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에서 발간한 『미·중경쟁 맥락에서 본 AI 글로벌 거버넌스 현황과 전망』 보고서 중 도입부와 결론 부분을 소개한다.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은 과거 인터넷 혁신 때보다도 파급력이 더 크고 광범위할 것 같은 추세를 보인다. 이제 AI 혁신은 단순한 신기술 차원의 사안이 아니고, 국제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대응은 충분치 않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지적이다. 국제 질서가 한국에 불리하게 재편되는 것을 방관하지 말고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가 모든 문장을 축약하다 보니 한글인데도 가독성은 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그렇더라도 내용은 AI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소개한다. 보고서 전문을 볼 수 있는 링크는 블로그 하단에 공유한다.
[문제 제기]
◎ 최근 미·중간 패권경쟁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기술패권 경쟁이 패권경쟁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
- 기술경쟁이 패권경쟁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이 기술발전 방향과 속도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
◎ 미·중간 AI 기술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경쟁을 넘어 국제질서의 재편성과 연계되어 있으며 기정학(techno-geopolitics) 차원의 평가가 요구
- AI는 국가, 산업, 사회, 개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침투하여 국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
◎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AI 이용 역시 확산됨에 따라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가 본격화
- AI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바, 기존 AI 논의는 AI 개발 및 혁신 차원의 국가 전략 정책 수립이 주된 현안이었고 다자적 논의 역시 AI 이용시 기본적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수준에 불과
◎ AI 글로벌 거버넌스는 국가, 기업, 개인 관련 논의기제 및 국제기구 신설, 기술적 핵심 이슈, 국제규범 창설이 핵심 현안으로 논의되는 상황
◎ 개별 국가 차원의 전략· 정책 및 법안 수립이 빠르게 추진되는 상황에서 미국, 중국, EU 등 개별국가 및 지역 차원의 법제의 다자화 노력 확산
◎ AI 거버넌스 논의 이면에는 미·중 및 주요국간 기술패권경쟁이 있는바, 기술강국들은 자국의 기술혁신을 촉진하면서 경쟁국의 기술혁신은 제한하는 수단으로 표준경쟁과 기술통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현저
- 거버넌스 차원에서 표준 및 규범 설정 문제는 신기술이 보편적으로 확대될 경우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기도 한데, 신기술의 양면성인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안보 및 군사분야 적용시 기술의 내재적인 파괴적 속성에 기인
◎ AI 글로벌 거버넌스는 상업 및 군사 분야를 구분하여 논의되었으나 최근 국제안보 맥락에서 범주화하려는 경향
- 이는 AI 기술의 이중용도성이 현저하고 기술개발과 적용시 즉각적 안보화가 가능한 것에 기인
◎ 이에 본고에서는 외교안보 관점에서 미·중간 AI 경쟁의 배경과 특성,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현황과 쟁점을 분석을 통해 향후 전망과 시사점 및 정책적 고려사안을 제시
[정책 제언]
가. 포괄적 국가전략 차원의 AI 안보전략 수립 필요
◎ 글로벌 AI 거버넌스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국가전략 차원의 AI 안보전략 수립이 필요
- 기존 한국의 AI 전략은 기술개발 및 혁신 전략에 치우쳐 있었으나 동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도 변화하는 AI 경쟁에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AI 안보전략 수립이 필요
- 새로운 국가전략 수립시 전반적인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혁신의 수준, 가용자원 배분의 방향성, 변화된 글로벌 AI 환경에 대한 대응, AI 거버넌스에 대한 한국의 기본입장 및 국제협력 등을 포괄하는 국가 AI 기본전략 수립
◎ 최근 변화하는 AI 거버넌스 동향을 반영하여 표준화 및 규범경쟁 그리고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을 위해서는 안보이슈를 포괄하는 AI 국가전략을 바탕으로 범부처 및 민관협력을 제고
◎ 국가 AI 안보전략에 기반하여 국제안보 차원의 AI 거버넌스 대응, 기술혁신 관련 국제협력을 넘어선 과학기술외교(TTC 구축 및 실질화) 추진
나. 글로벌 AI 거버넌스 대응을 위한 한국의 입장 정리
◎ 상기 글로벌 AI 거버넌스의 주요 현안과 쟁점에 대해, 한국의 기본적 입장을 정리하고 변화하는 AI 경쟁에 대응
- AI 기술경쟁과 관련 현실적으로 한국의 제한된 가용자원을 고려 미·중 AI 경쟁에 대응이 필요한바, 단선적인 미·중 모델 수용은 한계
- 미·중과 동일하게 규모의 AI 경제를 추구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는바, △자체 거대 AI 개발 추진 혹은 특화전략의 추진 여부, △개방형 및 폐쇄형 알고리듬/모델 기조, △안보논의의 수준 등에 대한 기본적 방향 설정이 필요
- 이를 바탕으로 거버넌스 쟁점 사안별 기본적 입장 정립을 통한 대응이 요구되는바, 한국은 AI 의 책임있는 이용을 강조하면서 Global South 의 이해도 반영
- 국제기구 및 협의체 설립 문제는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이슈로 실제, 관련 거버넌스 논의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상황
- 국제규범 형성의 경우 AI 기술발전 및 파급력, 국내 대응 능력 수준을 고려해서 신중한 입장이 요구되지만, 향후 논의가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서 기본 쟁점에 대한 입장 정립은 필수
◎ AI 기술통제의 경우 미·중 모두와 이해가 상충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바, 유사입장그룹간 협의체 논의가 유리
- 미·중간 첨예한 입장대립이 있는 데이터 이전, 글로벌 공급망 및 기술통제 등은 미국과의 양자적 협의를 강화하면서도 유사입장그룹간 공조도 필수
다. AI 외교를 위한 ‘Tool-Kit 마련
◎ 향후, 양·다자 차원의 AI 주요 의제 논의, 국제협력 등 AI 에 관한 외교 수요가 점증할 것인바, 경쟁적 성격이 강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효율적 외교를 수행하기 위한 도구로 AI diplomacy tool-kit 마련이 시급
- EU, 캐나다, 호주 등은 AI 거버넌스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의 AI 전략정책, 자국 법제에 대한 홍보, AI 안전성 강화를 위한 이행조치, 글로벌 거버넌스를 위한 국제협력의 기조 등을 설명하는 AI diplomacy tool-kit 을 구비하여서 글로벌 아웃리치 강화
◎ AI Diplomacy tool-kit 은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요 의제인 신뢰구축조치, 투명성 강화조치의 일환으로 활용 가능
- 신기술 분야에서 거버넌스의 주요 의제인 신뢰구축조치의 경우, 국가전략정책의 공유, 최적관행의 공유, 위기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이행조치 등이 포함되는데, 상기 AI Diplomacy tool-kit 구비과정에서 효율적으로 이행 가능
라. 국내적 정책역량 강화
◎ AI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를 주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추세를 반영한 국내 정책 수립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역량강화가 요구
- 실제, 글로벌 AI 거버넌스는 분야별 워킹그룹이나 work stream 을 구분·연계하여 논의되고 있는바, 주요 AI 강국들은 상기 프로세스에 효율적으로 대응
- 이에 비해, 한국은 AI 분절적 대응에 그치고 있으며 표준화 및 규범경쟁에 있어 한계를 노출
- 국제적인 추세에 뒤쳐질 경우 오히려 국제적 표준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궁극적으로 AI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본래의 정책적 목표 달성도 제한
- 정책적 역량강화의 경우 관련 정책 실무자 및 이해관계자에 대한 아웃리치를 통해 인식 공유도 필요한 상황
◎ 기술혁신은 물론 총제적인 AI 혁신 차원에서 정책역량 강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전문가 네트워크 및 연구기관간 컨소시엄 구축이 필요
- AI 융합적 특성은 특정 분야의 역량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술, 군사안보, 정책 및 규범 분야간 융합연구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