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최근 제조업이 처해 있는 상황과 과거 불황기의 상황을 비교하여 차이점을 살펴보고 제조업의 경기의 향방을 대략적으로 전망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에서 불황기는 제조업 생산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이 음(陰, -)의 값을 가지는 기간이 연속 3분기 이상일 때를 가정한다. 이에 해당되는 시기는 ① 외환위기(1998년 1분기 ~ 1998년 4분기), ② 금융위기(2008년 4분기 ~ 2009년 2분기), ③ 현 불황기(2014년 4분기 ~ 2016년 1분기)이다.
■ 불황기의 제조업 경기 비교
(산업지표) 첫째, 생산활동 측면에서 현재의 제조업 생산증가율 및 평균가동률 자체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시보다 높은 편이다. 현 불황기의 생산증가율은 분기 평균(이하 생략) △0.9%로 외환위기의 △6.5%와 금융위기의 △11.1%에 비해 감소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현 불황기의 생산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은 직전 4분기 생산증가율이 1.3%에 불과하여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의 평균가동률도 74.2%로 외환위기의 67.6%, 금융위기의 70.2%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이러한 현상도 역시 현 불황기의 직전 4분기의 평균가동률이 76.6%로 외환위기 직전 4분기의 79.1%, 금융위기 직전 4분기의 80.5%보다 낮아 역시 기저효과가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시장수급 측면에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에는 출하 감소를 재고 축소로 대응하는 재고조정이 이루어졌으나 현재는 재고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제조업 출하증가율이 과거 불황기에서는 급격하게 감소세를 보였다가 즉각 회복되는 모습이나 최근은 출하 감소가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재고증가율과 같이 보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에는 출하가 감소하면서 재고도 같이 소진되는 재고조정의 모습을 보였으나, 현 불황기에는 출하가 감소하지만 재고가 쌓이는 시장 내 과잉 공급의 모습이 장기간 지속되는 모습이 발견된다.
셋째, 내수․수출 측면에서 보면 금융위기와 현재는 내외수 동반불황의 모습을 보인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내수시장의 침체를 수출시장의 호조가 보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금융위기 기간에는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이 모두 감소하는 내외수 동반 불황이 나타났다. 현재는 내수와 수출 침체 정도가 금융위기 시보다 미약한 편이나 역시 내외수 동반 불황 국면의 양상으로 분석된다.
넷째, 성장잠재력 측면에서 현 불황기의 생산 능력 증가율은 과거 불황기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다. 설비투자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에는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현 불황기에는 소폭 증가하는 모습이다, 반면 제조업 전반의 생산력을 나타내주는 생산능력(사업체의 주어진 설비, 노동력, 사내지정조업시간 및 일수, 설비효율 등에서의 최대 생산 가능량) 증가율은 현 불황기에서 1.1%로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4.9% 및 2.9%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과거 불황기의 경우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단기적 현상으로 인식하고 이후 빠른 회복국면에 대응하고자 잉여생산여력을 감내한 것으로 판단되나, 현 불황기에는 시장수요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기업 단위의 생산능력을 낮은 수준에서 운영하는 행태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기업지표) 다섯째, 기업실적 면에서 현재 매출액증가율은 과거의 불황기와 비교하여 비교적 높은 수준이나 영업이익률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현재 매출액증가율 평균치는 과거 불황기보다 높은 수준이나 중위값의 경우 금융위기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현 불황기(2015년)의 기업평균 매출액증가율은 12.0%로 외환위기의 3.1% 및 금융위기의 7.3%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다. 그러나 현 불황기(2015년)의 조사대상기업의 매출액증가율 중위값은 2.7%로 외환위기의 1.3%보다는 높으나 금융위기의 3.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 상위 기업들을 제외할 경우 현 불황기의 매출액증가율이 금융위기보다 낮은 수준임을 의미한다. 한편 현 불황기(2015년)의 기업평균 영업이익률은 1.8%로 외환위기의 5.3% 및 금융위기의 3.7%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여섯째, 기업건전성 측면에서 현재 제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과거 불황기보다 높은 수준이나, 한계기업 비중은 금융위기 시보다 악화된 양상이다. 제조업의 이자보상배율(중위값)은 현 불황기(2015년)에 4.0배로 외환위기(1998년)의 0.8배와 금융위기(2009년)의 3.0배보다 양호한 상황이다. 그러나 제조업의 한계기업수 비중은 현 불황기(2015년)에 13.2%로 외환위기(1998년)의 19.0%보다는 낮으나, 금융위기(2009년)의 8.8%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 시사점
- 현재 제조업의 문제점은 불황의 강도가 아닌 시장수요 침체의 장기화에 있음
- 이는 우리 대부분의 주력 제조업들이 한계상황을 맞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
- 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바는 우리 제조업 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에 대응하는 데에 급급하여, 미래를 대비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임
■ 대응 방안
첫째, 선제적인 추경편성 및 금리인하 정책을 통한 적극적인 경기 안정화 노력이 요구된다.
- 재정정책은 상반기 조기집행률 제고와 더불어 추경 편성에 대한 긍정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됨
- 특히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 수준보다 하회할 경우를 대비하여 사전적인 추경 편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제 경기 부진 현상이 나타날 경우 정책 입안과 실행 간의 시차를 줄여 경제정책의 적시성을 확보해야 함
- 또한 금리인하 정책은 비록 그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존재하나 경기지표를 확인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후행적 행태에서 벗어나, 선제적인 정책 결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둘째, 정부와 기업 모두 내수 진작과 수출 증대를 통한 시장 수요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서 정부는 계획된 재정 조기집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여 재정지출의 효과 극대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며, 노동, 교육, 보육 분야 중에서 민간 소비 구매력 확충과 직결된 부문도 더욱 속도를 내어야 할 것임
- 미시적으로는 재고 증대 압력 해소와 민간소비 확대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도록 상품군별 제조기업과 유통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 심리를 개선해야 할 것임
- 수출 시장 수요 확보를 위해서는 FTA의 활용도 제고 및 한류 연계 수출 확대를 통해 외수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
- 상대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임
- 나아가 우리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경기 회복 없이는 전체 수출 경기의 모멘텀을 도모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중 FTA 활용 극대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됨
- 이외 우리의 유망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이란 등에 대한 시장 수요 분석을 강화하고, ‘한류 확산’이 한국산 소비재의 브랜드 가치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관의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함셋째, 제조업의 산업합리화가 자칫 산업기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구조조정 속도의 완급조절과 고부가 분야 및 신산업으로의 신속한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 경제 전체적으로 본다면 제조업에 대한 산업합리화는 기존 경쟁력 저하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과 고부가 및 유망 신산업 부문으로의 충분한 투자 확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함
- 만약 구조조정 중심으로만 진행될 경우 부가가치사슬망을 통해 타산업으로 연쇄충격효과를 발생시켜 제조업 전반의 산업기반이 크게 흔들릴 우려가 존재함
- 이에 구조조정으로 발생하는 유휴 생산능력(설비, 자본, 인력 등)이 고부가 부문 및 신산업 부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산업합리화의 핵심적인 성공요인임을 인식해야 할 것임넷째, 미래 성장잠재력의 원천인 기업투자 확대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 최근 기업 투자가 부진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신속한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력과 고용 창출력의 원천인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임
- 기업 투자의 무게중심이 기존 사업 부문에서 신기술․신산업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자금 및 세제 지원의 범위와 대상을 확대해야 할 것임다섯째, 기업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R&D 투자 확대, 인재 확보 등을 통해 핵심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 우리 기업의 R&D 활동은 경기 상황에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경영 여건이 어려울수록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주력해야 해야 할 것임
- 또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핵심인재의 타 기업 또는 해외로의 유출 확산이 우려되는바 기업 및 국가 차원의 인적자본 확충 및 관리 노력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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