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주요 내용)
《탄소중립 정책의 배경》
■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정책 방향으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의 지구온난화 완화 목표인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제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상향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목표에 주목하고 있음.
■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파리협정에 복귀(2021년 1월 20일)하면서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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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추진 현황》
1. 미국
■ 미국은 「The Global Change Research Act of 1990」에 의거하여 4년 주기로 국회와 행정부에 「국가 기후평가 보고서(National Climate Assessment)」를 제출하는 US Global Change Research Program(USGCRP)을 운영하고 있음.
■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탄소배출의 사회적 비용(social cost of carbon)을 분석하기 위해 11개의 연방정부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적 워킹그룹을 출범시킴.
- 탄소배출의 사회적 비용을 추정하는 것은 관련 정부기관이 기후변화 정책(탄소세 등) 도입 시 온실가스 감축의 정확한 사회적 비용과 이익을 고려하기 위함임(그림 1 참고).
-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의 분석 보고서(Social Cost of Carbon for Regulatory Impact Analysis)가 제출되었으나,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23783호(Executive Order 13783)에 의해 해당 워킹그룹은 해체되었음.
■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선거공약 사항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강조한 오바마 정부의 정책 계승을 약속하며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탄소세 및 탄소국경세 시행 등을 예고함.
-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 당시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인프라 투자, 친환경 일자리 창출 등의 기후변화 정책 계획을 담은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발표함.
- 또한 대선 당시 탄소세 제도 시행 및 해외의 탄소집약적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세 시행을 예고함
■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1월 20일 파리기후협정에 복귀한 동시에, ‘청정에너지·인프라 계획’ 추진을 통해 2050년까지 경제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 ‘넷제로(net-zero)’를 달성할 계획임.
- 5대 투자 부문으로 구성된 청정에너지·인프라 계획은 바이든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대선공약으로, 임기 4년간 2조 달러 규모의 예산 투입을 통해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함.
■ 전임 트럼프 행정부하에서는 연방정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거의 전무하였으나, 주(state) 또는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었음.
- 대표적인 예로 뉴욕 시의 온실가스 저감 장기 프로젝트인 80×50, 캘리포니아 주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CTP: Cap-and-Trade Program) 등을 들 수 있음(표 1 참고).
2. EU
■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019년 12월 발표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함.
-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1990년 수준 대비 최소 5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함께 제시하고, 이 목표에 법적인 구속력을 부여하기 위해 「유럽 기후법(European Climate Law)」 법안을 발의하여 채택 절차를 진행하고 있음.
■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럽 그린딜은 청정에너지, 순환경제, 에너지효율적 건축, 지속가능한 수송 등의 분야에서 정책 패키지와 실행 로드맵을 제안함.
- [청정에너지] △해상풍력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전략(2020년 11월 발표)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한 「에너지법」 개정(2021년 6월까지) △회원국별 에너지 및 기후변화 계획 개선(2023년까지)
- [순환경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전환 △재활용 가능 물질 및 제품 개발을 통한 관련 시장 규모 확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의 탄소배출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
- [자원효율적 건축] △건물의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회원국별 중장기 전략 평가 △에너지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요인 식별 및 철폐를 위한 논의 실시
- [지속가능한 수송] △지속가능한 스마트 수송전략(2020년 12월 발표) △해양 및 항공 부문의 배출권 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 편입 △자율자동차,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운송수단 개발, 스마트 도로관리 시스템 연계
■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2020년 9월 발표한 ‘2030 기후목표 계획’에 제시됨(그림 2 참고).
- 2019년 기준 EU의 탄소배출량은 1990년 수준 대비 25% 감축으로, 2020년 20% 감축 목표를 이미 달성하였음.
- 이에 기존 2030 목표였던 90년 수준 대비 40% 감축을 55% 감축으로 강화함.
- 2030 및 2050 목표 달성을 위해 EU는 산업, 교통, 건축 분야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비중 증대, 이산화탄소 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폐기물 처리 및 농축산업 분야 기술 개선, 배출권 거래제 강화 등을 제시함.
- 이에 더하여 탄소포집 기술 개발, 삼림 조성 및 토지의 효율적 사용을 통해 대기 중 탄소 흡수량도 점차 늘려갈 예정임.
■ 회원국별 탄소감축 목표 시한 및 진행 수준이 다르며 「유럽 기후법」이 채택된 이후 회원국에서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할 예정임.
- 폴란드를 제외한 EU 회원국은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움.
- EU 회원국의 경우 탄소중립 목표와 별도로 2030년까지 1990년 수준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EU 의회는 2020년 10월에 1990년 수준 대비 60% 감축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한 바 있음.
3. 일본
1)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의 수립
■ 일본정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80% 저감을 골자로 하는, ‘파리협정에 근거한 성장전략으로서의 장기전략(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발표함(2019. 6).
- 일본정부가 제시한 발전전략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80% 정도로 감축하고, 최종적으로는 탄소중립을 금세기 후반까지 가능한 한 빨리 실현하는 것임.
■ 일본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산업, 수송, 지역·삶 등 총 4개 부문에서의 배출 저감대책과 정부 차원의 횡단정책을 제시함.
- [배출 저감 대책] 일본정부는 에너지원 자체의 전환·배출 절감, CO2 배출 억제 및 분리기술 개발, 친환경자동차 보급,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설비·가전 도입 등 다양한 분야에서 CO2 배출을 절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함.
- [횡단정책] △기술혁신 △금융기관이 탄소중립을 뒷받침하는 녹색금융 △정책·제도 구축 및 국제공조 등을 추진함
2) 2050년 탄소중립 선언 및 실행계획
■ 스가 총리는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책이 경제사회 변혁을 통한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하면서,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함(2020. 10. 26).
-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탄소 순환(Carbon Recycle) 등의 이노베이션을 언급하면서, 이를 위해 ①실용화를 감안한 연구개발 가속화 ②환경 관련 규제개혁 ③에너지 소비효율 향상 ④재생에너지 도입 등을 통해 기존의 석탄화력 발전에 의존한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함.
■ 일본 경제산업성은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육성할 14개 산업 분야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수단이 포함된 ‘2050년 탄소중립에 따른 그린 성장전략 실행계획’을 발표함(2020. 12. 25).
- [기본 방침] 전력, 비전력, 산업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하되, 에너지 정책 및 에너지 수급을 검토하고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14개 산업 분야를 육성하여 2030년, 205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탄소배출을 절감하고, 최종적으로는 배출량 실질 제로를 실현
- [추진체제]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중점 산업 분야별로 ①명확한 목표시한 ②연구개발·실증 ③규제개혁·표준화 등을 포함한 실행계획을 책정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 [정책수단]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일본정부는 예산(기금 조성), 세제(투자촉진세제, 연구개발세제 등), 금융(기술 지원), 규제개혁·표준화, 국제공조 등을 활용
- [실행계획] 일본정부는 에너지, 수송·제조, 가정·사무실 등 크게 세 분야에서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총 14개 산업을 선정, 각 산업별로 현황 및 목표·주요 실행계획을 제시
4. 중국
■ 2020년 9월 중국정부는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2060년까지 탄소배출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하여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목표 연도를 제시함.
- 중국은 2021년 2월 전국 범위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수립의 기반이 되는 법안을 도입함.
- 중국 국무원은 2020년 12월 31일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관리방법(碳排放权交易管理办法)」을 발표하였으며, 생태환경부는 적법한 전국 탄소배출권 등록 및 거래 기관을 조직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임.
- 또한 경제성장, 산업구조 조정, 에너지구조 최적화,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 등을 고려해 탄소배출량 총량 확정 및 배분 방안도 마련할 예정임.
- 중국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칭화대학교의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발전연구소에서 발표한 로드맵에 따르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음.
■ 중국 내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탄소중립 선언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중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함.
-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주석이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것은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중국의 선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동안 미국 측의 무리한 중국 비난에 대해 강력하게 반격한 것”이라고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