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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3년, 테러 확산의 추이와 현황, 그리고 그 의미 총정리

(※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정리한 『ISIS 3년, 현황과 전망: 테러 확산의 불안한 전조(前兆)』 보고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보고서는 서론에서 "최근 국가 간 갈등을 넘어서서 비국가 행위자로 인한 국제정세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범세계적 테러 확산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테러 빈발지역인 중동과 이슬람권을 넘어서서 유럽과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전체 596차례의 테러 공격으로 4,044명이 사망하는 등 테러의 빈도와 사상자수는 점증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범세계적 테러 확산의 한 축으로 ‘종교기반 급진주의’ 사상(religious radicalism)이 ‘폭력적 극단주의(violent extremism)’로 발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국제사회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보고서 발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추이 및 현황》

가. 태동 및 건국 선포: 알카에다에서 분기된 새로운 테러집단의 출현

■ 2014년 6월 29일 이슬람 급진주의 이념의 기치 하에 자칭 국가 건설을 천명한 ISIS는 이제 설립 선포 후 만(滿) 3년이 되었으며, 그간 무차별 살상과 테러행위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장테러 집단으로 알려짐.

■ 과거 살라피스트(Salafist) 전통주의 운동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이슬람 원리에 기반한 정치 운동이 존재해왔고, 때로는 역사적으로 사이드 꾸뜹(Sayyid Qutb)이나 하산 알반나(Hassan al-Bannah) 등 급진주의자의 영향을 받은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 al-Ikwhan al-Muslimun) 및 이에서 분기한 하마스(Hamas), 알카에다(Al-Qaeda) 등 폭력노선 이슬람 운동 및 테러집단이 있었으나 ‘운동(movement)’ 및 ‘집단(group, Jammat)’이 ‘국가(state, Wataniyyah)’를 선포한 사례는 ISIS가 사상 처음이었음.


■ 수니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노선이 사상의 근저에 자리한, 구체적으로는 알카에다의 9·11에 영향을 받아 태동한 ISIS는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 후, 권력을 박탈당한 기존 사담 후세인 정부의 전직 관료, 군인, 경찰들과 결합하여 막강한 반정부-반미 투쟁 집단으로 거듭남.
  • 여타 지역의 테러집단과는 달리 이라크 전쟁 이후 ISIS는 이념에 충실한 테러리스트 사상가와 국가 경영의 경험이 있는 노회한 사담의 잔당이 결합하면서 조직되었기에 투쟁의 노하우 및 현지 지형지물 숙지, 그리고 기존 수니파 부족 네트워크 등의 자산을 적극 활용, 미군과 시아파 정부의 안정화 작전에 최대 위협으로 작동함.
■ 시리아와 이라크 양국의 북부 지역을 장악한 ISIS는 각각 라까(Raqqa)와 모술(Mosul)을 실질적 수도로 운용하며 3년 동안 폭력 투쟁을 전개하면서 역내외 폭력적 극단주의의 대표적 세력으로 자리 잡았고, 시리아의 비극적 내전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함.
  •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정부와 ISIS 간 교전, 그리고 다수 저항 세력의 복잡한 갈등 전선이 심화되면서 2017년 상반기 현재까지 약 40만 명 내외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400만 명의 난민 및 700만 명의 국내 피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s, IDP)이 발생함.
  • 시리아와 이라크를 제외한 세계 각지의 29개국에서 170여 차례 이상의 테러를 실행하거나 영향을 미쳐, 2017년 상반기까지 최소 2,043명 이상의 사망자 및 다수 부상자를 발생시킴.
나. 확장 및 전개: 이념과 역사의 도구화를 통한 급속 성장 이후 교착 국면 도래

■ 2014년 하반기에 파죽지세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영역을 확보한 ISIS는 본격적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 2015년 시리아와 이라크 역외에 새로운 행정단위를 선포함.
  • 윌라얏(Wilayat)이라 불리는 지방 행정단위를 리비아, 이집트(시나이 반도), 나이지리아 및 아프가니스탄 등 정정이 불안한 지역에 설치, ISIS의 이슬람 칼리프 정치체제가 시리아와 이라크에만 국한되지 않고 상기 지역으로 영토가 확장되었음을 선포함.
  •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및 코카서스 지방에도 지부 설치를 선언했으나 실질적인 존재감은 없었음.
■ 2015년 상반기로 접어들면서 국제사회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ISIS의 강압적 지배 질서로 인한 현지 주민들의 민심 이반이 일어나면서 상황이 교착 국면으로 전개됨.
  • 2016년 이후 이라크 정부군의 전열 정비 및 라마디(Ramadi) 탈환 등이 이어지고, 모술에 대한 진격이 본격화되면서 ISIS의 영토는 축소되기 시작함.
■ 영토가 축소되는 상황이 지속되었으나 이는 곧 ISIS의 궤멸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기감이 확장되면서 해외출신 지하디스트들(Foreign Terrorist Fighters, FTF)의 유입이 지속되었고, 현지 폭력 상황은 점증하게 됨.
  • 최대 규모인 120개국 40,000명 이상의 FTF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적극 활동하면서 유례없는 범세계적 테러확전 가능성이 증가함.

다. 현재 상황: 이라크 거점 붕괴 수순 및 시리아 거점 약화 구도

■ 이라크 ISIS의 거점이었던 모술에 대한 이라크 정부군의 공격이 지속되고 있고, 조만간 정부군이 탈환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라크에서의 ISIS 영향력은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보임.
  • 확장세가 정점에 달했던 2014년 말, ISIS는 이라크 전체 인구의 19%에 해당하는 630만 명을 통치하며 전체 이라크 영토의 13%를 점령했었으나, 2017년 초 점령 지역은 전체 이라크 영토의 4%로, 인구는 110만 명(3%)으로 격감함.
  • 2016년 하반기부터 이라크 정규군의 대공세가 이루어져 라마디(Ramadi)와 팔루자(Falluja) 등 ISIS의 전략거점이 붕괴되면서 대부분의 지하디스트들은 산간 수니파 지역으로 흩어지거나, 일부 주요 세력은 시리아로 이동, 타국 거점 분산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짐.
■ 정부의 거버넌스가 확고하게 작동하고 정규군의 조직적인 역할이 가시화된 이라크와는 달리, 시리아의 상황은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여전히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바, 단기간 내에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음.
  • 시리아에서도 ISIS의 점령지역 축소는 유사하게 일어나, 2014년 시리아 전체 영토의 25%를 점령했던 것이 최근 16%로 줄어들었고 점령 인구도 33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감소했음.
  •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부를 견고하게 지원하고 있고, 미국은 수니파 아랍과 쿠르드 연합 온건 반군인 시리아 방위군(Syrian Defence Force, SDF)을 지원하며 이들 SDF가 라까 전선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음.
  • 미국의 SDF 지원은 쿠르드 분리주의 운동단체와 연계되었다는 의혹과 함께 터키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있고, 이에 따라 대ISIS 작전을 전개함에 있어서 터키의 전폭적 지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임.
  • 점령 면적과 인구가 격감했음에도 ISIS는 시리아 반군과 정부군 간 복잡한 역학관계로 인해 여전히 주요 거점 지역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착 국면은 최소한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
■ 무엇보다 유가하락, 점령지역 축소 및 인질납치 감소 등으로 인해 자금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시리아와 이라크 거점을 유지하며 최소한의 국가 형태를 갖추기 위한 추출 및 분배가 급격히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남.


■ 이라크에서의 위축, 시리아에서의 교착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ISIS 핵심 지도부는 내부 투쟁 역량을 결집시킴과 동시에 대테러전에 참가하는 국제동맹군의 집중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역외 테러 기획 실행에 나섬.
  • 이는 공포의 확산을 통해 국제 연대의 균열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흩어진 잠재적 지하디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 wolves)들에 대한 동기 부여를 통해 잠재적 지지층 및 테러리스트 세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임.
  • 2016년 7월 14일 밤 발생한 니스 테러에서 보듯 시리아, 이라크를 넘어서는 유럽 주요 도시 테러는 불가측성, 다양화 그리고 확장성이 나타난 바, 향후 세계 전역으로 확장되는 테러의 성격을 미리 가늠할 수 있게 함.
■ 전반적인 ISIS의 세력 약화는 3년간 지속된 국제사회의 공조에 노출되면서 거점 타격이 심각할 정도로 이루어진 것뿐만 아니라 유가 하락, 약탈 달러 소진, 점령지 축소로 인한 세금 강탈 규모 격감 등이 겹쳐져 조직 운영 경비에 심각한 곤란을 겪게 된 점에서도 기인함.
  • 국제사회는 역내 비밀 지원세력의 자금줄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고, 상기 수입원에 문제가 됨에 따라 4만 명에 달하는 FTF에게 지급하는 급여수준이 줄고, 점령지역 내 주민들에게 공급하던 기본적 복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민심 이반도 격화되는 분위기임.
■ 이러한 추세로 볼 때 결국 ISIS 집행부는 조직의 거점 이동 및 FTF 들의 본국 귀환을 추진하며 테러의 역외확산 및 테러분자의 전이를 통한 다음 단계의 폭력적 극단주의 투쟁을 염두에 두는 방향으로 전략을 이행해갈 것으로 전망됨.

《전망 및 함의》

가. 향후 전망: 테러의 노마드화(化)를 통한 범세계적 전이 위험 증대

(1) 거점 이동 및 확산 대상지역 접점 확보: 조직의 분산과 제5세대 테러의 등장

■ 국제 동맹군의 합동 작전으로 최소 6개월, 최장 1년 6개월 이내에 현존하는 ISIS의 조직은 이라크에서는 철수, 시리아에서는 형질변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시리아와 이라크의 핵심 지도부는 역량과 자산의 상당 부분을 정정 불안 지역(준 실패 국가 또는 취약국가)으로 이전시키려 할 것으로 보임.

■ 현재 역내 정정 불안 지역은 서쪽으로는 리비아 및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쪽으로는 예멘 그리고 동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이 자리 잡고 있으며, ISIS가 이들 국가들에 거점을 분산 이동시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음. (제2 동심원: 확산 거점지역)

■ 거점 이동뿐만 아니라 확산 대상 지역 접점을 확보하는 행보도 드러나고 있어 우려가 점증하는 바, 특히 대규모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은 프랑스, 영국, 벨기에 및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선전 네트워크가 현지 과격세력과 연계되어 언제든 제2, 제3의 브뤼셀, 파리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음. (제3 동심원 지역)
  • 독일 및 러시아와 같이 자국 내 과격 무슬림 공동체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어있지 않은 경우 오히려 이들 국민들의 해외 체류 시 테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음. (이집트 휴양지 발 러시아 메트로젯 격추사건 및 이스탄불 독일인 관광객 대상 테러 사건 등)

■ ISIS의 총 24개 행정 단위인 윌라얏이 자율성을 확보하며 각자의 거점으로 확산되어 나갈 경우, 과거 알카에다의 거점 이동 현상보다 더욱 폭력의 확산성이 가중되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됨.
  • 9·11 이후 부시 행정부에 의해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테러와의 전쟁은 알카에다 궤멸을 목표로 아프가니스탄에 본부를 둔 AQP (Al-Qaeda Prime)를 집중 타격했으나, 이들은 궤멸되는 대신 거점을 분산시켜, 알카에다 북아프리카(AQIM, Al-Qaeda in the Islamic Maghreb),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AQAP, Al-Qaeda in the Arabian Peninsula), 알카에다 이라크(AQI, Al-Qaeda in Iraq, 현 ISIS와 직접적 연계) 등으로 분기되었던 바 있음.

(2) 개인 테러 전이 현상의 본격화: 개인 테러분자의 확산

■ 조직 차원에서의 거점 이동 및 확산 대상 지역 접점 확보와는 별개로, 지난 3년간 시리아-이라크에서 투쟁에 참여했던 지하디스트 즉 FTF의 본국 귀환이 예상되는 바, 이들의 귀환은 향후 대테러정책에 있어 심각한 위해요소가 될 가능성이 큼.
  • 4만 명 중 다수가 귀환할 경우 튀니지(3,000명), 사우디아라비아(2,500명), 요르단(1,500명) 및 모로코(1,500명) 등 역내에서 비교적 정세가 안정적인 국가들이 일시에 테러 확산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며 이는 중동 전체가 불안정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될 위험성을 높이게 됨.
  • 이들의 귀환은 유럽 주요 국가들도 위협에 노출시켜 기존 테러가 빈발하고 있는 프랑스, 벨기에, 영국 및 독일은 물론 러시아 연방 내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갈등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
■ 2016년 및 2017년 발생한 일련의 테러의 경우, 중화기 및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정밀 폭발장치 사용은 거의 없었으며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조악하게 조립하여 테러에 사용할 수 있는 급조폭발물(Improvised Explosive Device, IED), 소총 등의 경화기의 사용 및 심지어는 빌린 트럭으로 다중밀집지역을 질주하면서도 살상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하시라도 개인 차원의 소프트타깃 테러가 가능하다는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음.
  • 3년 넘게 전장에서 극한투쟁을 했던 테러리스트들이 귀환해서 본격적인 폭력행위나 조직구성에 나설 경우 해당 국가의 안보위협은 물론 역내외 확산 가능성도 높이게 됨.
■ FTF가 많이 발생한 주요 국가들은 긴장도를 높이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개인의 행적을 일일이 추적하여 검속하는 것은 용이한 작업이 아니며, 국제공조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최근 국제정세는 국제 협력이나 공조보다는 개별 국가 중심의 고립주의 경향성이 강화되고 있어 공동대응에 어려움이 있음.

(3) 국제사회의 공조 대응 약화 가능성: 더 위험해진 세상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와 고립주의 대외정책 방향성을 천명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및 유럽 전역에서 고조되었던 극우 정파의 약진 등 일련의 현상으로 인해, 대테러 공조는 더욱 어려워지는 추세였음.

■ 내전의 지속, 테러의 확산 그리고 이로 인한 난민의 대량 발생으로 인해 유럽이 불안해지면서 난민 유입이 차단되고 쉥겐 조약으로 대표되는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에도 제약이 가해지자 유럽 각국은 일종의 ‘격리화’(compartmentalization) 현상을 경험하고 있음.

■ 그러나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공조에 기반한 굿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난민 발생지역이나 테러 발생 위험지역에 대한 개발 및 안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최근의 격리화, 고립화 현상은 장기적으로 위험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농후함.

■ 테러의 확산을 저지하고, 장기적 안정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동지역 주요 국가(제1 동심원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들 터키, 이집트, 사우디, 이란 등이 공조하여 폭력적 극단주의를 봉쇄해야 하나 최근 중동정세는 이들을 제어해야 할 주도 세력 간 갈등이 심화되는 형국임.

(4) 이라크 안정화 문제 재부상: 종파-종족 갈등의 내연 (內燃) 증가

■ 이라크에서 모술을 비롯한 ISIS 거점이 정부군에게 수복되고 영토 전역에서 ISIS가 궤멸된 이후 이라크의 수니-시아-쿠르드 간 고전적인 갈등 국면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높음.

■ 비록 수니파 과격주의 집단인 ISIS가 패퇴했다고는 해도, 나라를 시아파에게 빼앗겼다는 구 바트(Ba’ath) 잔당들의 분노는 여전히 상존하므로, 새로운 형태의 저항집단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음.
  •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당시 전투에서는 압도적인 미국의 화력으로 단기간 내 승리하였으나, 이후 전개된 안정화 작전에서 수니파들의 무장 투쟁(insurgency)이 끊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중동 전역의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향후 이라크의 안정적 정치질서 확립 과정은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될 것임.
  • 그러나 2003년 당시에는 미국의 지원이 있었고, 쿠르드의 독립 시도도 크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었던 반면 현재는 미군이 공식적으로 철수했고, 쿠르드 자치정부(Kurdistan Regional Government)는 준독립을 공개적으로 추구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하지 않음.
■ 이라크의 정정(政情) 불안 악화는 2003년 이후 알카에다가 ISIS로 전환되는 과정의 반복 수순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기시감(déjà vu)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공조가 절실한 상황임.

나. ISIS 현상의 함의

(1) 이슬람 대의의 구축 및 전파: ‘움마’ 국가 내러티브의 확산

■ 비록 약세 국면이 지속되어 궁극적으로 ISIS 조직이 해체 수순으로 전개된다고 해도, 현상 자체는 오히려 형태를 바꾸어가며 지속, 격화될 것으로 예상됨.
  • 배경으로는 찬란한 지중해 문명을 구가했던 아랍과 이슬람 문화 공동체의 역사가 서구 문명권에 주도권을 빼앗긴 데 대한 분노로 작동하는 오랜 인지적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현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이슬람의 힘으로 극복하여야 한다는 이슬람 대의(Islam cause)가 ISIS를 통해 전파, 확산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임.
■ 알카에다를 비롯한 기존의 이슬람 준거 극단주의 운동들은 모두 비밀 결사에 의한 ‘그들만의’ 은둔형 그룹이었으나, ISIS의 경우 이슬람에서 상정하는 궁극적 공동체 움마(Ummah)를 이 땅에서 ‘국가’ 형태로 구현, 수립했음을 선포하면서 전 세계 각처에서 이에 동조하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FTF가 규합됨.

■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국가수립 선포는 7세기 정통 칼리프의 시대를 21세기에 재현한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써, 소위 서구식 근대국민국가, 세속국가체제가 아닌 이슬람 본원의 국가 형태를 7세기 칼리프 체제의 원형에 따라 재건해야만 제대로 된 이상적 정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음을 천명함.
  • 이에 동조하는 이슬람권 내 젊은 청년들은 향후 ISIS 이념과 정통 칼리프 정치 체제를 동일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폭력, 이념, 극단성으로 규정되는 ISIS 부류의 이념이 이슬람 공동체 움마를 결성하는 유일한 수단이라 믿게 될 것으로 보임.
■ 따라서 극단주의에 기반한 이러한 ‘움마’ 건설 내러티브의 시대착오적 폐해와 오류를 분석하여 전파하는 대항 내러티브의 구성과 확산이 시급한 과제임.

(2) 초국경적 테러 확산 (Diffusion)의 본격화

■ ISIS 현상은 동심원적 테러 구조로 설명될 수 있으며, 시리아-이라크를 거점으로 하는 자칭 ‘국가’를 중심으로 중동 및 서남아 지역 테러를 확산시키고, 나아가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역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됨.

■ 일종의 FTF Alumni가 조성되면서 세계 각지에 테러 유경험자들이 흩어져 비밀 네트워크를 결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에 따라 집단 단위의 대테러 정보 획득에 상당부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

■ 확산 인프라 면에서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ICT 활용 기법이 이미 ISIS 대원들에게 익숙하게 전파되었고, 그들이 무차별 살포하는 온라인 매거진 등의 발간물 수준 역시 디자인과 내용 면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어서 향후 이러한 정보통신 네트워크 활용이 더욱 파편화되고 세포 단위로 확산될 경우 국경을 무의미하게 하는 확산이 가시화될 것임.

■ 콘텐츠 면에서도 금번 ISIS 현상이 나타냈듯, 다양한 프로파간다와 내러티브를 구성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테러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사례로 볼 때, 향후 테러리즘과 관련된 홍보와 설득수단의 개발과 전파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
  • 여전히 이슬람 대의가 존재함에 따라, 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재건을 통한 과거 영화(榮華)의 회복, 그리고 이를 위한 강력한 폭력 투쟁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들이 계속 생산될 경우 ISIS 2.0의 도래는 예상외로 빠르게 올 수 있음.
(3) 유사 세력의 다발적 등장 가능성

■ 시리아와 이라크 거점이 점차 약화되고 거점 이동 및 개인의 확산이 가속화되면 당분간 ISIS의 상징물과 깃발의 등장 빈도는 줄어들 수 있으나, 이동한 거점 지역에서의 토착화와 맥락화가 이루어질 경우 더욱 파괴력을 갖는 유사세력으로 변형되어 나타날 수 있음.

■ 이미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이집트 시나이반도 및 나이지리아 등에서 유사세력이 ISIS의 이념에 동조하고 충성을 서약하며 동일한 노선의 폭력투쟁을 시작했고, 이러한 현상은 다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으로 확산되는 경향성을 나타내고 있음.

■ 특히 유럽 국가 중 프랑스와 벨기에 및 영국 등 이슬람권 이민 공동체가 활성화되어 있는 국가의 경우 이민 2, 3세 그룹 중 ISIS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폭력 전술을 받아들여 유사한 소그룹을 구성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향후 이러한 움직임 차단이 대테러전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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