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소재 독립 리서치 회사인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社는 줄곧 일본의 아베 신조 수상이 펼치고 있는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펼쳐 왔다. 지난 8월 『Abenomics Unravels』라는 보고서(▷ 내용은 여기를 클릭)를 발표한 바 있는 롬바르드는 이번에는 『Japan’s overused bazooka』라는 보고서를 통해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계속 이어갔다. 여기서는 보고서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여기서 지적하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 가운데는 한국 경제에도 해당되는 내용이 많이 있어 참조할 만하다.)
- 일본 경제는 구조적으로 수요에 의한 인플레이션 요인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그러나 아베노믹스는 무한정 통화를 공급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높이겠다는 것을 목표로 천명했고 실제로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런 정책은 결국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입물가가 올라가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정도의 공급에 의한 인플레이션 밖에 기대할 수 없다.
- 그런데 이 전략은 엔화 가치 하락이 멈추고 해외 에너지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 더구나 이런 인플레이션 상승은 가계 부문에 가장 큰 피해를 가져다 준다.
- 일본의 경제구조상 성장의 과실은 기업 부문에 과도하게 흘러들어가는 반면 가계 부문 소득은 크게 늘기 힘들게 돼 있어서 이런 공급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은 가계 부문을 더욱 압박하게 된다.
- 물론 초기에는 엔화로 환산한 일본 기업들의 수익은 급증하고 주가는 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많지 않다. 즉 기업이 배당을 늘려도 가계에 돌아가는 혜택은 크지 않다.
- 더구나 일본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투자를 늘릴 이유가 없다. 일본 기업들은 연공서열에 의한 경영에 익숙해 있어 세계시장 변화에 적기에 대응하는 데 실패해 왔다. 더구나 국내 경제 부문의 구조조정도 실기했다. 그 결과 엔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회복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 현재 추세대로 가면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종료하거나 인플레이션 목표를 철회하기가 쉽지 않다. 즉 목표는 계속 연기되고 아베노믹스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양적완화를 영원히 계속하는 것 밖에 없다.
- 일본은 미국과 같은 질서정연한 테이퍼링 정책을 펼 수 없다. 우선 미국은 민간 금융권이 위기라는 큰 충격 뒤 일시적인 디레버리징을 거치는 동안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한 것이어서 목적이 달성된 뒤 테이퍼링을 실시하기 용이했다.
- 그러나 일본은 민간 금융권이 자금 부족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금 과잉 상태다. 더구나 아베노믹스는 미국과 같은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한 양적완화정책이 아니다.
- 지금까지는 일본 국채의 대부분을 국내 일반인 및 기관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어 양적완화 시행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해 왔는데 최근 동향을 보면 이 논리에 허점이 보이고 있다.
- 즉,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는 이미 일본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 민간 금융기관도 국채 보유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궁극적으로 일본 국채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본은행이 전량 보유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 이런 상황이 오면 일본은행을 제외하고 누구도 엔화를 보유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엔화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가치를 읽게 되고 공급 요인에 의해 인플레이션은 억제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지며 금리도 급등하게 된다.
-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나라에서 변칙적 부채 청산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적이 있다. 이는 명목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에 의해 부채가 청산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러한 변칙적 부채 청산은 기대하기 힘들다. 일본이 명목금리를 조절하기에는 이미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규모가 너무 크다.
- 결국 일본은 양적완화를 지켜내기 위해 또다시 양적완화를 확대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며 이는 영구 양적완화가 될 것이다. 질서정연하게 이를 종료할 방법은 없으며 일본은 일본은행이 돈을 찍어 정부에 넘겨주는 상황이 올 것이다. 양적완화는 영원히 지속될 것이며 그 끝은 금융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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