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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How Asia Works 저자가 중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

(※ Joe Studwell의 책 『How Asia Works』에 대한 서평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다. 서평에서 나는 중국의 성장에 대한 저자의 평가가 다소 유보적 내지 비관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서평은 여기를 클릭☞(책소개) How Asia Works: 왜 한국은 성공했고 동남아시아는 실패했나?)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아 저자가 이 책에서 중국의 미래에 대해 전망한 부분을 조금 상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책의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다소간 의역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이 특별했던 것은 농지 개혁, 유치산업(幼稚産業) 육성, 금융 통제 등 3 부문에서 중국이 한국 등 선도국과 다른 정책을 폈기 때문이 아니다. 특출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중국의 규모가 유례 없이 크다는 점이 거의 전부다. 일본의 10배가 넘는 인구를 지닌 중국이 어떤 행보를 취하든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아직 겨우 5천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이미 중국은 원자재에서부터 휴대폰, 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부문에 있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결국 중국이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막대한 규모 때문이지 중국의 진정한 경쟁력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지속적 성장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이 거대하다는 것만 해도 중국의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바로 똑같은 이유로 나는 반대 생각을 갖고 있다. 중앙정부는 점점 더 산업 정책을 주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만큼 비효율은 쌓여 갈 것이다.

중국 기업 가운데 진정으로 세계적 경쟁력이 입증된 거대 기업은 아직 없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의 크기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을 제외하면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대국(大國) 가운데 지속성 있는 경제적 성공을 거둔 사례는 없다. 오히려 세계적 경쟁력이 입증된 기업들은 비교적 중소 규모의 국가에서 배출됐다. 국가의 규모가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되는 이유는 정부 및 정책결정의 질이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앞날을 밝게만 볼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인구 구조가 경제 발전에 유리한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다. 인구고령화가 이미 빠르게 진행되면서 근로자들의 협상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고, 그 결과 임금 상승률은 생산성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노동력 및 투자를 아무리 늘려도 과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사회 및 국가의 제도적 발달이 더딘 점도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정치적 다원주의, 권력 분점, 사법부의 독립 등은 오랜 기간 미루어져 왔고 최근 들어서도 전혀 변화가 없다. 이로 인해 사회 갈등은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대처 과정에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결국 장기적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뿐 아니라 국정이 제도화된 체계(institutional systems)에 의해 운영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아직은 이러한 제도적 장치의 부재가 경제 성장에 큰 장애를 주지는 않고 있지만 조만간 그 부작용은 급격히 현실화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국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통제하느라 국내치안기관(domestic security apparatus) 운영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으며, 심지어 그 규모가 국방비를 넘어서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중국은 기껏해야 경제적으로는 중소득극이지만 제도적으로는 엄청나게 후진적인 국가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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