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뉴스레터 독자들에게 배포된 내용)
고용 통계는 한국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편이었다. 통계의 특성상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고 학사일정이나 큰 조직들의 공채 일정 등에 따른 계절성이 심한 것이 한 가지 이유였다. 경직된 노동 관행 때문에 단기간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것도 또 한 가지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고용 통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급기야 지난주 7월 지표가 발표되자 정부가 긴급 회의를 열었고 금융시장도 제법 크게 반응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단기 국고채 수익률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금리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견해가 확산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올해 들어 악화하기 시작한 고용 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정책적 변화를 줘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부는 인구 구조 변화와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그리고 최근 추세에 따른 기술적 반작용 등을 지목하고 있지만 지지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7월 고용 동향 지표를 포함해 최근 지표에서 나타난 몇 가지 특징을 그래프로 만들어 정리한 것이다. 이 그래프들은 모두 통계청에서 발표한 분기별, 계절조정 통계를 사용했으며 3분기는 7월 지표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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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취업자 수 계절조정 현황이다. 통상 정부가 언급하고 언론도 주로 보도하는 통계는 취업자 수 전년 동기 대비 증감이다. 즉 7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5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할 때 인용한 것이 바로 이 통계다. 하지만 전년 대비 증감도 한계가 있고 일시적 요인 등이 왜곡할 때가 있다. 위 그림은 계절조정 취업자 수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필요 없이 그냥 그때그때 추세를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 계절조정 기준 취업자 수는 올해 1분기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계절조정 통계는 전기 대비 변화 추이를 보여주기에 추세 파악에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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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임금근로자 및 비임금근로자 취업자 수 계절조정치 현황이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봉사자를 더한 분류다. 비임금근로자 취업자 수는 추세적으로 2014년 3분기 이후 감소해 왔으며 2016년 잠시 증가했으나 이후 다시 완만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추세는 올해 들어 다소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효과로 보기 어렵다고 하고 있으나, 어쨌든 비임금근로자 취업자 수 감소세는 최근 가팔라지고 있다. 임금근로자 취업자 수는 지난해 2분기부터 증가가 멈춘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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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계절조정 고용률 추세 그림이다. 앞에서 취업자 수가 올해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를 소개했다. 그런데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고용률은 올해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든 아니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발효한 직후부터 고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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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소개 고용률을 나이대별로 나눈 모습이다. 30, 40, 50대는 좌축, 29세 이하와 60세 이상은 각각 우축이다. 이 그림에서는 한가지 흥미로운 특징이 눈에 띈다. 그토록 청년 고용 문제가 심각하다며 위기감까지 조성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에는 청년층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청년 고용 문제가 심각하며 그것이 당면 경제 과제 중 으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조금 다르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하는 30대, 40대의 고용률이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이런 저런 이유로 노후 경제활동을 하기를 원하는 60대 이상 인구의 고용률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50대 고용률도 하락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정확한 통계에 기초하지 않고 언론이 제기하는, 정치권이 제기하는 주장에 휘둘린 결과라면 반성할 부분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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