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50개 이상의 나라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이지리아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들이 많지만, 사실 경제적으로는 큰 성공사례가 될 나라가 많지 않다. 어쩌다가 대대적으로 아프리카의 성공을 칭송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어느새 경제 실패와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들 이야기가 재방송처럼 흘러나오기도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리고 아프리카에는 진정 기회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논문이 발표됐다. 그 가운데 10월 초 씨티그룹이 발간한 장기 전략 보고서가 있어서 소개한다. 보고서 소개 글(아래 개략적으로 번역 및 소개)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지적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없는 것 같지만, 세계적인 투자은행답게 배경 지식이 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잘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모두에게 공개돼 있으며 링크는 맨 아래 공유한다. 이 지역이나 세계 경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읽어볼 것을 권한다.
(서문)
개략적이고 지역 전체적으로 보면 아프리카 대륙은 성장 둔화 정도가 우려보다 작았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했다고 할 만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전부터 제기되던 많은 문제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게 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 중 일부는 재정 적자 확대로 어려움에 처했으며, 급기야 잠비아와 가나는 부도 사태를 맞기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 보면 분명히 아프리카 대륙의 성장 탄력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든든한 하방 지지력을 입증했다. 이 지역의 비공식 경제 부문은 역설적으로 개인과 가계에는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결과 경제 성장은 선방했으며 국가 부도 사태도 광범위하게 확산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아프리카 정책 당국자들이 직면한 도전은 명확하다.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와는 달리 IMF의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재정 지출 축소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건 및 교육 관련 재정 지출은 크게 바꾸지 않을 예정이다. IMF는 그대신 세수 증대를 통한 재정 건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비공식 부문에 대한 과세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이며, 새로운 환율 정책을 구축하는 것도 세계적인 고금리 시대에 요긴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1990년대 중반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았던 아프리카 여러 나라는 이미 재정 건전화 및 환율 정책 유연화 덕분에 빠른 성장 회복이라는 결실을 맛볼 수 있었다. 물론, 실제보다 성과가 다소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재정 건전화와 환율 유연화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아프리카의 성장 정책에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물론, 그런 노력의 성패는 우호적인 인구 구조, 기술 발전, 세계 경제의 변화 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정부와 민간 부문이 협력을 통해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와 더불어 일부 긍정적인 성과나 외부 평가에 취해 기반 구조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일을 중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성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하겠다. 또한, 이런 노력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지난 50년간 아프리카도 많이 변했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다만, 인구 대부분이 젊고 기대 수준이 높은 아프리카 각국 정책 당국은 지금보다 더 변화의 속도를 높이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