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늘 한국 경제의 약점으로 거론된다. 그도 그럴 것이 특수한 환경의 북유럽 소국들을 제외할 경우 한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거의 선진국 중 최상위다. 왜 이렇게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가 큰가에 대한 논의는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고, 필자도 기회가 되면 다른 계기에 견해를 정리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왜 한국의 가계부채가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지 비교적 상세히 설명한 보고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피치는 지난 5월 발표한 한국과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의 가계부채 상황과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 관련 보고서에서 이들 선진국들의 높은 가계부채 부담이 대체로 관리 가능하며 경제 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이외의 시스템적 위험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그 이유로 피치는 1) 견고한 노동 시장 여건, 2) 막대한 금융 및 비금융 가계자산 보유 규모, 3) 은행권의 잘 입증된 건전성과 믿을만한 대출 관리 관행, 그리고 4) 당국의 철저한 거시건전성 관리 체계 등을 꼽았다.
내용을 전부 소개할 시간이 없어서 가계의 막대한 금융 및 비금융 자산 보유에 대해 피치는 한국 가계의 순저축률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가처분소득의 7% 수준에서 2020/21년 12% 수준으로 급증한 부분을 꼽았다. 한국 가계의 금융 및 비금융 자산은 가처분소득의 무려 1046%로 계산돼 190% 수준으로 집계된 부채비율을 크게 압도했다.
보고서 내용은 www.fitchratings.com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