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자료는 한국은행이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수록한 "주택시장 관련 주요 금융안정 리스크 점검 보고서"의 일부인데, 좀 지난 자료지만 참고 및 정리 차원에서 블로그에 저장한다.)
보유 주택을 임대한 가구의 경우 주택 매매가격 하락에 따른 순자산 축소에 더해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보증금 반환부담이 증대될 수 있다. 전세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아파트의 단위면적(m2)당 중위 전세가격(전국 기준)은 2023년 1/4분기 361.6만원으로, 고점(21년 4/4분기 414.0만원) 대비 1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소형 이하보다는 중소형(60~85m2) 이상 아파트에서 전세가격 하락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형 이하 아파트의 경우 고점 대비 전세가격 하락폭이 5.4%(425.3→402.1)에 그친 반면, 중소형 및 대형 이상 아파트의 경우 각각 15.7%(418.7→353.0), 13.0%(454.3→395.2) 하락하였다. 특히 2022년말 이후 중소형 이상 규모에서 중위 전세가격이 2년전 가격을 하회하면서 임대 가구들이 신규 전세보증금만으로는 기존 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워졌으며, 이는 임차 가구 입장에서 만기에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전세가격 하락에 더해 전세 주거수요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임대 가구의 전세보증금 반환부담이 더욱 증대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금년 1/4분기중 모든 규모에서 전세 거래량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월세 전환이 용이한 초소형 주택(-22.2%)과 전세보증금 조달 규모가 큰 대형 주택(-23.3%)의 거래량이 더 큰 폭 감소하였다(그림 Ⅰ-2).
실거래 건별 자료(국토교통부)를 활용하여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예상 전세보증금 반환 규모를 추정한 결과(중략) 향후 전세가격이 2023년 3월 수준을 지속할 경우, 전세 임대 가구가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2023년중 연간 24.2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동 기간중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전세보증금(288.8조원)의 약 8.4% 수준이었다. 시점별로는 전세가격이 2년전 수준을 하회하였던 2022년 4/4분기에 보증금 반환 규모가 처음 (+) 값으로 전환된 이후 2023년 4/4분기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전세가가 높고 거래량이 많은 수도권에서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이 크게 나타났다. 다만, 향후 전세가가 회복될 경우에는 반환부담이 예상수준보다 축소될 수 있다(그림 Ⅰ-3).
임대 가구의 전반적인 보증금 반환 능력은 보유자산 규모 및 차입능력 등을 감안할 때 대체로 양호한 상황인 것으로 평가된다.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가구의 보증금 반환능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3년말 전세가격이 2022년 3월 대비 10∼20% 하락할 경우에도 전세 임대 가구(116.7만가구)의 대다수가 보유 금융자산과 추가 차입 등을 통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차입 후에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가구의 비중은 약 4.1∼7.6%(4.8∼8.8만가구)로 추정되었다(그림 Ⅰ-4).
이와 같은 전세보증금 반환 자금의 부족은 임대 가구의 경우 부채 증가 및 순자산 축소로, 임차 가구의 경우 보증금 손실 가능성 증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임대가구의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차입은 임차인이 반환된 보증금액의 상당 부분을 기존 전세대출 상환에 활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