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근 국가AI위원회 1차 회의에서 오는 2027년까지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대 AI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설정하고 국가 총력전을 선포했다(⇒ 『국가인공지능 전략 정책방향』 참조). '세계 몇대 강국'이라는 식의 비전이 워낙 많아서 "또 세계 몇위 타령이냐"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으나, 경제력 10위권인 한국이 산업혁명에 버금간다고 하는 AI가 이끄는 기술혁신 경쟁에서 세계 3위를 목표로 한다니 보통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비전이 자국민을 향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AI 분야에서는 세계 3위가 생각보다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1ㆍ2위를 다투는 가운데 이들이 다른 모든 나라와 보이는 격차가 너무도 크기에 세계 3위(집단)이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격차가 크다고 해도 뒤집어 얘기하면 이들 두 초강대국을 빼면 세계 최고가 된다는 의미기도 하니,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런 가운데 2006년 비영리, 비정파 리서치·교육 기관으로 설립돼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싱크탱크라고 자부하는 미국의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중국 AI 분야의 혁신성을 평가하고 미국이 선점한 글로벌 AI 시장의 선두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보고서(『How Innovative Is China in AI?』)를 발표했다. 다음은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이 보고서를 요약·번역한 내용이다. 영문 보고서 원문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 ITIF는 중국 AI 산업의 생태계 건전성과 혁신역량을 살펴보고 미국 AI 산업과의 투자, 자본 등 시장 현황을 비교/분석
- 국가 AI 산업의 생태계 건전성을 나타내는 AI 기업의 수는 중국(본토) 1,944개, 미국 9,500개로 약 5배 차이가 있으며 AI 산업의 혁신역량을 나타내는 AI 벤처 캐피털(VC)과 사모펀드의 규모 역시 중국 약 856억 달러(8천2백여 건), 미국 약 6,054억 달러(6만여 건)로 큰 차이가 존재함
- 민간 자본 접근성의 지표가 되는 OECD의 국가별 AI 벤처 캐피털(VC) 데이터는 중국기업 약 200억 달러, 미국기업 약 550억 달러로 차이가 존재하며 중국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자 정부의 재정을 투입하고 있음
◎ 중국 AI 산업의 혁신 역량과 생태계 지원 방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 가지 핵심 인사이트를 제시
1) 정부지도기금* 및 보조금** 등을 통한 정부의 AI 기업 재정지원
* 2000년~2023년까지 9,623개 AI 기업에 1,840억 달러 투자(’24, 국가경제연구국)
** 베이징시 당국의 경우 자국 내 생산 AI 칩을 구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상하이를 포함한 16개 지방 정부는 대규모 국영 데이터 센터의 보조금 지원 바우처 운영
2) AI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국의 차세대 AI 스타트업*
* new AI Tigers of China: Zhipu AI**, Baichuan AI, Moonshot AI, and MiniMax 등을 지칭하며 모두 베이징 칭화대학교 교수진과 졸업생이 설립
**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는 Zhipu AI를 Open AI의 대항마로 평가하며 24년 약 4억 달러를 투자
※ 칭화대-ModelBest사 합작품인 MiniCPM–Llama3-V2.5과 유사한 AI 모델(스탠퍼드대학의 라마3-V)이 미국에서 출시되는 등 최근 유수의 기관들이 증국 스타트업을 따르고 있음
3) 미국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고 있는 중국 프론티어 AI 모델
※ superCLUE: 종합적인 중국 LLM 벤치마크이며 2024년 데이터에서 세 가지* 결과 발견
* ① 미국 업계 리더의 선도모델과 중국 스타트업&기술 대기업 개발 모델 간의 격차가 빠르게 감소, ② 중국 최고모델 개발업체는 스타트업과 거대 기업 기술이 혼합, ③ 귀추가 주목되는 중국의 오픈 소스 LLM 생태계 형성(Qwen 1.5, Zhipu AI의 ChatGLM3 등)
◎ ITIF는 중국 AI 생태계의 전반적인 상태와 잠재력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 특허, 인재, 인프라 등 네 가지 카테고리 지표를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