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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특징 및 영향 정리

(※ 금융연구원 보고서 내용 중 주요 부분)
《요약》
□ 디지털 결제수단이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신뢰성이 높고 효율적인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임
□ 캐나다와 싱가포르에서는 도매용 디지털토큰을 이용하여 효율적인 차세대 거액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현금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스웨덴에서는 누구나 사용가능한 소매용 CBDC 도입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
□ 도매용 디지털토큰의 경우 중앙은행과 은행의 자산규모 및 구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소매용 CBDC는 통화정책, 지급결제 및 금융안정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임
□ 소매용 CBDC 도입은 우선 현금을 대체하는 공신력 있고 편리한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을 제공하고 통화정책의 유효성도 전반적으로 제고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됨
□ 반면 예금을 기반으로 한 은행 자금중개기능이 위축될 우려가 있고, 은행예금이 무위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쉽게 교환가능하게 됨에 따라 디지털런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등 잠재적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음
□ 향후 주요국에서 CBDC 발행 및 사용이 보편화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우리나라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CBDC 도입 여부 및 형태 등을 검토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등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음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출처: www.opengovasia.com)
지난 몇 해에 걸쳐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새로운 지급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등 투자광풍이 분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가상통화가 화폐라기보다는 교환의 매개수단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는 투기자산이라는 것이 국내외 학계 및 정책당국의 전반적인 평가이다. 즉, 가상통화는 사전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공급량에 따른 높은 가격 변동성과 非법정화폐라는 특성에서 비롯된 공신력 결여로 범용성을 가진 화폐로 기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혹은 전자적 결제수단이 가지는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신뢰성이 높고 효율적인 지급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본고에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형태가 가능한지를 살펴보고, 현재 주요국에서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연구 및 프로젝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실제로 도입될 경우 통화정책, 지급결제 및 금융안정 등에 미치게 될 영향과 시사점도 도출해 보고자 한다.

《CBDC의 정의 및 형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지폐나 주화와 같은 실물 명목화폐(physical fiat currency)를 대체하거나 보완 사용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명목화폐(electronic fiat currency)로 정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자적 형태의 중앙은행 화폐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일반 개인들은 체감하지 못하지만, 중앙은행 내에 예치된 은행의 지급준비금 혹은 결제계좌의 잔액은 이미 계정형의 전자적 화폐 형태로 운용되어 왔다.

이와 같은 중앙은행 내의 계정 개설은 전통적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일부 금융기관 등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왔으며, 개인을 포함한 민간경제주제들은 누구에게나 사용이 허용되는 실물 명목화폐의 형태로만 중앙은행 화폐를 보유해 왔다. 그러나 최근 스웨덴과 같이 현금 사용이 빠르게 축소되는 국가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향후 실물 명목화폐가 사라지게 되면 민간경제주체들은 더 이상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를 사용하거나 보유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누구나 사용 가능한 형태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새로 발행하여 민간경제주체들이 계속 중앙은행 발행 화폐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의 여부가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발행 가능한 CBDC의 형태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CBDC는 지급결제의 집중 혹은 분산 형태에 따라 중앙은행에 직접 계좌가 개설된 계정형과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전자적 토큰 형태로 거래되는 디지털 토큰으로 구분된다. 범용성 여부에 따라 계정형 CBDC는 다시 은행을 비롯한 제한된 금융기관만 사용가능한 지불준비금계좌와 모든 일반에게 개방되는 개인예치계좌(DCA: Deposited Currency Account)로 나눌 수 있으며, 중앙은행 디지털 토큰도 금융 기관 간의 대규모 지급결제에 사용되는 도매용 디지털 토큰과 일반인들이 소액거래 등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소매용 디지털 토큰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요국의 CBDC 관련 프로젝트 및 논의내용》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CBDC 관련 논의 및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첫 번째는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차세대 거액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분산원장기술(DLT: Distributed Ledger Techonology)에 기반한 도매용 중앙은행 디지털토큰을 어떻게 도입•적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도매용 CBDC인 CADcoin 개념을 도입하고,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총액결제(RTGS: Real Time Gross Settlement)와 증권청산결제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구축하는 Jasper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Jasper 체제에서는 중앙은행이 매일 업무 개시 시점에 지급준비금의 일부를 별도의 계정으로 이관한 뒤,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예탁증서(DDR: Digital Depository Receipt) 방식을 통해 동일 금액만큼의 디지털토큰인 CADcoin을 발행하며 업무시간 종료 시점에 당일 발행 CADcoin을 다시 환수하게 된다. 

은행은 매일 업무개시 시 동일 금액의 지급준비금을 CADcoin으로 교환한 후, 이를 CADcoin 시스템에 가입한 여타 은행과의 거액 결제 시 사용하게 된 다. Jasper 프로젝트는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가 분산원장기술 방식을 통해 은행 등 금융기관 간에 거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 의의가 있으나, 캐나다 중앙은행이 실제로 CADcoin을 도입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MAS(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도 캐나다의 CADcoin과 유사한 방 식으로 디지털 싱가포르 달러(Digital SGD)를 발행하고 새로운 거액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Ubi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CADcoin보다 진일보하여 Ubin 체제에서는 은행이 업무시간 중 언제라도 중앙은행 디지털토큰인 디지털 SGD를 매입하거나 지급준비금으로 환매할 수 있으며, 익일까지도 분산원장에 보관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Ubin 프로젝트는 실시간 거액결제 및 증권청산결제 시스템 실험모형 구축을 마무리하고, 캐나다 중앙은행, 영란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외환동시결제시스템 구축 연구로 확대•진행되고 있다.

CBDC와 관련된 두 번째 논의 방향은 향후 현금 없는 경제(cashless economy)에 대비하여 누구나 사용가능한 소매용 CBDC를 어떤 형태로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중앙은행 소매용 디지털토큰의 대표적인 형태는 Fedcoin으로 Koning(2014, 2016)에 의해 개념이 도입되었다. Koning에 따르면 미 연준이 직접 가상통화(cryptocurrency)인 Fedcoin을 발행하여 미 달러화와 1:1 비율로 교환해주는 것을 보장하며, 사전적으로 발행량이 고정되어 있는 비트코인 등과는 달리 현금과 유사하게 소비자의 보유 수요에 맞추어 발행됨에 따라 Fedcoin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게 된다. 

현금과 마찬가지로 Fedcoin의 발행은 중앙은행에 의해 독점적으로 이루어지나 거래 시에는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는 분산된(decentralized)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Fedcoin은 현금 및 지급준비금과 더불어 본원통화를 구성하는 제3의 공식적 통화(sovereign currency)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한편, 현금 사용이 급격하게 축소되면서 이를 대체할 CBDC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스웨덴도 개인의 소매 결제용 디지털화폐인 e-Krona 발행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Riksbank는 e-Krona가 계정형 혹은 토큰형으로 모두 발행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발행 여부 및 구체적인 발행 형태 등은 e-Krona 프로젝트가 종결되는 2019년 하반기 이후에 결정될 예정이다. 

e-Krona의 발행규모 역시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결정되며, 온/ 오프라인 상거래 지급결제 및 송금 시 등에 실시간으로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계정형 e-Krona는 은행예금과 유사한 방식으로 지급결제 기능을 수행하며 익명성(anonymity)은 보장되지 않는 반면, 토큰형 e-Krona는 카드 혹은 휴대폰 등에 선불로 충전하여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나 자금세탁 방지 등을 위해 일정금액 이하의 거래에서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CBDC의 공급 메커니즘》

캐나다의 CADcoin 및 싱가포르의 디지털 SGD와 같은 도매용 디지털토큰의 경우 발행 및 환수 과정에서 명목통화인 지급준비금과 1:1로 교환됨에 따라 중앙은행 및 은행의 자산규모와 자산구성에 변화가 없게 된다. 반면 누구나 사용 가능한 소매용 CBDC의 도입은 은행예금을 대제하는 정도에 따라 통화량뿐만 아니라 중앙은행과 민간 은행 간의 역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Fedcoin 및 e-Krona와 같은 소매용 CBDC는 중앙은행이 개인에게 직접 발행할 수도 있으나, 주 로 은행과 같은 지정 대리기관에서 현금 혹은 예금과의 교환을 통해 발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은행 민간경제주제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CBDC로 교환하는 경우에는 신규로 CBDC가 발행되고 교환된 동일 금액만큼의 기존 현금은 중앙은행으로 환수되게 된다. 즉, 중앙은행 발행 기존 실물명목화폐가 CBDC로 교체될 뿐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반면, 은행 예금이 CBDC로 교환될 경우에는 신규로 CBDC가 발행되고 중앙은행에 예치한 해당 은행의 지급준비금에서 동일금액 만큼이 차감되게 된다. 이에 지준이 부족해진 은행들은 축소된 예금만큼 대출을 회수하거나 보유 채권 등 자산을 매각하여 지준부족분을 메우게 된다. 이와 같이 CBDC가 은행 예금  대체할수록 은행의 대출 등 자산규모가 축소되고 전통적 자금중개기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한편 은행들의 지준부족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기거나 혹은 은행 대출 축소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국공채 매입 혹은 담보대출을 통해 은행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경우 중앙은행의 자산규모는 커지게 된다. 이와 같이 CBDC가 은행 예금을 대체하는 폭이 커질수록 중앙은행은 종전과 동일한 정책효과를 거두기 위해 본원통화 공급규모를 늘려야하는 등 확대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매용 디지털토큰은 은행을 대상으로 명목화폐인 지급준비금과의 교환을 통해 발행되기 때문에 통화량 및 통화정책에 새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반면 모든 경제주제가 사용 가능한 소매용 CBDC가 발행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수단 및 유효성 제고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앙은행이 비은행 민간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직접 화폐 발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의 새로운 수단이 생기게 된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 행에서 은행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양적완화 정책과 유사한 방식으로, 중앙은행이 직접 비은행 민간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국공채를 매입하고 화폐를 발행하여 본원통화 공급을 증가시길 수 있는 새로운 정책수단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CBDC에 이자를 지급하게 되면 새로운 금리체계가 형성되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이 CBDC에 지급하는 금리는 기준금리 혹은 무위험이자율에서 CBDC가 제공하는 편익만큼을 차감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BDC 금리 수준이 결정되면, 은행 예금금리는 예금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것 외에도 예금이 CBDC로 대체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CBDC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경우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이 자금시장에서의 금리 변동을 통해 예금금리 수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 CBDC의 도입으로 은행 예금금리는 기존 간접적 경로 외에도 CBDC 금리 변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어 금리정책의 유효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BDC 금리는正(+) 뿐만 아니라負(-)의 이자 부과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수행 과정에서 보다 원활하게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CBDC가 은행예금을 대제하는 폭이 커질수록 예금을 기반으로 한 은행의 자금중개 및 통화 창출 기능이 약화되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실물경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적정 통화량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보다 많은 본원통화를 공급하고 보유자산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효율성은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급결제에 미치는 영향》

누구나 사용 가능한 소매용 CBDC의 도입은 중앙은행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편리하고 안전한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이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스웨덴처럼 현금 수요가 급격히 축소되어 궁극적으로는 실물명목화폐가 사라질 상황에 처한 국가의 경우 CBDC의 도입은 소매 지급결제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용 미비 등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개인의 경우 실물명목화폐인 현금이 퇴장하더라도 CBDC를 통해 안정적인 지급결제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현금 없는 경제에서 민간이 제공하는 전자적 지급수단에 시스템 상의 장애 혹은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에도 CBDC는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 및 복원성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새로운 도매용 CBDC 도입 논의는 소매용 CBDC의 경우처럼 새로운 결제수단을 제공한다기보다는 차세대 거액지급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새로운 기술 적용 가능성 및 효율성 제고 모색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주요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시간 거액지급결제시스템(RTGS)은 기술주기(technological life cycle) 상으로 보면 향후 신기술에 기반한 차세대 지급결제시스템으로의 교체 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있다. 도매용 디지털 토큰 형태의 CBDC 도입 논의는 기존 거액결제시스템을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여 보다 저비용•고효율적인 결제시스템으로 새롭게 구축 가능한지에 대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캐나다의 Jasper 및 싱가포르의 Ubin 프로젝트는 공증인(notary) 체제를 도입하여 기존의 에너지 소모적(energy-consuming)이고 복잡한 블록체인 검증 절차를 대폭 개선하고 결제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였다. 아울러 분산원장기술에 기반하여 결제유동성 절감기능(liquidity saving mechanism)을 효율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지급결제 시 유동성 위험도 축소하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CBDC 도입에 따른 잠재적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CBDC의 도입으로 예금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경우 은행들은 수익성이 저하되거나 수익성 보전을 위해 고위험 대출을 증가시카는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운용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 중앙은행의 경우도 보유자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보다 위험한 자산으로 보유자산 종류가 다양화될 가능성이 있어 중앙은행 보유자산 위험관리가 중요하게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사이버공격으로부터의 안전성 등도 아직까지 완전히 입증되지 않아 향후 CBDC가 도입될 경우 새로운 잠재적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도 마련될 필요가 있겠다.

한편, 은행예금이 무위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쉽게 교환 가능하게 됨에 따라 뱅크런과 유사한 소위 디지털런(digital run)의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우려가 있다. 은행을 직접 방문하여 예금을 현금(실물명목화폐)으로 인출할 필요 없이 적은 비용으로 보다 신속하고 대규모로 예금을 CBDC(전자명목화폐)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해 짐에 따라 동일한 금융불안 혹은 리스크 발생 시에도 디지털런의 발생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맺음말》

현재 주요국에서는 현금 없는 경제에 대비한 소매용 CBDC 도입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차세대 거액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도매용 디지털토큰 적용 가능성 차원에서 CBDC 관련 논의 및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향후 CBDC의 도입은 현금 수요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스웨덴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소매용 CBDC가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실제로 CBDC가 어느 정도 기존 현금과 은행예금 등을 대체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CBDC가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이자도 지급되는 매력적인 지급 및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식되어 CBDC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록 통화정책, 지급결제 등 금융부문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상당수의 국가에서는 현금에 대한 수요가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어 현금 없는 경제에 대비한 소매용 CBDC 도입은 시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민간부문이 제공하는 전자적 혹은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이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소매용 CBDC 도입에 따른 추가적인 편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또한 소매용뿐만 아니라 도매용 CBDC를 실제 운용하기 위한 기술 및 시스템 상의 안정성을 완전히 입증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와 같이 향후 주요국에서 CBDC 발행 및 사용이 보편화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CBDC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 소매용 CBDC의 경우 도입에 따른 장점뿐만 아니라 잠재적 부작용까지 면밀히 분석하여 도입 여부 및 형태를 검토하고, 도매용 디지털 토큰의 경우에도 차세대 거액결제시스템 기반 구축 차원에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확대 적용 가능성을 실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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