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유럽 리스크》
1)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발 시장금리 상승과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유럽 금리도 상승했다. 그러나 1)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2)ECB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및 매입방식 변경, 3)이탈리아를 포함한 은행권 부실문제 등이 유럽 내 지역별 국채금리 격차를 더욱 확대시켰다. 국채 수요 기반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재정 건전성이 나쁜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채 금리는 치솟았고, 대선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프랑스는 독일과의 국채 금리 스프레드(10년물 기준)가 2012년 이후 가장 큰 77bp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한 동안 잠잠했던 유럽 각국 은행 CDS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① 프랑스
▣ 프랑스대선 투표
- 1차 투표 (2017.4.23): 유효표의 과반수 이상 득표한 후보자가 대통령으로 선출
- 2차 투표 (2017.5.7):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1차 다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 실시
르펜이 지난 5일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르펜에 대적하여 친유럽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무소속, 사회당 경제장관 출신)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벌써부터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② 이탈리아
▣ 이탈리아의 헌법재판소 판결
- 이탈리쿰(현행 선거법): 하원에 적용되는 법. 하원선거에서 1) 40% 이상을 득표한 다수당에 보너스 의석을 부여해 전체 절반이 넘는 55%의 이석을 보장하고, 2) 투표에서 40%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없으면 결선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 헌재는 1)은 합헌, 2)는 위헌으로 판결
다만, 이탈리아의 경우, EU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1)법적인 문제가 우선 해결(헌법에서 국제조약에 관한 국민투표 금지)되어야 하며, 2)2016년 말 진행된 여론조사도 EU탈퇴를 원하는 국민이 전체의 15.2%정도에 불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당장 이탈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은 아니라 판단한다. 다만,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과정과 프랑스 대선 결과가 이탈리아 여론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프랑스와 이탈리아 선거 결과에 따른 프렉시트(Frexit)와 이탈렉시트(Italexit) 여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 ECB의 채권 매입규모 축소와 매입방식 변화도 영향
▣ ECB는 2016년 6월부터 유로화표시 비은행 회사채를 월평균 84억 유로 매입
ECB의 채권 매입규모 축소(800억 유로→600억 유로)와 채권 매입 방식 변화(금리조건 완화 및 1년물 채권 매입 허용)도 변동성 확대 요인 중 하나다.
채권 매입금리 조건 완화와 1년물 채권 매입 허용으로 장기 금리는 상승하고, 채권 매입 규모 축소로 시장 수급은 전년대비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 회사채의 경우 ECB가 2016년 6월부터 시작한 CSPP(회사채매입 프로그램)를 통해 현재까지 월평균 84억 유로의 회사채를 매입하면서 유럽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고, 발행이 증가했으며 유럽 회사채 펀드로 자금유입도 활발해졌다. ECB가 회사채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만큼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유럽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최근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테이퍼가 진행될 경우 가격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
3) 은행권 불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
① 이탈리아
▣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안 (후순위채 보유 기관/개인투자자의 출자전환 및 소매 후순위채 보유자의 선순위채 전환)
이탈리아 은행권 문제도 아직 남아있다. 2016년 12월 이탈리아 정부는 부실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한 구제금융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으며, 구제금융안에 대한 유럽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유럽집행위원회의 승인까지 보통 2~3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3월 안에는 이탈리아 은행권 처리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EU내에서 독일이 여전히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을 반대하고 있어 구제금융안 승인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탈리아 은행권 문제의 중심에 있는 BMPS는 2016년 12월 민간 자본확충에 실패한 후, 정부의 구제금융을 기다리며 아직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이다. 1)구제금융안이 통과가 된다면 출자전환을 통한 자본확충이 가능하겠으나 2)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단, 조기 총선 실시가 유력해진 만큼 민심을 살펴야 하는 이탈리아 정부는 최대한 투자자 손실을 막는 우회적인 방안을 강구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탈리아 1위 은행인 UniCredit은 2016년 118억 유로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말 대규모 부실채권 처리과정에서의 충당금과 Atlante Fund기금 지분 상각 등이 주요인이었다. 그리고 예정대로 130억 유로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을 확충했다. 향후 부실채권 매각과 비용 절감 및 계열사 매각, 인력감축 등을 통해 은행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자본확충에 성공하며, 일시적인 위험에서는 벗어났으나 자구안 이행과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② 포르투갈
2016년 9월말 기준 포르투갈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은 19.8%로 그리스(47.1%)와 키프로스(46.7%)를 제외하고 EU 내 국가 중 가장 높다. 포르투갈 재정적자의 큰 원인으로 은행에 대한 지원이 거론되는 만큼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은행권 문제 해결을 위해 1)은행 정리기금을 조성하고, 2)부실은행을 정리하여 가교은행(Bridge Bank)매각을 계획(또는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포르투갈은 경제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포르투갈 은행 문제가 유럽 금융 시스템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비해 포르투갈 은행에 대한 주변국들의 익스포저가 축소되고 있긴 하나. 향후 현재 진행 중인 은행 정리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경우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상대적으로 포르투갈 익스포저가 큰 지역의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도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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