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디지털화폐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가상자산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자산 등에 연계함으로써 안정적인 가치 유지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내세우며 인기를 얻은 가상자산으로,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약점을 지닌 기존 가상자산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기반(fiat-backed), 상품 기반(commodity-backed), 암호화폐 기반(crypto-backed), 그리고 무담보(unbacked)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물론, 이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4%를 점유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이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0년 초부터 빠른 성장을 하다가 2022년 테라 폭락 사태, FTX 파산 등을 거치면서 위축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은 스테이블코인이 과연 '안정적인 가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이름에 걸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하여 가격 안정성과 준비자산 구성 내역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 달 전에 발간된 보고서(『Will the real stablecoin please stand up?』)여서 시의성은 좀 떨어지지만, 뒤늦게라도 참고용으로 소개한다.
여기서는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험연구소가 발췌·번역한 내용을 소개한다. 예금보험공사의 한글본과 보고서 원본 링크는 맨 아래 공유한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핵심쟁점 및 BIS 평가
① 가격 안정성 : 가격 안정성이 충족되지 않아 안전한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미흡
- 법정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유형의 스테이블코인보다 가격변동성이 낮으나, 변동성이 가장 낮은 Tether도 '22.9월부터 1년간의 일평균 가격변동성이 2%p에 달하여 완전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 함
- (참고) ’23.1-9월 주요통화 일평균 가격변동성 : 한국 0.44%P, 일본 0.49%P, 유로 0.38%P, 영국 0.42%P
- 가격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출시 시기와 유통 규모로, 출시가 빠르고 시가총액이 높을수록 변동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
② 페깅(Pegging) 유지 : 종가와 장중가 모두 페깅을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없어 가치저장 수단이나 교환 수단으로서 미흡
- (종가 기준)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페깅 유지기간이 분석 기간 중 94%로 가장 길고, 이 중 Tether와 USD Coin을 포함한 7개의 스테이블코인만 발행기간의 97% 동안 페그와 1% 미만의 편차를 유지
- 페깅 유지기간 : 암호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 77%, 상품 기반 스테이블코인 50%
- 하지만 Tether와 USD Coin도 종종 페깅 가격과의 편차가 1%를 초과
- '20년 이후 최대 편차 Tether : (-)0.018$, (+)0.012$ USD Coin : (-)0.034$, (+)0.011$
- (장중가 기준)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장중가가 종가보다 페깅 가격과 더 큰 편차를 보이고 가장 편차가 작은 Tether의 경우에도 ’20년 이후 장중 최대 편차는 (-)0.13$, (+)0.11$로 종가 대비 약 8배 수준
③ 스테이블코인의 용도 : 시가총액과 안정성이 거래량과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경향은 파악되나, 공개 정보의 부족으로 실질적인 역할과 사용량은 알기 어려움
-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와 암호화폐 사이의 가교역할, DeFi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의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DeFi의 사용처나 사용자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하여 실질적인 역할이나 중요도는 파악 불가
- 국내에서는 원화로 가상자산시장의 거래가 가능하나, 해외 대부분의 가상자산 시장은 법정화폐로 거래할 수 없고,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가 가능
- DeFi(Decentralized Finance) : 분산원장시스템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에 의해 이루어지는 거래, 보험, 대출 등을 포함한 금융서비스
-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유형의 스테이블코인보다 압도적으로 거래량이 높으며, 시가총액이 높고 안정적일수록 거래량이 더 많은 경향 존재
④ 투명성(준비자산에 대한 신뢰) : 준비자산의 보유량, 구성에 대한 공개 정도 및 신뢰도가 낮아 액면가 상환에 대한 보장 불가
- 법정화폐‧상품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준비자산의 구성과 보유량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나, 암호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2개를 제외하고 공개된 정보가 부재
- Tether(국공채(65%), MMF, 역환매조건부채권 등)와 USD Coin(역RP(55%), 국공채, 현금)의 준비 자산은 비교적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들로 구성
-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 금융사가 중앙은행으로부터 국채를 매수하고 만기시 다시 매도하기로 약정한 채권으로 만기는 대부분 1일-15일인 초단기채권
- 시가총액 3위인 TrueUSD의 준비자산은 유형을 정확히 분류하기 어렵거나 만기가 불확실한 자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짐
- 한편, 스테이블코인마다 공시 주기가 상이하고, 빈도가 낮은 경우 실질적인 준비자산의 상황을 알기 어려움
- 공시 정보에 대하여 독립적인 감사인의 감사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준비자산의 품질과 충분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평가 불가능
(규제 당국의 대응) 당국의 적절한 규제와 감독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
- 국제기구와 주요국들은 결제‧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만한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지침과 프레임워크를 마련 중
- 국제기구가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주요 프레임워크
- BIS CPMI(지급결제 및 시장 인프라 위원회) & IOSCO(국제증권감독기구) : 결제에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금융시장 인프라 원칙(PFMI)’의 적용에 관한 지침 발표('22.7월)
- FSB(금융안정위원회) :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약정의 규제, 감독 및 감독에 대한 고위급 권고안 발표(’22.10월)
- BCBS(바젤은행감독위원회) : 은행의 가상자산 노출 처리에 대한 건전성 기준 발표('22.12월)
▶ 한글 발췌·번역본 ⇨ BIS,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에 대한 분석 및 평가
▶ BIS 보고서 원본 ⇨ Will the real stablecoin please stand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