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6

(참고) 일본의 대대적 반도체 전략 총정리

(※ 지난 3월 24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등 디지털 기업 경영인, 전문가, 유관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반도체·디지털산업전략검토회의’(이하, 경제산업성 전략검토회의)를 개최해 일본의 반도체·디지털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반도체 전략’과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논의했다. 경제산업성은 미국의 대중(對中) 디커플링 정책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혼란 속에서 반도체의 확보야말로 매우 중요한 국가 경제 안보 전략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후 6월 4일 ‘반도체 전략’과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6월 18일에는 스가(菅義偉) 내각이 반도체 전략을 ‘성장전략’에 담아 각의 결정했다. 이렇듯 중국이 빠르게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등 전통 강국들도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일본이 첨단 기술 부문에서 과거의 독보적 지위는 어느 정도 잃었다고 해도 강국의 저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의 반도체전략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 주요 부분을 공유하지만, 보고서 전문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보고서 원문은 여기를 클릭하면 구할 수 있다. 또한, 본 블로그에 소개한 중국의 반도체 육성 전략 포스팅(여기를 클릭)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일본 반도체산업의 쇠퇴》

■ 일본정부는 1990년대 이후 일본기업의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해 ‘일본의 조락(凋落)’이라고 표현

- 일본의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은 1988년 50.3%(미국 36.8%)를 정점으로 1990년대 들어서부터 쇠퇴하기 시작하여 2019년에는 10.0%(미국 50.7%, 한국 19%, 유럽 10%, 대만 6%, 중국 5%)로까지 추락
  • 반도체 제품(sub-product)별로 보면, 2019년 기준 일본은 개별반도체(discrete) 분야를 제외한, 로직(logic), 아날로그(analog), 메모리(memory) 분야에서 10% 미만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음.
- 다만 2018년 기준 세계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일본의 반도체 제품은 플래시 메모리(NAND형), 자동차·공장자동화(FA)용 MCU(마이크로컨트롤러), CMOS 이미지센서, 파워반도체로 압축됨
  • 일본의 광반도체나 가속도 센서와 같은 개별반도체 제품의 경쟁력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분야에서는 키옥시아(Kioxia, 구 도시바메모리)가 플래시 메모리 제품에서 삼성전자(36%)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시장점유율(19%)을 차지함.
  • 아날로그 반도체 제품에서는 소니(Sony)의 CMOS 이미지센서가 5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였고, 자동차·공장자동화(FA)용 MCU(마이크로컨트롤러)는 르네사스가 시장점유율 18%로 네덜란드의 NXP(18%)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
  • 파워반도체 제품에서는 미쓰비시전기(9%), 도시바(6%), 후지전기(5%) 등 일본 3사가 세계시장의 20%를 점유
- 반도체 제조능력을 보면, 차세대 로직 반도체 양산설비 능력은 TSMC(대만), 삼성전자(한국), 인텔(미국), SMIC(중국) 등 4개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TSMC 등 대만기업은 회로선폭이 10nm 미만이면서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첨단반도체 제조능력의 92%를 차지
  • 반면 일본의 반도체 공장 수는 세계 제1위지만 대부분의 공장이 노후화되어 선폭 40nm 이상의 로엔드 공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대표하는 르네사스의 40nm 선폭이 가장 첨단설비임.
  • 사업모델로 보면, 팹리스와 파운드리 분야 모두 미국기업과 대만기업의 존재감이 높은 반면, 일본기업으로서는 파운드리로서 후지쓰세미컨덕터가 세계 시장점유율 2%로 세계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임.
《정책방향과 주요 내용》

■ 지난 6월 4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반도체전략’은 첫째 첨단 반도체 양산체제 구축, 둘째 차세대 첨단 반도체의 설계·개발 강화, 셋째 반도체기술의 그린이노베이션, 넷째 국내 반도체 제조기반 재생, 다섯째 경제안전보장 관점에서의 국제전략 추진으로 구성되어 있음.

가. 첨단 반도체 양산체제 구축

■ 일본정부는 자국 반도체산업의 가장 큰 약점을 세계 유망 파운드리의 부재로 보고, 국내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산업의 강점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외국의 첨단 파운드리를 유치하는 전략을 선택함.

- 일본정부는 첨단 로직 반도체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단계로서, 반도체 전(前)공정의 미세가공 기술과 후(後)공정의 3D화 프로세스 기술을 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로 선택
  • 두 프로젝트 모두 일본의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기업과 해외 첨단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통해 첨단 로직 반도체의 제조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데 초점

- [전(前)공정 미세가공 기술개발 프로젝트] 일본은 2nm 노드 세대 이후에 요구되는 제조기술, 예를 들어 고성능 노광·미세가공 기술, 성막기술, 에칭기술, 세정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파이롯 라인 구축을 통해 신제조장치의 검증·평가를 거쳐 일본 국내에 없는 첨단 로직 반도체의 제조기술을 확립한다는 계획임.
  • 금년 3월 말 경제산업성 산하 연구기관인 AIST(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상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컨소시엄’을 구성함.
  • 이 컨소시엄에는 TEL, SCREEN, Canon 등 3개 반도체 제조장치·소재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인텔(미국), TSMC(대만), TPSCo(일본), USJC(대만)와 같은 파운드리가 찬조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음.
- [후(後)공정 3D화 프로세스 기술개발 프로젝트] 일본은 고성능컴퓨팅(HPC)이나 엣지(Edge) 컴퓨팅용 3D 패키징 기술, 그리고 이들 기술을 받쳐주는 패키징기판이나 접합재료와 같은 공통 기반기술을 개발하여 국내에 없는 첨단 로직 반도체의 후공정 기술을 확립한다는 계획임.

나. 차세대 첨단 반도체의 설계·개발 강화

■ 일본정부는 포스트 5G 네트워크의 보급 확산과 IoT, AI 등의 활용 증대는 제반 경제·사회 분야에서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와 같은 디지털화 관련 반도체산업의 육성 차원에서 첨단 로직 반도체의 설계·개발에 주목하고 있음.

- 현재 일본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 로직 반도체의 설계·개발 프로젝트는 ① 포스트 5G 정보시스템 관련 반도체기술개발 프로젝트 ② 차세대 그린 데이터센터 기술개발 프로젝트 ③ 차세대 자동차 컴퓨팅 기술개발 등 3가지임.
  • 일본정부는 이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첨단 로직 반도체의 설계개발 거점으로서, AI 칩 설계거점(도쿄대·AIST), 3차원 패키징 기술개발거점(첨단시스템기술연구조합, RaaS), RISC-V 설계거점(도쿄공대), 스핀트로닉스절전로직반도체개발거점(도호쿠대)을 지정하였고 차세대 컴퓨팅 기반개발거점으로서는 AIST를 지정함.

- 첫째, 포스트 5G 정보시스템 관련 반도체기술개발 프로젝트는 포스트 5G 네트워크의 보급 확산과 함께 특히 엣지컴퓨팅(MEC: Multi-access Edge Computing) 서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하에 엣지컴퓨팅(MEC)용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프로젝트임.
  • 엣지컴퓨팅용 대규모 첨단 로직 칩 분야에서는 3nm 노드 이후의 첨단 로직세대의 AI 처리가능한 SoC(System-on-chip) 설계기술과 AI 액셀러레이터 칩 개발을 계획하고 있고, 엣지컴퓨팅 서버용 광역대·대용량 메모리 모듈의 설계 기술도 개발한다는 계획임.
- 둘째, 차세대 그린 데이터센터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AI·빅데이터 이용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CPU, 액셀러레이터, 메모리 등의 반도체기술은 물론, 반도체기술과 광전융합 디바이스 등의 광전자기술을 융합한 시스템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고성능·저소비 전력의 데이터센터를 일본 국내에 설립한다는 프로젝트임.
  • 이 프로젝트는 일본 그린성장전략 차원에서 경제산업성과 총무성, 그리고 9월 신설예정인 디지털청이 관여하는 말 그대로 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이기도 함.
- 셋째, 차세대 자동차 컴퓨팅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금년 3월 설치한 2조 엔 규모의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을 활용하여 전력용 반도체소자를 활용한 전력변환과 제어기술 개발과 자동차 광전자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임.

다. 반도체기술의 그린이노베이션: 파워반도체·광전자반도체 육성

■ 일본정부는 반도체기술의 그린이노베이션을 촉진하기 위해 파워반도체와 광전자 반도체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임.

- 첫째, 실리콘카바이드(SiC, 탄화규소), 갈륨나이트라이드(GaN),  갈륨옥사이드(Ga2O3, 산화갈륨)와 같은 ‘혁신소재’에 의한 이노베이션을 통해 파워반도체를 개발한다는 방침임.
  • 일본정부는 차세대 파워반도체의 상용화에 필요한 연구개발 지원과 탄소중립투자촉진세제와 같은 설비투자 지원을 통해 2030년까지 에너지소비절감 효과가 50% 이상인 차세대 파워반도체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일본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40%(매출액 1조 7,000억 엔)를 목표로 함.
- 둘째,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 저감과 2030년 포스트 5G·6G 시대에 대비하여 광전자 반도체와 광전자융합 프로세서를 집중 개발한다는 방침(표 5 참고).


라. 국내 반도체 제조기반의 재생

■ 일본의 반도체전략 중 국내 반도체 제조기반 강화 대책은 국내 서플라이체인 강화와 기존 반도체 공장의 개보수를 통한 재생이 핵심사업이라 할 수 있음.

- 첫째, 국내 반도체산업의 서플라이체인 강화는 2020년 4월 코로나19 대책 일환으로 경제산업성이 추진중인 리쇼어링 지원책임.
  • 물론 리쇼어링 지원책은 반도체산업만을 지원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산업성이 2020년에 실시한 제2차 공모 결과 총 56건의 리쇼어링 지원 대상 사업 중 반도체 관련, 즉 반도체, 전자회로, 반도체 관련 소재, 반도체 제조장치용 소재·부품, 불화수소산, 불화수소 업종이 23건으로 다수를 차지함

- 둘째, 일본정부는 외국 파운드리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대부분 노후화된 국내 반도체 생산설비를 교체하고 신·증설하는 방향으로 국내 반도체 공장의 재생을 도모한다는 방침임.

■ 경제산업성은 일본 국내 로직 반도체 공장의 재생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인데, 이미 국내 반도체 공장의 증설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음.

- 첫째,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 중에서는 롬(ROHM) 후쿠오카현 치쿠고(筑後) 공장이 2019년부터 2년여에 걸쳐 SiC 파워 디바이스(SiC SBD, SiC MOSFET) 제조공장을 증설하였고, 금년 3월에는 도시바 디바이스&스토리지가 도시바 카가(加賀) 공장의 파워디바이스 생산능력을 증강한다고 발표함.

- 둘째, 외국계 파운드리와 협력관계에 있는 반도체 공장 중에서는 키옥시아 이와테현 기타카미(北上) 공장이 3D NAND 플래시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라 2020년 초 공장 1동을 증설·가동한 데 이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2동째 증설 작업 중임.
  • 금년 6월 초 미국 마이크론 CEO는 마이크론 히로시마(広島) DRAM 공장에 대한 투자확대 의사를 표명함.
  • 금년 2월 신공장 기공식을 거행한 키옥시아의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협업관계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보존하는 기억소자를 162층 쌓아올린 3D 플래시 메모리 생산설비를 도입할 예정임.
마. 경제안전보장 관점에서의 국제전략 추진

■ 일본정부가 반도체 전략을 통해 표방한 경제안전보장 관점에서의 국제전략이란 반도체 소재·제조장치의 공급망 실태파악과 보호·육성, 미국, 대만, 유럽 등 ‘동료국’과의 산업정책 협력 강화로 요약할 수 있음.

- 첫째, 일본은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기술을 다른 국가가 대체할 수 없는 전략상 ‘초크포인트’(choke point) 기술로 인식하고, 공급망 실태파악과 아울러 기술보호, 산업육성 등 국내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임.
  • 특히 자민당 신국제질서창조전략본부는 정부가 수출규제나 기술유출 방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중에서도 ‘민감기술’을 특정할 것을 주문한 바 있음. 

- 둘째, 일본은 반도체 기술유출방지에 유념하면서 국제전략으로서 미국, 대만, 유럽 등 ‘동료국’과 협력하여 이노베이션과 안정적 공급 확보를 도모한다는 방침
  • 일본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동료국’과의 협력 사항을 보면, 미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민감한 서플라이체인 및 민감기술의 육성·보호, 대만은 일·대만 산업협력 가교 프로젝트 교류 회의, 반도체 수급에 관한 정기적인 의견 교환, 일본 AIST(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대만 TSRI(대만반도체연구중심)간 ‘beyond 2nm 트랜지스터국제공동연구’ 추진, 그리고 유럽은 반도체 공급망 및 이노베이션에 관한 일·EU 공동 심포지엄 개최임.
- 이외에도 일본은 세계 반도체 정부 당국자 회의인 GAMS(Government Authorities Meeting on Semiconductors)를 통해 각국의 반도체산업에 대한 보조금 제도의 투명성 확립 등을 촉구한다는 방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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