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 5월 미국 고용보고서의 2가지 충격
6월 3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는 두 가지 의미에서 충격적이었다. 첫 번째 충격은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3.8만 명 증가에 그쳤다는 점이었다.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17.0만 명)을 하회한 것은 물론, 직전에 발표된 ADP 신규고용의 17.3만 명마저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충격은 이런 신규고용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5월 미국 실업률은 4.7%를 기록해,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4.9%)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참가자 중에서 직장을 찾지 못한 실업자들의 비율을 측정한 것이기에, 신규 고용이 부진한 경우에는 실업률도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던 셈이다.
▣ 5월 실업률 급락의 이유는?
4월과 5월 사이 미국의 생산활동인구(15~64세 인구)는 20.5만 명이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경제활동 참가자는 오히려 45.8만 명 감소했다. 이 결과 경제활동 참가율(=경제활동참가자/생산활동인구Ⅹ100)은 전월에 비해 0.2% 포인트 하락한 62.6%까지 떨어졌다. 이 결과, 취업자 수가 전월에 비해 2.6만 명 증가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4.7%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즉 4월에 비해 5월 실업자 수가 무려 48.4만 명이나 감소한 것은 실제 해고자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활동참가자 수가 급감한 데 따른 현상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의 급변동에서 보듯, 경제활동 참가율 통계는 매우 불안정한 지표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15년 11월 62.5%였던 경제활동참가율이 2016년 2월에는 62.9%를 기록하는 등 단 3달 만에 0.4% 포인트나 상승한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경제활동참가율의 급락 현상도 추세적인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속에서 나타난 일시적 급변동으로 보는 게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 5월 신규고용 부진의 이유는?
두 번째 의문은 실업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어떻게 신규고용이 이렇게 부진할 수 있느냐는것인데, 이는 두 통계의 조사 대상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부분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실업률 통계는 가구조사 통계로 표본대상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의 결과를 반영한다. 신규고용 통계는 가구가 아닌 미 전역의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통계이기에, 두 통계의 변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매우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이제 산업별로 5월 신규고용 부진의 원인을 살펴보자. 일단 정부는 급변동의 원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4월 -0.7만 명에서 5월에는 1.3만 명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부문의 고용은 전월 13.0만 명에서 5월 2.5만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상품생산업종의 고용이 전월 -1.4만 명에서 5월 -3.6만 명을 기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상품생산업종 내에서도 건설업(전월 -0.5만 명 → 5월 -1.5만 명)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건설업종 경기가 대단히 호조세를 띄고 있음을 감안할 때 건설업 부문의 고용 부진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서비스업의 고용도 부진했는데, 전월 14.4만 명에서 5월 6.1만 명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의 부진을 주도한 것은 -1.0만 명을 기록한 도매, 그리고 1.1만 명에 그친 소매업종에 있다. 그런데 역시 지난 4월 미국 소매판매 및 가계소비 통계가 모두 호조세를 보였음을 감안할 때, 미국 도소매업종의 부진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5월 미국 신규고용 통계의 부진은 ‘일시적’ 현상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 5월 통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으나, 추세적 흐름은 경계하자
이상의 분석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되었던 미국 경제활동참가율의 반등 현상은 ‘일시적’인 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5월의 실업률 급락은 역설적으로 지난 해 연말에 나타났어야 했던 실업률 하락이 수 개월 지체되어 나타난 결과로 보아야 한다.
두 번째, 미국 5월 신규고용 통계의 부진은 건설 및 도소매 등 일부 산업의 부진에 따른 현상으로 봐야 한다. 건설업 및 소매판매 반등 흐름을 감안할 때, 5월 이들 섹터의 고용 부진은 정상적 현상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5월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걱정거리가 남는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고용지표의 추세적 하강 흐름이 그것이다. 4~5월 통계 부진의 반작용으로 인해 다가올 6~7월 신규고용 통계가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이 반등 이후의 흐름에 대해서는 자신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공장가동률의 추세적인 하락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제조업의 신규고용이 앞으로 꽤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미국 저축률이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은 어떨지 모르지만, 과다한 재고는 결국 재고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6~7월 고용 지표의 개선 가능성이 높지만, 하강흐름을 돌려 놓기에는 특별한 호재를 찾기 힘든게 미국 노동시장의 현상황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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