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가 "2025년 AI 관련 4대 전망(Four AI predictions for 2025)"이라는 짤막한 논평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이 길지 않아 전문을 번역해 공유한다.
2024년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ChatGPT가 처음 소개됐을 때 불러일으켰던 정도의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사건은 없었지만, 기반 기술의 빠른 발달로 인해 여전히 활기를 띄었다.
AI의 미래와 관련해 2025년 제기될 4대 의문에 대한 필자(리처드 워터스 샌프란시스코 주재 미국 서부 편집장)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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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ft.com) |
AI 발전은 벽에 부딪힐까?
최근의 가팔랐던 발전 모멘텀은 일단 2025년에는 잦아질 것이다. 점점 커지는 AI 모델을 데이터와 컴퓨팅 능력의 추가 투입을 통해 교육하면 AI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앞으로는 그런 식의 발전은 더뎌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일부 낙관론자들도 최근에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방식만으로는 AI 기술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향후 12개월만 놓고 보면 다른 방면에서의 발전이 물량 추가 투입 효과의 약화를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다른 방면에서의 발전이란 최종 답변을 내놓기 전에 중간 단계에서 계속 이전 답변을 되묻고 개선해서 최종적으로 더욱 "합리적인" 결과를 내놓는 식으로 작동하는 모델을 하나의 사례로 들 수 있다. 이것이 정말 인간의 추론 능력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OpenAI의 o3와 같은 시스템은 AI 챗봇이 등장한 이래 가장 흥미로운 진전으로 보인다.
2년간 OpenAI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올해 말 다시 추격전에 복귀한 구글은 브라우저에서 사용자가 수행한 작업을 추적한 다음 사용자 대신 작업을 완료해주는 등 AI의 새로운 에이전트 같은 기능이 어떻게 삶을 더 쉽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 보여주기도 했다. 이 모든 데모와 프로토타입은 아직 유용한 제품으로 만들어져야 하지만, 적어도 실험실 단계에서만큼은 AI에 대한 기대를 계속 유지시킬 만큼 충분한 것이 여전히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AI '킬러 앱'은 등장할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AI가 입력한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완성해 주거나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사진을 편집해 주는 등 유용한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때때로 그 정도로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내년에는 모든 디지털 정보를 흡수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통해 학습하여 가상의 메모리 은행 역할을 하거나 삶의 모든 측면을 장악할 수 있는, 더욱 직접적인 개입이 가능한 앱이 처음으로 시연되는 단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술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업체들은 새로운 앱을 서둘러 공개하는 것을 꺼릴 것이며, 대부분의 사용자도 이러한 앱을 신뢰하는 데 주저할 것이다.
즉, 진정한 AI 킬러 앱 대신 사용자들이 이미 익숙해져 있는 '모든 것에 사용되는 AI' 수준의 세상에 여전히 살고 있게 될 것이며, 때로는 방해가 되고 때로는 도움이 되지만, 진정한 AI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만큼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GPU는 여전히 세계를 지배할까?
엔비디아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많은 기술 기업의 표적이 되었으며, 그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대부분 자체 AI 칩을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너무 빨라서 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경쟁사는 없으며, 주요 제품 전환을 거치면서 1~2개 분기 동안은 흔들릴 수도 있지만, 블랙웰 제품 주기로 인해 2025년은 엔비디아의 주도권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업체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반도체 제조사인 브로드컴에 따르면, 3개 대형 기술 기업이 2027년에 각 1백만 개의 칩을 갖춘 슈퍼컴퓨팅 '클러스터'에 자체 설계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현재 사용 중인 AI 칩 중 가장 큰 클러스터로 여겨지는 일론 머스크의 콜로서스 시스템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약화되기 시작하더라도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비즈니스에 상당한 해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25년 말에 다다르면 새로운 중대한 제품이 주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시장의 AI 붐은 지속될까?
AI가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믿음 속에 빅테크 경영진이 AI 경쟁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AI 투자 붐의 주요 동력 중 하나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또한,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부 기업이 AI 기술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아직 AI를 통한 생산성 개선 방법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에서도 많은 기업은 투자를 중단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AI 업종에 계속 투자할 여력이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런 문제는 새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및 감세 의지에 대한 주식 시장의 신뢰,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완화 지속 여부와 같은 다른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들 다양한 변수로 인해 주식시장에서의 AI 업종의 시세는 매우 변동성이 큰 해를 맞이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큰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동성이 여전히 충분한 상태에서 미국 증시는 당분간 더 AI에 대한 증폭된 기대감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