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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일본 신도시 공동화 현상, 그리고 한국의 신도시 개발 현황

(※ 산은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일본의 신도시 공동화 현상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 요약 부분과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 요약: 일본은 1960년대부터 대도시 주택난을 해소하고자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 외곽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부동산정책이 뉴타운 개발에서 도심재생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늘어난 도심 주택이 신도시의 주택수요마저 흡수하는 이른바 신도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도쿄 의존도가 높은 베드타운형 신도시에서 공동화가 심각하게 나타났는데, 1966년에 개발된 “다마뉴타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다마뉴타운은 계획인구가 34만명으로 초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개발되었으며, 초기 분양경쟁률이 80:1에 달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신도시 공동화 등으로 다마뉴타운의 인구증가 속도가 감소하고 있으며, 다마뉴타운 내에서도 처음에 입주된 지역은 오히려 인구가 감소하였다. 다마뉴타운 등에서 나타난 신도시 공동화의 원인은 첫째, 도쿄권 부동산가격 하락에 있다. 이는 도심재생사업 활성화의 계기가 되어 상대적으로 신도시 개발이 정체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고이즈미 총리가 주도한 도쿄의 ‘콤팩트시티’ 개발로 도쿄 도심 신규주택 공급이 급증하였다. 도쿄의 주택가격 하락과 공급확대는 신도시 청·장년층의 도심회귀를 유발하였다. 셋째,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사토리족 출현 등 생활패턴 변화로 젊은 인구의 도심 선호가 강화되었다. 넷째, 신도시의 노인 인구도 의료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심 또는 노인시설로 이동함에 따라 신도시 공동화를 촉진하였다. 다섯째, 다마뉴타운이 근본적으로 인구유지를 할 수 없었던 것은 도쿄와 독립된 자체적인 생활권 형성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신도시는 다마뉴타운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저출산·고령화 추세, 젊은 인구의 도심 선호 강화, 서울 도심의 재개발사업 추진 등 처해진 환경이 유사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신도시는 다마뉴타운과 달리 대체로 자족기능을 확보하고 있고, 서울의 높은 부동산가격과 저렴한 대중교통수단으로 인해 출퇴근 지역으로서도 경쟁력이 유효하여 아직은 공동화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후 인구 또는 경제 측면에서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신도시를 개발함에 있어 이러한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비하여 주택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는 신규주택 공급에 있어 고층 고밀도 개발을 지양하고 자족기능을 보완하는 등 도시 차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노후화된 기존주택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관리와 개량을 통하여 도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하겠다.


▶ 우리나라의 신도시 개발 및 일본과의 비교

1. 신도시 개발 현황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약 20년 후인 1989년부터 서울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서울 인근에 베드타운형의 1기 신도시를 개발하였으며, 2003년부터는 자족시설 용지가 추가된 복합신도시로서 2기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였다. 먼저 개발이 완료된 1기 신도시로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이 있으며, 다마뉴타운을 모방하여 조성된 만큼 녹지도 풍부하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반면 건설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는 시설의 노후화로 개보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후 개발된 2기 신도시에는 판교, 동탄1·2, 파주, 위례, 광교 등이 포함되며,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곳도 많다.


2. 우리나라와 일본의 신도시 비교

일본 다마뉴타운은 1989년에 추진된 우리나라의 1기 신도시보다 23년 앞서 개발되었다. 다마뉴타운에서 공동화가 진행된 배경을 우리나라 신도시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신도시의 공동화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인구구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있어 향후 전체적인 주택수요 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83년과 2001년에 각각 저출산 사회, 초저출산 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15년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일본보다 낮다. 또한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고령사회, 2026년부터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전체 인구감소와 주택취득기(30~40대)의 인구감소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신도시의 공동화를 초래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 주택 구매층은 30~40대 이외에도 50~60대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고령화로 인한 주택수요 감소가 일부 상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젊은 인구의 도심 선호 경향도 일본과 유사하여 이로 인한 신도시의 주택수요 감소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젊은 인구는 N포세대 출현, 맞벌이와 1인 가구 증가, 교육여건 중시 등의 트렌드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젊은 인구는 도심을 선호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의 도심 개발 동향 역시 도쿄의 도심재생사업과 유사하다. 서울에서는 강남, 마포 등의 재건축·재개발이 꾸준히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며, 대부분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고층아파트로 개발되고 있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14년 기준 97.9%에 이르지만 이는 노후화된 주택을 포함한 수치이며 신규 주택에 대한 공급부족은 매년 2만호 정도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건설회사와 수요자 모두 신축과 재개발을 계속 추진하게 된다. 만약 서울과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주택 공급확대가 인구감소와 맞물릴 경우 주택수급불균형을 예상할 수 있으며, 다마뉴타운의 경우와 같이 서울 부동산가격 하락과 신도시 주택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 신도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족기능이라 할 수 있다. 화성동탄1·2는 삼성반도체(화성), 삼성디스플레이(기흥) 등을 중심으로 지역거점도시를 구축하여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수원광교도 삼성전자(수원), 아주대학교 등과 인접하여 서울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또한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가 서로 시너지를 형성하여 생활권을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1기 신도시인 분당은 2기 신도시인 판교와 판교테크노밸리, 그리고 대중교통수단 증설로 인하여 생활여건이 개선되고 젊은 인구의 유입이 증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주택가격과 교통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도시의 주거비용이 서울 대비 저렴하여 신도시의 주택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다마뉴타운과 다르다.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안정세가 지속되었으며, 서울의 연간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인 PIR은 2016년 6월 기준 10.1배로 전국 PIR인 5.5배보다 상당히 높다. 서울 주택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주택 취득기인 30~40대 인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양질의 주택을 구하기 위해 서울 외곽의 신도시로 갈 요인이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 시사점

우리나라와 일본의 신도시를 종합적으로 비교하였을 때, 아직은 우리나라 신도시에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신도시가 상대적으로 자족 기능이 강하고, 대중교통비가 저렴하여 서울 접근성이 좋으며, 아직 서울의 부동산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신도시의 가격경쟁력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도시별 차이는 있다. 1기 신도시, 위례, 판교 등은 서울 도심으로부터 거리가 20km 내외라 서울의존도가 높아도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지만, 도심으로부터의 거리가 30~40km 이상 되는 2기 신도시는 자족 기능이 약한 경우 공동화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자족 기능이 충족된 도시도 지나치게 특정기업 의존도가 높은 경우 리스크가 존재한다. 수원광교, 화성동탄1·2 신도시는 삼성계열 공장을 중심으로 서로 10km 이내에 위치해 있고 총 18.3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고 있어 삼성의 고용인구가 감소할 경우 공동화가 진행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가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후 인구 또는 경제 측면에서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젊은 인구의 도심선호 등이 일본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4년 고령사회 진입 전후로 부동산가격 하락과 경기침체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향후 추진되는 수도권개발 사업은 이러한 수요 감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택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신도시는 신규주택 공급에 있어 고층 고밀도 개발을 지양해야겠다. 아파트 외에도 저층 주택,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주거형태를 보급하거나 유아와 노인 인구를 고려한 환경설계로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고, 도시의 특징을 살린 자족기능을 보완하는 등 생활여건의 질적 향상과 도시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신도시의 노후화된 기존주택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보수와 재건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고주택은 신규주택에 비해 거래가 부진하여 방치할 경우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다마뉴타운의 공동화 현상은 도시 전체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초기 입주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1970년대에 입주한 초기 개발 지역이 노후화되면서 도시 전체가 쇠퇴하여 공동화 현상이 촉진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1기 신도시들도 개발된 지 20~30년이 지났으므로 노후주택에 대한 관리와 개량, 고령화를 방지하기 위한 젊은 인구 유인책 등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도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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