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인용시 출처를 밝혀 주십시오.)
엔저에 대해서는 "수출에 영향이 있다"며 특히 현재의 수출 계약이 종료된 후 새로 수출 계약이 체결될 때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현 부총리는 이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이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 부총리는 공공요금은 시장 가격을 반영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나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사채 신속인수제 도입에 대해 현 부총리는 "시행은 바로 하지 않고, 준비는 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적인 것을 갖추려 한다"며 "시장이 갑자기 나빠질 때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업종의 일부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그 업종과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비책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 "시장은 그런 장치가 없다면 한계없이 불안해질 수 있어 시장에 메시지 주기 위한 것이다. 위기 관리 차원이다"고 덧붙였다.
회사채 신속인수제 도입에 대한 시장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현 부총리는 "제도는 마련하되 시행은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조선이나, 해운, 건설 등 일부 업종의 회사채가 거래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시장이 붕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사채 신속인수제 도입을 통한 정부의 개입이 시장 체질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신인도가 낮은 회사채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고, 시장이 붕괴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 회사채의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지면 매수세가 붙을 수도 있는데 거래가 안될 것이라고 단정하고 정부가 서둘러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특정 업종이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시장원리에 맞지 않고 무역분쟁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현 부총리는 "(신속인수제) 시행여부와 시기는 정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특정 업종이나 기업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시스템 리스크 해소를 위한 접근이라고 봐야 한다"며 "특혜 시비 등이 발생할 리스크가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가 더 크다. 경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더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이에 대한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해야 한다. 과거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도 마찬가지 였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 신속인수제 도입을 위한 출연금 규모와 정부와 한은의 분담 문제 등을 놓고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지나친 쏠림은 시장 실패..완화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
환율과 관련, 현 부총리는 "환율은 기본적으로 펀더멘털과 외환 수급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며 "다만 지나친 쏠림 등에 따른 환율 급변동은 시장실패영역으로 이를 완화하는 것 또한 정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환율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발언을 하더라도 온건하게 하던 종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또 아베노믹스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외환시장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 부총리는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일본 수출 감소와 철강 수출 부진 등에서 영향이 드러나고 있고, 특히 제3국 수출에서는 기존 수출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에서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이신형/이세영/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