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추진 현황》
■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위한 의회의 승인 절차를 추진 중에 있으며, 2017년 3월 말 이전 협상을 시작할 예정임.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정부의 고유 권한으로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Article 50 TEU)를 발동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대법원에서 사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림.
- 메이 총리는 정부의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 권한 여부를 두고 이루어진 고등법원(High Court)의 판결에서 패소하고, 이후 대법원(Supreme Court) 판결 역시 의회의 승인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존 입장에서 선회하여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원칙을 표명함.
- 기존에 메이 총리는 EU와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상안을 사전에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음.
- 정부가 제출한 유럽연합법안(EU Bill)은 총 137개 단어로 총리에게 영국의 EU 탈퇴를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 권한을 부여한다는 조항과 동 법안의 제목을 명시하는 조항으로 매우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음.
- 제1야당인 노동당(Labour party)의 제러미 코빈(Jeremy Corbyn) 당수는 노동당 소속 의원들에게 동 법안에 찬성할 것을 요청하고 법안에 대한 수정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수정 없이 원안 그대로 통과됨.
-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EU 시민권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9건 중 단 한 건의 수정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반발로 노동당 지도부 일부가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에서 사퇴함.
- 초기에 의회에서 잔류파가 우세라는 점에서 정부가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을 위해 의회의 승인을 거칠 경우 영국의 EU 탈퇴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으나,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수용은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강조됨에 따라 실제 의원들이 국민투표 결과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평가됨.
- 안젤라 스미스(Angela Smith) 노동당 상원 대표는 법안에 대해 일부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은 있지만, 국민투표 결과 및 선출직 의원들로 구성된 하원의 표결 결과에 반대하는 결정을 할 의향은 없다는 입장을 밝힘.
- 최근 영국 내에서 세습 귀족 및 명예 임명직으로 구성된 상원의 정치적 정당성(political legitimacy)에 대한 논란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만약 상원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지연 또는 반대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상원 폐지 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음.
- 노동당이 상원에서 제시한 수정안의 주요 내용에는 영국 내 EU 시민 및 EU 회원국 내 영국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 하원과 달리 상원에서는 집권당인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않고 있어, 야당이 집결하여 수정안에 대한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평가됨.
- 상원에서 법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됨에 따라 동 수정안은 다시 하원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정부의 수정안 수용 가능 여부 등을 감안하여 양원의 합의안이 도출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하원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음.
《향후 과제 및 전망》
■ EU집행위는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있으면서 약속했던 금액을 포함한 탈퇴세(Brexit Bill)를 낸 후에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측 간 본격적인 협상 이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
- EU 집행위는 영국의 이혼 위자료(divorce settlement)로 600억 유로를 제시하였으나, 탈퇴 회원국 채무 계산에 대한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협상을 통해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됨.
- 논의 초기에는 탈퇴세를 둘러싸고 EU 집행위 및 회원국 간 이견이 존재했으나,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체코 등 주요 회원국이 이에 대한 지지에 합세하면서 EU의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음.
- 영국의 탈퇴세는 자산 및 채무의 포함 여부 및 영국의 기여도 책정에 따라 약 5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까지 차이가 날 수 있으며, EU 탈퇴에 소요되는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음.
- 영국의 탈퇴 채무는 영국의 EU 탈퇴 시점의 EU 자산 및 부채를 영국의 EU 예산 기여도(12~15%)로 나눈 금액이며, 영국이 2014~20 회계연도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미지급 기여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함.
- 현재 EU 기구에 근무하는 영국인은 전체 인력의 약 3.8%이나, EU는 영국이 자국민뿐 아니라 EU 직원 전체에 대한 연금규약(638억 유로)에 대한 기여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
- 그 외 EU 구조투자기금, 금융안정화기금 등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지급하기로 약정한 기금에 대한 지급 요구
- 만약 영국의 EU 탈퇴 채무금에 대한 양측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의 판결에 따라 결정해야 하나, 궁극적으로 양측이 협상을 통해 정치적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
- EU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영국의 탈퇴에 따른 2014~20년도 예산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
-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논의 시 영국의 높은 EU 기여금이 논란이 되어온 만큼 EU 탈퇴 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함.
- 단 영국 정부는 기존의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여전히 스코틀랜드는 이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향후 문제 발생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음.
- 스코틀랜드는 독자적 의사결정 권한이 없으므로 영국의 EU 탈퇴 협상 일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영국 정부와 스코틀랜드 간 정치적인 합의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스코틀랜드 독립 논의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음.
-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을 대변하는 국민투표에 따른 EU 탈퇴 결정을 정치권이 절대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국내적 혼란을 최소화한 것으로 볼 수 있음.
- 메이 총리를 포함하여 집권 보수당 의원 대다수가 브렉시트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 결과 및 내각 구성 이후 성공적인 탈퇴를 목표로 정치적 결집력을 강화함.
- 2017년 2월 22일 보궐선거에서 전통적으로 노동당 우세 지역인 코프랜드(Copeland)에서 1935년 이후 최초로 보수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부의 브렉시트 추진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됨.
-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브렉시트 캠페인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잘못된 정보의 영향을 받았다고 강조하고, 선택을 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므로 국민들이 브렉시트 결정을 재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힘.
- 존 메이어 전 총리는 백서를 통해 제시된 내용이 지나치게 긍정적이며 현실적인 비용과 문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다수의 의견을 강력히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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