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9

(보고서) 한국 가계부채와 관련한 참신한 보고서

(※ SK증권이 발간한 『가계부채 해결방정식 2 : 금융의 변신에서 길을 묻다』 보고서 요약 부분과 본문의 한 부분을 소개한다. 가계부채 때문에 대한민국은 이미 망했다고 되뇌이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의 말을 널리 퍼뜨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망했는지, 그래서 어쩌자는 건지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망했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는데 왜 아직 망하지 않았는지 묻는 사람도 많지 않다. 오늘 소개하는 보고서 전문을 읽어보고 조금이나마 궁금증을 해소하기를 기대한다. 보고서 원문 링크는 맨 아래 공유한다.)

▶ 요약


가계부채, 지금의 흐름이면 시스템 위기는 아니다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중요한 시스템 리스크 중 하나이다. 하지만 1)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노력 하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2) 시니어 세대의 주택 연금 활성화로 주택 매도 압력 역시 둔화되며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위험이 줄고있다. 외환위기 수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은행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문제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위기관리에서 해결의 영역으로 들어선 가계부채. Key 는 금융의 변신에 있다

부채 해결의 근본 솔루션은 성장이다. 그런데 과거와 같은 수출 주도형 성장이 나타나기는 만만치 않다. 즉, 핵심은 내수 경제,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이다. 문제는, 현재 자영업이 효율성이 높은 젊은 세대가 아닌 시니어 세대 중심이라는 점이다. 젊은이들은 능력이 있지만, 자본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퇴직 세대의 노후 불확실성을 높일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자원 배분 효율성 저하를 야기한다. 결국 자원 배분의 효율화를 위해서 배분 기능을 담당하는 금융의 변신이 필요하다.

P2P 대출 확대에서 찾아보는 금융 혁신의 힌트

은퇴 세대의 잉여자본과 젊은 세대의 자본 부족은 금융이 나서서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금융기관의 변화에는 제약 요건이 많다. 우리는 P2P 대출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에서 변화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P2P 대출 업체가 개인신용을 너머 중소기업 대출을 주선할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나아가 ABS 등 구조화까지 진행 중이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새로운 자금 공급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금융의 진화가 자영업 뿐만 아니라, Venture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자금 지원의 수단으로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론 :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가능성, 금융 변신 기업 / 상품에 주목

우리는 가계부채 리스크의 확대 보다는 완만한 해결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더불어 금융 변신의 길목에 서 있는 기업 및 상품에 대한 투자에 대한 꾸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Chapter 3. 금융의 변신이 가계부채 해결의 첫 걸음

(1) ‘신뢰’의 관점에서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기존 금융기관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돈이 남는 곳에서” “돈이 모자란 곳”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기본적인 기능에는 중요한 전제가 필요하다. 신뢰이다. 금융기관은 누군가의 자금을 모아서, 누군가에게 전달해준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내가 모은 재산이 얼굴도 모르는 대출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금융기관에 위탁하는 셈이다.

그런데 신뢰에는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이 있다. “자산의 건전성”이다. 예금자의 입장에서는 금융기관 위탁을 통해서 사전에 약속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언제든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만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게 된다. 신뢰가 무너지면 예금자들은 앞다투어 돈을 찾으려고 한다. 뱅크런이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하겠다.

감독 당국의 입장에서도 금융의 건전성은 늘 신경이 쓰인다. 금융기관 신뢰의 위기는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돈이 필요한 곳으로 최적화되어서 배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화 정책 등 주요 정책은 금융기관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작동하게 되는데, 금융기관이 시장 신뢰를 잃게 되면 정부는 중요 정책 수단이 사라진다.

이에, 금융기관은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금융기관이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인가가 필요하고, 당국이 요구하는 감독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증권사의 NCR / 보험사의 RBC / 은행의 BIS 비율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중점 관리 대상으로 두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에서 시작해 보험업권, 저축은행까지 다양한 부분에 대한 대출 규제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필수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가계대출에는 ‘역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한다. 앞선 분석에서는 소비 중심의 대출이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측면은 강조했지만, 여기에서는 자본의 방향성에 더 주목한다. 즉, 자본이 “돈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주입되면 된다는 것이다.

국가 경제를 통해서 예를 들어보자. 1950 년 이후 미국 GDP 대비 재정수지가 흑자를 이룬 기간은 8 년에 불과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재정수지가 흑자가 아니어도 부채비율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명목 GDP 의 성장 속도가 신규부채 증분의 증가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은 있었겠지만, 결국 빚의 효율성이 높아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면 빚이 늘어도 부채비율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가계부분의 부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 내에서 자금이 성장을 자극하는 분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기존의 금융기관들은 “자본의 건전성”에 매우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영업의 근본인 감독 당국의 인가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출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명확한 담보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자영업을 시작하는 이들이 주택 담보를 통해서 대출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렇게 담보를 잡고 시작하는 자금의 차주는 고령층이며 따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험은 없지만, 일견 만만해 보이는 편의점 / 치킨집 등의 비즈니스로 진출할 확률이 높다. 대출이 급격히 부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이다.

금융의 힘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뒷받침에서 극대화된다. 물론 건전한 시스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시스템 안정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금융의 본질적 기능을 외면하게 된다면 비즈니스의 성장 및 사회적 전체 후생에 대한 금융의 기여도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2) 기존 제도를 넘어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좀 더 개념적으로 접근해보자. 금융은 우리 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받는다. 특히, 사기 / 배임 / 기망 등은 금융 소비자 및 시스템의 신뢰의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관리된다. 각 금융기관별 건전성 규제 역시 ‘신뢰’라는 Frame 으로 바라본다면 높은 기준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신뢰’와 ‘건전성’의 문제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보수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선 직원의 입장에서는 차주의 사업성공 가능성 보다는 당연히 자금의 회수 가능성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차주의 입장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서 금융기관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거짓 서류를 꾸며 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신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와중에서 진짜 가능성 있는 사업에 대한 자원 배분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사실상, 금융기관을 통한 자원배분은 국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IMF 이전까지 금융권의 자금은 은행을 중심으로 기간 산업의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배분되었다. 이 당시 가계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배분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IMF 이후 가계쪽에 대한 여신 규제가 풀리게 되었고, 주택 수요와 더불어 대가계 여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는 그 결과물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과 더불어 기업이 직접 금융을 통해서 회사채를 발행했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 금융업의 발전은 결국 “규제”와 “정책”의 흐름과 함께 발전해온 셈이다.

다만, 이 같은 과정 속에서 “규제”의 틀 안에 들어오지 못한 경제 주체들은 기존 금융의 영역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 / 신용등급이 조금 떨어지는 가계 / 젊은 세대 들은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일단,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 자금, 즉 수익성과 큰 관계가 없는 대출 수요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할 여력이 크지 않았다. 더불어, 이들의 대출은 “신용”과 관련이 있는데 지금과 같이 IT 기술이 극도로 발달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개인 차주의 신용을 측정하는데 너무 많은 자원이 들어갔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도 성장의 중심 축이 “수출”과 “대기업”에 집중된 상황 속에서 여타 차주들에 대한 금융 지원의 필요성이 높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자영업자 / 저신용 개인 / 사회 초년생 같은 경우는 자금이 일시적으로 모자란 경우 사금융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높은 금리를 내야하는 대부업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

이제 이 같은 흐름은 변화하고 있다. 수출 중심의 성장에는 분명한 제약이 나타나고 있고, 이에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 변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전체의 성장 방향성이 변화한다면 금융의 지원 방향 역시 변화해야 한다.

물론,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빠른 시간 내에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기존의 금융기관들은 국내 이슈뿐만 아니라 국제 규제 이슈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기술적 부분을 제외하고서라도 대형 금융기관들의 대출은 건전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좀 더 리스키한 직접 금융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누구나에게 익숙한 “주식 시장”의 역사를 살펴보자. 주식의 개념이 본격화 된 것은 17C 네덜란드에서였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역사적으로 너무 유명한 회사이지만, 당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지금의 눈으로 볼 때 믿을 것이 별로 없는 벤처 기업이었다. 미지의 동인도 지역과 독점적 권리를 가지고 무역을 하면 높은 이윤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리스크 역시 매우 높았다.

무역을 하는 배가 암스테르담 항구로 돌아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상환을 100%를 보장받아야 하는 Loan 의 형태로 자금을 융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에, 회사의 설립자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낸 돈만큼만” 책임지는 “유한책임”의 형태로 회사 자체를 잘게 쪼개서 매각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굳이 최초의 주식시장에 대한 언급을 한 이유는 지금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주식이라는 형태 역시, 기존의 금융의 형태에서는 익숙하지 않았고 리스크가 큰 형태의 자금조달 방법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구조적 변화의 초입에서 금융 역시 지나친 리스크 관리보다는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가 주장하는 자영업자 / 젊은이들에 대한 대출 확대 역시 같은 맥락이다.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대출을 다리놓는 기존 업체들이 리스크에 대해서 확실히 공지하고, 디폴트 리스크가 높지 않은 대출을 알선해 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과정 중에서 잡음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대출을 주선하거나, 필터링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검증되는 업체들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서 엄격하게 배척당하게 될 것이다.

리스크의 부분만 떼 놓고 생각해보면, 태초의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행위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회사의 주인이 되어 그 실적에 연동되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다. 물론,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부정한 방법으로 주식을 발행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왔다. 그러나, 주식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망할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면, 새로운 형태의 자금 중개 역시 그 순기능이 더 도드라진다.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보수적이어야 하는 은행 등 주축 금융기관들이 영업 행태를 바꿔서 담보가 미약한 자영업자 / 젊은 사회 초년생 등에게 돈을 빌려주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앞으로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 혹은 사업의 개화는 이 같은 영역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가 주장하는 부분은 “자본은 있지만, 활력은 떨어지는” 기존 세대의 자본을, “자본은 없지만 활력이 높은” 젊은 세대로 Matching 을 시켜보자는 것이다. 국가 경영의 관점에서 시니어 계층의 자금이 급격히 고갈될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리스크는 관리될 수 있다는 생각이고, 어차피 이 같은 잉여자본이 기존 자영업의 형태로 도출되어도 손실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전체 시스템에 대해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생각해보자. 과연 안전한 것이 안전한 것일까?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개별 대주 입장에서는 “담보”를 제공받는 것이 대출의 안전성을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시스템 전체를 놓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이 진행되면서 해당 시장의 버블 가능성은 커지고, 버블이 꺼지면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담보물”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할 리스크가 커진다. 오히려 돈이 필요한 곳에 배분이 되었을 때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은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관점에서 살펴봤을 때 금융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역할은 일부 시장이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표적인 예가 P2P 대출과 크라우딩 펀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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