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는 많은 유익한 자료가 포함돼 있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에는 『주택 임대차시장 현황과 가계부채』라는 특별 항목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주택임대차 시장은 주로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생겨나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주택임대차시장의 기업화를 유도할 필요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래는 이 보고서 가운데 주요 부분만 소개한다.)
※ 개인 임대가구 부채의 주요 특징
우리나라 임대주택 공급 수준은 주요국에 비해 높은 편이나 공공 및 기업부문보다는 개인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가계부채에 양적, 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개인의 임대사업을 위한 차입은 가계부채의 총량 증가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이들 임대가계의 레버리지 투자 등으로 인해 가계부채의 취약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부채 규모
저금리 기조 지속 등으로 임대가구의 주택 매입을 위한 금융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임대가구 중 순수 임대목적 성격이 강한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다주택 보유)의 금융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추산한 이들 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는 2012년도 111.2조원에서 2015년도 143.4조원(2015년 3월말 가계신용의 13.1%)으로 29.0% 확대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가임대·임차거주가구의 경우에는 71.3조원에서 58.1조원으로 오히려 축소(-18.5%)되었다. 이는 후자의 가구 중 일부가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로 전환되었거나 주택을 추가로 구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거주 가구(73.5%, 105.5조원)의 경우가 자가임대·임차거주가구(55.2%, 32.1조원)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가구가 임대주택 매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더 의존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임대가구의 금융부채를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자영업자 비중이 자가임대·자가거주 가구의 경우 39.8%로 자가임대·임차가구(34.5%)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주택임대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가 첫 번째 그룹의 임대가구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공공·기업임대 비중이 주요국 수준 정도에 이르렀다면 결과적으로 개인 임대주택 마련을 위한 가계부채도 이에 상응하여 감소했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그 정도를 추정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공공·기업임대 비중(19.0%)이 여타 주요국(미국, 영국, 독일 및 일본 4개국 평균 40.0%)과 비슷한 수준으로 현재보다 20%포인트 높을 경우를 상정하면, 가계부채 규모는 현 수준보다 30~50조원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그림 Ⅳ-9).
◆ 차주 특성
임대가구 금융부채의 소득 및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고소득층과 고연령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소득분위별 금융부채 분포를 보면 5분위 가구 비중이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경우 59.4%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45.6%)보다 13.8%포인트, 자가임대·임차가구(54.9%)보다 4.5%포인트 각각 높아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이 임대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대가구의 연령대별 금융부채 분포를 보면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경우 50대 이상 비중7)이 62.9%(50대 39.3%, 60대 이상 23.6%)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50.4%) 및 자가임대·임차거주가구(47.9%)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한편 자가임대·임차거주가구의 경우에는 40~50대 비중이 38.5%로 전체(31.9%) 및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27.1%)에 비해 매우 높다.
이는 이들 연령층의 경우 경제적 활동이 가장 활발한데다 자녀교육 등을 위해 차입을 통해 교육 및 주거 여건이 양호한 주택을 임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임대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비율 및 총자산 대비 총부채비율의 분포를 보면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경우 여타 가구보다 금융부채비율은 취약하나 실물자산까지 감안한 총부채비율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금융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비중을 보면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는 54.3%로 여타 가구(자가임대·임차거주가구 18.3%,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 42.2%)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 가구가 여타 가구에 비해 담보대출을 활용하여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성향이 높은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총부채비율의 분포를 보면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경우 100% 초과 비중은 0.9%로 가장 낮고 10% 이하 비중은 27.2%로 높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양호한 부채 분포를 보였다.
특히 금융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가구에 한정하여 총부채비율의 분포를 보면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경우 여타 가구보다 총부채비율이 낮은 수준에 집중되어 있고 100%를 초과하는 비중은 가장 작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융부채 부담이 높은 편이나 총자산까지 감안할 경우 채무상환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대보증금부채가 많아 전세가격 하락 등에 따른 보증금 반환 관련 유동성 리스크가 있는데다 자산이 실물자산 위주로 이루어져 있어 부동산가격 하락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자가임대·자가거주가구의 실물자산 비중(84.5%)은 기타가구에 비해 10.4%포인트 높고 금융부채 및 임대보증금부채 대비 금융자산비율(64.8%)은 여타가구(115.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그림 Ⅳ-15).
※ 정책적 시사점
우리나라는 주택 임대시장에서 공공 및 기업 부문의 역할이 주요국에 비해 부진함에 따라 이를 대신하여 가계부문이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임대수익을 위한 가계의 부동산 투자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이들 임대가구의 차입 증가로 인해 가계부채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가 심화될 수 있다(그림 Ⅳ-16).
현재까지는 이들 임대가구의 소득수준이나 보유 총자산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부채상환 능력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나, 부채규모가 계속 증가할 경우에는 상환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임대가구의 부채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의 총량 관리 및 리스크 요인 점검 등을 위해서는 임대가구의 부채 현황과 차주의 상환능력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 가구의 부채·소득 등 일반 재무정보는 물론 임대주택 구입 관련 부채현황 등 보다 상세한 미시데이터 기반을 확충하는 노력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공 및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등을 통해 개별 가계에 의존하고 있는 현행 주택 임대차시장의 구조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주택 임대차시장의 구조 개선은 실물자산 위주인 현재의 가계자산 구성 다양화 유도, 부동산 금융투자상품 및 임대관련 주거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연관산업 발전의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주거 안정성이 제고되고 가계부채 총량 증가를 억제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도모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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