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발간한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미중 군사경쟁』 보고서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보고서가 방대한 분량이어서 블로그 운영자의 관심 내용만 발췌했다. 보고서 전문은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다.)
《중국의 해양 전략》
(사진 출처: www.cfr.org) |
중국은 1980년대 후반 이후 기본적으로 ‘적극적 근해 방어’를 목표로 한 해양 전략을 추구해 왔다. 이에 더해, 중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원해 작전’ 능력 강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추진해 왔다.
냉전 기간, 중국은 ‘연안 방어’를 목표로 한 소극적인 해양 전략을 추구했다. 경제적, 기술적 한계로 인해 작은 고속 초계정 위주의 해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던 중국은 12해리 정도까지의 중국 연안을 외부 침공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러한 해양 전략은 사실상 상륙작전을 저지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특히, 중국 해군은 1960년대 후반 이후 소련의 위협이 증대되면서 지상에서 지구전을 벌이는 경우 해안을 통한 소련의 동시 공격 가능성을 상정하고 연안에서 상륙작전을 거부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설정하고 있었다.
중국은 18,000km에 달하는 긴 해안을 방어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보하이(渤海) 해협과 대만 해협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특정 해협과 수로 및 침공 루트를 방어하기 위한 해군 전력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1980년대까지 단일 기능을 갖고 있고 작전 반경과 작전 지속능력은 제한적이지만 빠른 속도를 가진 소형 미사일·어뢰 함정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이 시기 중국은 지형 등을 활용해 함정을 은폐한 후 지상 기반 정보와 화력의 지원을 받아 다방면에서 다수의 함정이 기습 공격을 수행하는 기본 전술을 채택했다.
1980년대 후반, 중국 해군은 근해를 방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 보다 적극적인 거부 전략으로 전환했다. 당시 해군 사령관이었던 류화칭(劉華淸)은 보다 효과적인 해양 방어를 위해서는 중국 해군이 근해로 나아가 전진 방어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적극적 근해 방어’ 전략으로의 전환을 주도했다. 소련 위협의 감소와 기술력의 증대와 함께, 중국 지도부는 1987년 경 새로운 전략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
근해는 류화칭에 의해 설정된 쿠릴 열도-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으로 연결되는 ‘제1도련선’과 주변 해역 그리고 북태평양 해역을 포함한다. ‘적극적 근해 방어’ 전략은 근해에서의 통제력을 강화해 적의 침공을 방어하고, 전시에 주요 해상교통로(Sea Lanes of Communication: SLOC)를 보호하고, 대만 및 해양 분쟁 영토를 확보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추구한다.
따라서 이 전략은 주요 연안의 특정한 지점에서 적의 상륙작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동 작전을 통해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적의 접근을 거부하는 것을 작전 목표로 한다. 중국 해군의 근해 방어 전략은 주변지역으로의 미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진입 시 미군이 작전을 자유롭게 수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국의 군사전략인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Area Denial: A2/AD) 전략의 핵심적 요소가 되어 왔다.
‘적극적 근해 방어’ 전략은 필요한 시간 동안 근해의 주요 작전 지역과 주요 해상교통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새로운 해양 전략의 채택 후에도 상당 기간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군력 증강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1996년의 대만 해협 위기는 해군력 증강의 강력한 동기를 제공했다. 우선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의 상륙작전을 위한 해양 통제 능력을 발전시키는데 집중했다. 이후 대만 해협에서의 해양 통제를 넘어서 근해 전체에서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력을 강화해 왔다.
한편, 함선의 스텔스 디자인, 디젤 가스 추진 시스템, 잠수함의 저소음 추진 기술 및 재료, 데이터 링크에 기초한 전투지휘체계,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수직발사시스템 기반 대공미사일 체계, 근접 방어 무기 체계 등에 있어서의 기술적 진전이 근해 방어 전략에 기초한 전력 강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를 기초로 중국은 1990년대 후반 이후 더 크고, 작전 반경이 넓고, 작전 지속 능력이 더 좋고, 더 효율적인 전투 체계를 갖추고, 더 큰 방어 및 공격 능력을 가진 전투함과 잠수함을 발전시켜 왔다.
중국은 여전히 기본적으로 ‘근해 방어’ 전략을 채택하고 있지만, 동시에 2000년대 이후 점차 원해 작전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2015년 중국 방위백서는 “인민해방군 해군은 점차 초점을 ‘근해 방어’에서 ‘근해 방어’와 ‘원해 보호’의 결합으로 이동할 것이다”라고 명시했다.
대양 해군 건설의 전략적 비전은 이미 류화칭에 의해 제시되었다. 그는 만약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이 강화된다면 중국 해군이 작전 반경을 일본 북부 마리아나 제도-괌-남태평양으로 연결되는 “제2도련선”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원해 방어의 비전은 2001년 장쩌민 주석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장기 목표로 설정되었다.
중국이 원해 작전 능력을 발전시키는 배후에는 일련의 연관된 동기들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의 성장은 자연히 해외에서 보호해야 할 이익의 확대를 가져왔다. 특히 중국은 교역 상품의 95%를 해양 수송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주요 해상교통로의 취약성을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고 이를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해양 전력 건설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근본적으로 중국지도부는 주적인 미국에 대항해 자신의 안보를 강화시키기 위해 장기적으로 원양 작전 능력을 강화할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군사작전 측면에서, 중국의 해안선은 방어하기에 너무 넓다. 좀 더 전진된 위치에서 근해 방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황해,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중국이 취약성을 갖고 있는 전장이다. 근해에서 원해로 나갈 수 있는 협소한 출구들만이 존재하고 이 출구들은 미국과 우방국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중국의 전략가들은 사실상 부분적으로 봉쇄된 근해의 전장에서 최강의 미 해군을 상대로 효과적인 기동전을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기술적 능력의 증대와 함께 중국 해군은 공세적 작전과 보다 효과적인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원해 작전 능력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키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지도부는 원양 작전 능력 증강을 통해 전진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최소한 서태평양 지역의 제해권을 장악하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 해양국가인 미국으로부터 오는 상황에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최소한 근해로의 미국의 접근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 왔다. 이를 통해, 중국은 거부 능력의 강화를 통해 대규모 분쟁 시 해상을 통한 증원과 보급을 해야 하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의 신뢰성을 약화시키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근해에서 미국의 접근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킨다면, 중국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동맹 체제를 무력화시키고 미국의 대중 견제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중국은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패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지도부가 지역패권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제해권을 확보해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거하고, 최소한 대등한 해군력을 발전시켜 미국을 억제하기 위해 원양 해군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세력균형의 논리에 기초해, 중국은 기동 작전에 제약이 큰 근해를 벗어나 미군의 배후를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원해작전 능력을 발전시켜 서태평양에서의 해양지배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양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은 항공모함 2척을 진수해 운용 및 설계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고, 좀 더 조용한 원자력 잠수함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중국 해군은 점차 관심을 수상함과 잠수함으로 구성된 소규모 전단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한편, 원양 작전에 필수적인 병참 및 해양 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해상 보급선을 증강하고,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확보하는 등 해외 기지와 거점을 확보하는데 점차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해군력 균형 평가》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해양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양적으로 미국 해군의 총 톤수는 중국의 총 톤수와 비교할 때 세 배에 달한다. 가장 강력한 해양 전력인 항공모함, 구축함, 순양함, 잠수함 전력에 있어서도 미국은 전체적으로 확고한 수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표 1 참조).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력만 계산하면 수적 우위가 줄어들지만, 대규모 전쟁 상황에서는 다른 지역에 배치된 미국 함정의 상당수가 태평양 지역으로 이전될 것이다.
기술 집약적인 성격을 가진 현대의 해군력 간의 해전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질적 우위이다. 미 해군은 확고한 질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세계적으로 그리고 태평양에서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재해권의 핵심은 항공모함 전단이다. 항공모함과 호위함들은 항공기와 미사일 그리고 잠수함 공격에 대한 강력한 방어력과 전자전 능력을 갖고 있고,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F-35 전투기들은 1,500km 작전 반경에서 어떠한 수상함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최근 사거리가 늘어난 중국의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집중 공격이 이루어지는 경우, 미국의 해상 전투함들은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더 강력한 전투 통합 체계와 선제적 공격 능력뿐 아니라 해상 대공 방어 능력, 전자전 능력, 다양한 교란 수단 등 훨씬 더 효과적인 방어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이 현재 배치했거나 시험운항 중인 중형 항공모함들은 제한적이지만 남중국해 등에서 공군력 투사에 활용될 수 있고 전투와 운영 훈련 그리고 건조 기술을 축적하는데 기여하겠지만 실질적인 작전운용 능력을 갖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대공, 대잠수함 방어 능력에 있어서의 취약성 때문에 실전에서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적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신형 구축함 등은 대항공기 지역 방어 능력을 갖고 있으나 여전히 미사일 등 공중 공격에 취약하고, 대부분의 다른 전함들은 실전에서 지상 발진 전투기들이 보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단히 취약하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핵심적 해상 전력은 조용한 공격용 핵잠수함들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중국 주변의 얕은 천해에서 미국의 핵잠수함들은 일정한 위험을 감수한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이 대단히 제한된 대잠작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근해와 원해에서 조용히 운항하는 미국의 핵잠수함들은 중국의 해상 전함들과 잠수함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한편 중국은 잠수함 전력을 집중 개발하고 있지만, 미국은 월등한 양적 질적 우위를 가진 핵잠수함 전력과 구축함, 정찰기, 위성, 음향탐지기, UUVs(Unmanned Undersea Vehicles)를 이용한 대잠수함 작전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한편, 주요 전함과 잠수함 능력에 있어서의 열세를 탄도 미사일 개발을 통해 만회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아직 현실화되지 못했다. 미국의 항모전단 타격을 목적으로 개발된 DF-21D와 DF-26 대함 탄도미사일은 중국의 제한된 C4ISR 능력과 이에 대한 미국의 공격 및 방어 능력을 고려할 때 항공모함 및 주요 전함을 타격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전반적인 미사일 기술 능력의 우위와 우월한 C4ISR 능력을 갖고 있고 현재 혁신적인 통합 전장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고 있는 미국이 효과적인 대함 탄도미사일을 먼저 개발해 해양에서의 세력균형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중국의 지역접근 저지능력의 증강에도 불구하고 서태평양에서의 미국의 확고한 군사적 우위는 유지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중국의 미사일 전력의 양적·질적 성장이고, 실제 전시 초반에 중국은 주변의 미 공군기지에 대한 기습 공격을 통해 상당한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개전 초기에 월등한 전자전 능력과 장거리 타격능력으로 중국의 C2, ISR 체계를 무력화 내지는 질적으로 저하시킴으로써 중국의 정밀유도 공격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전역 미사일방어체제는 장거리 정밀 타격에서 살아남은 미사일들의 공격의 상당 부분을 방어할 것이다.
따라서 전쟁 초반에 서태평양 지역의 미국의 공중 전력에 일정한 타격이 있겠지만, 중국의 제한적인 중거리 미사일 능력으로 인해 분산 배치된 미국의 공군력과 해상의 항모전단이 여전히 공중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군 전력에 있어 질적·양적 우위를 가진 미국은 기지의 복구와 증강 배치를 통해 공중을 지배하고 중국의 주요 전력을 파괴할 것이다. 해상, 해저, 공중 전력의 우위와 함께, 미 해군은 경험, 훈련, 운용 능력, 다른 영역과의 합동작전 능력 등에서도 중국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압도적인 해군력으로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제해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중 해군력 경쟁 전망》
세력균형의 변화 속에 미중의 전략적, 경제적 경쟁 증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대되는 경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강한 힘의 우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급격한 군비증강을 통해 미국에 직접적인 군사적 도전을 시도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미국 역시 힘의 우위에 기초한 포용을 통해 현상을 유지하는 전략을 버리고 중국에 대한 봉쇄를 추진해 중국을 본격적인 군비증강으로 몰아가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강대국의 등장을 가속화하고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다. 따라서 점증하는 경쟁에도 불구하고, 지역안정 유지에 대한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기초로 미·중은 향후 최소한 10년 간 협력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중국을 에워싸고 있는 미국은 중국에게 가장 큰 안보 위협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안보 강화를 위해 자신의 세력권을 확장하면서 미국을 서태평양에서 배제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해양을 통한 미국의 군사력 투사 능력을 제약하고 약화시키는 것은 아시아에서 미국을 배제하려는 전략의 핵심적 요소가 될 것이다.
2030년대 후반 이후 중국은 미국에 본격적으로 군사적 도전을 시도할 개연성이 높다. 중국은 2030년대 후반에 경제규모에 있어 미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국은 군사력 현대화의 결과로 2030년대 중반 이후 조용한 핵잠수함과 상당한 방어력을 가진 항모전단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상당히 현대화된 전장 네트워크를 발전시키면서 대함 탄도미사일의 위협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국력 강화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안보위협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A2/AD 능력 증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변지역을 통제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축적된 경제·기술력과 운용능력을 기반으로 2030년대 후반 이후 일정 시점에 다수의 항공모함을 건조해 미국의 해양패권에 직접적으로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지역패권을 추구하는 경우, 미국은 아시아에서 패권국가 등장을 저지하는데 사활적 이해를 갖고 강한 대중 견제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미중 간 높은 수준의 안보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군사적 현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중국과의 안보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기존의 압도적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빠르게 전략을 혁신하고 미래 무기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빠른 응용 기술 획득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인공지능 등 혁신적 기술의 주요 연구 능력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항공·우주·정보통신·조선 등 분야에서의 기술력 발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군수산업은 아직 전반적으로 비효율적이고 마이크로 전자기술, 유도통제 체계나 항공기 엔진, 정밀유도탄 등 중요 기술을 첨단화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정책 전환은 첨단 분야에서의 중국의 기술 발전을 상당히 지체시킬 것이다. 특히, 기술 집약적인 해군력에 있어서 중국이 대단히 복합적인 첨단 군사기술에 기초한 미국의 우위를 모방을 통해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안보 경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사력 우위와 주요 역내 국가들의 반중 동맹이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중국을 자제시키면서 전반적인 지역체제의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력균형의 변화로 인한 경쟁 증대의 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힘의 우위를 가진 역외균형자 역할을 지속할 것이고, 이는 아시아 지역의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다.
《중국 해군력 증강의 한국 안보에 대한 영향》
중국의 해군력 증강은 점차 한·중 간의 해군력 균형을 중국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측의 공세적인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잠재적 분쟁 요인과 결합해 해상 충돌의 위험을 점차 증가시키고 있다. 한·중 간에는 이어도 및 배타적 경제수역 획정 등 해양 분쟁의 요인들이 존재한다. 중국은 실제 2016년 이후 124도 동쪽 해역에서 해군 활동을 급속히 증대시키고 있다.37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된 상황에서 우발적인 공중 충돌이 해양에서의 국지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한미동맹에 대한 중국의 불만은 해군력의 증강과 함께 보다 강압적인 해군력 운용과 해상 충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이나 급변사태 시에 한국과 중국이 북한으로 동시에 진입하는 경우, 양국의 해상을 통한 진입 시도가 해양에서의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중국의 관점에서 한반도와 황해 등 주변 해역은 자신의 핵심부에 가까운 지역으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는 취약한 지역으로 인식할 것이다. 더욱이 전통적으로 한반도를 영향권으로 여겨온 중국은 강력한 잠재적 패권국이 된 후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력을 투사하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중국의 팽창주의적 정책은 해양에서의 충돌을 포함해 다양한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중국이 강대국화 된 후 한반도와 중동 등을 연결하는 해상교통로를 통제하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 이는 한국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시아에서의 영토 획득을 추구할 가능성이 없고 전통적으로 해상교통로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해 온 미국이 아닌 팽창주의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중국이 해상운송로를 통제하는 경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변국가들을 강압하고 봉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