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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시장의 치킨게임은 지금부터...
금융시장 예상처럼 OPEC가 원유생산 쿼터 동결을 결정함으로써 국제 유가가 폭락세를 기록중이다. WTI가격의 경우 201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배럴에 진입하였고 브렌트유 가격 역시 1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관심은 유가의 추가 하락 여부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당사는 유가의 하락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원유시장에서 치킨게임이 당분간 격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OPEC회의에서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한 배경으로는 1) 미국과 OPEC 회원국간 시장 점유율 경쟁, 2) OPEC회원국가간 이해상충 그리고 3) OPEC회원국간 비OPEC 원유생산국간의 입장 차이를 들 수 있고 이러한 원인들은 당분간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저유가 전략을 통해 미국 셰일오일에 대항한 적극적 시장점유율 유지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점쳐 지고 있다. 미국내 셰일오일 확대를 감안할 때 원유시장의 주도권이 자칫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사우디아바리아로 하여금 출혈경쟁에 나서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저유가 전략이 통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결국 미국내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백기를 들어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에서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이 80달러라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손익분기점이 53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손익을 위협받는 유가 수준이 얼마인지가 치킨게임 종료 혹은 유가 반등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쟁적 관계가 있는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동맹적 관계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유가의 추가 하락 요인이다. 미국의 경우 저유가를 통해 러시아와 함께 이란, 베네수엘라는 물론 이슬람국가(IS)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며 이러한 미국 외교정책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느 정도 동조하는 분위기이다. 즉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쟁관계이자 동지적 관계라는 점은 유가 반등을 당분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슬람내 주도권을 둘러싼 OPEC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과의 갈등 역시 OPEC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음도 생산감축 등을 어렵게 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유가가 추가 조정 받을 여지는 높아 보인다. 다만, 50달러대 진입시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미국 석유업체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 진입할 수 있지만 50달러대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유가 급락의 나비효과
(나비효과 1)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의 경제 위기 리스크임. 러시아 재무장관은 유가 급락과 서방 제재로 금년 한해 러시아 경제가 입을 손실이 1,4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 2013년 기준 러시아 명목 GDP대비 6.7%에 이르는 수준임
더욱이 러시아 정부의 15년 예산안은 유가수준을 배럴당 100달러로 가정하고 작성한 것이어서 유가 급락에 따른 세입 감소가 당연히 세출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성장률 하락 압력이 높아질 전망임. 결국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 경제가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생각임
(나비효과 2) 여타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임. 유가 급락의 여파는 여타 원자재 가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음. 우선 유가 하락이 달러화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여타 원자재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
(나비효과 3) ECB와 BOJ 추가 부양 압력 확대임. 양적완화 실시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ECB 입장에서 유가급락세는 동 정책의 실시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음. 유가 급락으로 유로존 소비자물가의 추가 하락압력이 높아져 유로존 경제가 더욱더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임. 일본은행 역시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 부담을 덜 수 있어 추가 부양 여력이 확대될 것임
(나비효과 4) 소비사이클에 시차를 두고 긍정적 영향. 유가 급락이 단기적으로 관련 산업과 일부 투자사이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지만 유가 급락이 글로벌 경기, 특히 국내 경기회복에 시차를 두고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은 높음
미국 가계소비지출중 에너지 관련 소비지출 비중 축소되며 여타 부문의 소비지출 여력이 확대될 수 있음은 소비 심리는 물론 실제 소비성향에도 긍정적 영향 미칠 것
국내 역시 시차를 두고 제조업 및 소비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임. 유가 하락과 원화 약세 현상이 맞물리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있음은 내년 2분기들면서 국내 제조업 사이클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음
유가 급락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부 산유국 경제의 금융위기 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요국의 부양정책 여력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사이클의 회복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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