있을 것임.
- 본고는 논리의 틀이 단순하지만 현실적인 가정을 사용하였으며, 그 결과는 향후 남북한의 통일 추진 시 진일보한 통일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임.
- 본고에서 제시한 단계적 통일 시나리오는 북한주민들이 시장경제체제하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학습하는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북한주민의 안정적인 정착 및 사회통합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임.
■ 또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기반으로 평화통일을 준비함으로써 세계평화의 정착 및 글로벌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임.
- 본고는 한반도 주변국과 조화를 이루고 국제사회에도 이득이 되는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통일을 준비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음.
- 이에 따라 1~2단계 과정 중 통일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전망하였음.
- 남북한과 국제사회가 협력적 파트너십을 발휘한다면 남북간 신뢰형성 및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임.
- 통일은 한반도 및 주변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여 통일한국을 구심점으로 세계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큰 기회가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