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내 소득불평등 심화, Brexit로 이어져
지난 6월 24일 영국 EU탈퇴(Brexit) 국민투표에서 과반수의 영국인들은 EU탈퇴에 찬성표를 던졌다. 영국인들의 과반수가 단일시장 접근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EU탈퇴를 원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당사 보고서 “트럼프 열풍과 브렉시트 사태의 공통점”(2016.06.24)은 ‘불평등 심화’가 EU탈퇴 국민투표를 불러왔다고 분석한 바 있다. 자유무역 확대 및 인구이동의 증가로 인해 소득이 정체된 선진국 중하층은 국가간 통합강화 흐름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영국 내 소득수준이 높은 69개 지역에서는 EU잔류가 65%로 압도적이었으나, 저소득 지역 309곳에서는 EU탈퇴 지지가 77%로 많았다. 또한 부동산가격이 28만 2천 파운드(약 4억 3천만원) 이상인 지역은 잔류가 72%, 이하인 지역은 탈퇴가 79%로 나와 소득 및 자산규모에 따라 양분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최근 영국국립통계청이 발간한 흥미로운 자료(UK Perspectives 2016: Personal and household finances in the U.K.)에 따르면, 하위 5% 및 평균 가계의 소득 증가세에 비해 상위 5%의 소득 증가세가 빨랐다. 이에 본 보고서는 영국국립통계청의 글을 소개하며, 영국 내 불평등 정도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1980년 이후, 상하위 계층 소득격차 확대
영국 가계의 실질 소득 변화를 살펴보면, 1997년부터 2008 금융위기 발생 이전까지 연평균 2.5%씩 증가하다가,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어 17,000 파운드(약 2,600만원)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득 증가에 제동이 걸린 나라들은 영국만이 아니지만, 영국의 고소득층은 예외적인 존재다. 1979년 상위 20%와 하위 20%의 실질 가처분소득의 격차는 16,000 파운드(약 2,450만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 41,000 파운드(약 6,300만원)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위소득의 60%도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가계 비중은 2008년 이후 18%에서 15%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통계청은 “2008년 이후 영국의 중위소득은 4.4% 하락했고, 이로 인해 ‘중위소득 60% 미만’에 해당하는 가계의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한다.
결국 영국경제는 중위소득(Median Income)이 2008년 이후 줄어드는 가운데, 중산층이 점점 축소되는 등 ‘복지국가’로서의 모습을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저소득층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Brexit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영국처럼 ‘저성장∙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는 EU 내 다른 나라의 동향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불평등∙저성장’ 문제가 부각되는 EU 국가는?
EU 28개 국가들 중에서 ‘저성장∙불평등’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는 나라는 그리스와 키프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는 지난 5년간의 연평균 성장률 -4.1%, 지니계수(2014년)는 0.345를 기록해 EU 평균(1.2%, 0.309)을 크게 벗어났다. 키프러스 역시 성장률은 -1.2%, 지니계수는 0.348을 기록했다. 이 밖에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가 꽤 심각한 ‘저성장∙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었으며, 영국과 불가리아가 경계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저성장∙불평등’ 그룹이 모두 ‘Exit’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2015년의 Grexit와 2016년의 Brexit 사태에서 보듯 유로존 이탈을 바라는 정치세력의 득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이들 국가의 심각한 ‘저성장∙불평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EU 차원의 대응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것을 짚어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자료: 유럽 통계청, 키움증권 주: GINI 계수는 가계간의 소득분포가 완전히 평등한 상태를 0으로 상정해 산출하는 지수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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