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로이트가 발간한 월간 리포트에 게재된 내용을 소개한다.)
▣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의 Cap Rate의 활용
▶ 그런데 이 빌딩의 가격은 얼마지?
길을 걷다 보면 ‘서울에도 이렇게 멋진 건물들이 많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 번씩은 해보았을 것이다. 또한 뉴욕, 파리, 런던, 도쿄 등 세계 유명한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상업핵심지구라 할 수 있는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지역에 눈길을 끄는 멋진 건물들을 바라보며 ‘그런데, 이 빌딩의 가격은 얼마지?’ 라고 궁금해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주거 목적 부동산인 아파트의 경우에는 다수의 시장참여자 간의 수요, 공급의 원리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각자 알고 싶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네이버나 다음 등 인터넷 포털을 통해 한두 번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작게는 몇 십억 원에서 많게는 몇 천억 원까지 하는 오피스빌딩의 가격은 어떤 경제논리에 따라 결정되고 있을까?
오피스빌딩은 입지 및 권역, 규모, 교통, 임대료 수준, 임차인(Tenant) 현황, 공실률, 개발잠재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지만, 좀 더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경우 소위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 Cap Rate)이라는 부동산 투자 지표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의 Cap Rate는 대상 부동산이 산출하는 표준적인 순수익과 그 부동산 가격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이율로, 금융시장의 투자이율, 공채, 국채, 사채, 예금이율과 경쟁관계를 지니고 있어 경쟁적 시장에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예상 수익률을 반영하는 의미를 갖는다. 자! 이제 ‘Cap Rate’ 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 Cap Rate의 의미
Cap Rate란 부동산 가치 대비 순영업이익의 비율, 쉽게 풀어 쓰면 실제 부동산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임대소득과 이에 투자한 구입원가와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어떤 오피스빌딩을 100억 원에 사고 그 부동산에서 나오는 연간 임대순수익이 5억 원이라면 Cap Rate는 5%이다.
Cap Rate는 순영업이익(Net Operating Income, NOI: 공실 면적을 제외한 임대 면적으로부터 발생하는 유효총수입에서 관리비용을 공제한 후의 수익)을 부동산 매매가격으로 나눈 것인데 부동산의 투자가치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이다. 이 지표는 부동산 수익을 자본화하는 비율이라는 의미를 고려할 때, 부동산 실물시장(공간)과 자본시장(자산)을 연결하는 매개변수 역할을 한다. 즉, 임대료와 공실률을 의미하는 공간시장(Space Market)과 부동산 가격을 의미하는 자산시장(Asset Market)의 연계 구조에서 Cap Rate는 공간시장과 자본시장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Cap Rate = NOI / Value
한편, 최근 부동산 시장조사 기관인 메이트플러스(MatePlus)가 2015년 상반기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기준 오피스 매매 시장 Cap Rate는 1분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5.2%를 기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권역별로 보면 핵심 지역인 CBD, YBD, GBD를 제외한 기타 서울 지역의 Cap Rate는 7.9%로서 부동산 투자 리스크 프리미엄 때문에 핵심 지역 대비 Cap Rate가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미국의 부동산 시장조사 기관인 CBRE 리서치가 2015년에 발표한 ‘2014년 하반기 Cap Rate 조사’에 따르면 CBD권역 A클래스 기준 오피스빌딩의 Cap Rate는 5.53%로서 오피스빌딩의 경우 서울 지역 Cap Rate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변수들을 추가로 고려해야 하지만 Cap Rate 비율만 놓고 보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현재의 서울 오피스 시장은 시장규모, 공실률, 임대료 등 전반적인 투자환경 측면에서 미국과 비교해도 좀 더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고 볼 수 있다.
▶ Cap Rate 산정 방법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실제 오피스빌딩 시장참여자들은 다양한 지표들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가 많은 자산운용사의 경우 중요한 부동산 투자 지표로 자기자본수익률(ROE), 자본 내부수익률(Equity IRR), 프로젝트 내부수익률(Project IRR), 현금투자 수익률(Cash on Cash), 배당수익률, Equity Multiple 등 투자 목적과 투자 자본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비율을 활용하고 있지만, 리츠 및 펀드 투자 목적상 IRR 및 배당수익률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실제 리츠 및 펀드의 설립을 위한 수익률 분석 자문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상세한 수익 분석을 위해 현금흐름할인(Discounted Cash Flow, DCF) 분석을 수행하는 데 이때 Terminal Cap Rate를 활용해 리츠 및 펀드 운용 기간 이후 마지막 연도의 NOI로 재매각가를 환산하고 있다. 이처럼 Cap Rate의 활용도가 높고 중요한 투자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Cap Rate를 산정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한다.
첫째, 시장추출법이다. 이 방법은 시장에서 실제 거래된 오피스빌딩의 매매 가격을 순임대운영 수입으로 나누는 방법으로서 일반적으로 Cap Rate라고 하면 이 방법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투자분해법이다. 즉, 자기자본이 아닌 타인자본을 활용해 오피스빌딩을 구매할 경우, 자기자금과 차입금에 대한 수익률을 가중평균해 Cap Rate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셋째, 합성요소법은 Cap Rate 스프레드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무위험이자율(Risk-free Rate)에 부동산 투자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물가상승률 등을 함께 고려해 Cap Rate를 구하는 방법이다.
▶ Cap Rate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Cap Rate의 결정 요인은 특정 부동산의 물리적인 조건과 같은 미시적인 변수들과 거시경제 변수로 구분할 수 있다.
▶ Cap Rate의 한계
Cap Rate는 복잡하지 않고 누구나 이해하기가 쉬워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부동산 투자 평가법의 하나이지만, 여러 가지 이론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Cap Rate의 가장 큰 단점은 시간가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Cap Rate 산출식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특정 1개 연도의 순영업이익을 그 시점의 부동산 가치로 나누어 산정하기 때문에 화폐의 시간가치 등은 고려되지 않는다.
둘째, Cap Rate는 NOI 계산 방식에 있어 이론적으로 통일화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임대보증금이 높고 월 임대료가 낮은 경우와 임대보증금이 낮고 월 임대료가 높은 경우의 오피스빌딩 Cap Rate를 산정하려고 할 때, 임대보증금이 높은 경우 은행 이자율이 월 임대료율보다 낮다면 NOI가 낮아지게 되어 Cap Rate가 하락하는 등 임대 방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관리비 수익의 포함 여부에 대한 기준이 불투명하고, 비경상적, 비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입과 지출, 대규모 수선 등에 대한 비용을 어디까지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기준이 없다.
셋째, Cap Rate는 투자 구조, 즉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의 자본 구조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부동산 투자는 투자자별 재정 상태나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소위 레버리지 효과(타인자본 활용)를 통한 수익률 상승 여력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Cap Rate는 고려할 수 없다.
넷째, Cap Rate는 부동산 투자의 중요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동산 세금(Real Estate Tax) 효과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투자자가 개인일 경우와 법인일 경우 적용 세율이 다르며, 법인인 경우에도 조세특례율 적용으로 인해 법인 간에 한계 세율이 다를 수 있다. 본질적으로 투자자에게 귀속되는 현금흐름 관점에서 가치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측면에서 볼 때, 세금 효과를 별도로 고려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Cap Rate는 미래 부동산 가격 변화에 대한 고려가 없다. 다른 투자와 부동산 투자의 큰 차이점은 부동산의 가격 혹은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Cap Rate은 가격 상승으로 인한 투자수익률 증가를 계산하지 못한다.
▶ 시사점
부동산의 경우 각각의 투자 목적과 투자 형태, 자본 구조, 투자자 성향, 현금흐름, 가치 상승, 세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Cap Rate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있어 다른 오피스빌딩 거래 사례와 비교해 적절한 투자인지를 예비적으로 검증하는 용도로 실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투자 포트폴리오 간의 비교나 해외시장과의 비교에 있어서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으며 주식, 채권 등 자본시장의 흐름과 비교해 부동산 시장 과열 여부를 유추할 때에도 이 Cap Rate를 이용할 수 있다. 좋은 오피스빌딩을 적절한 가격에 사고 있는가? 알고 싶다면 다른 투자수익률 지표들과 함께 투자 위험에 따른 투자수익률 민감도 분석을 위한 중요한 바로미터인 Cap Rate를 적극 활용해보자.
■ 자료 출처: Deloitte Anjin Review, September 2015 No.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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