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주간 이슈) 한국 고용지표는 좋은데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

(오늘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한 내용을 보완한 것임)

공식 지표로 보면 한국의 고용 사정은 비슷한 규모의 국가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할 정도다. 실업률은 3%대 근처로 매우 낮은 상태에 있고 OECD 기준 고용률도 65% 수준으로 양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 사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만족감은 아주 낮은 상태이며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늘 내세우고 있다.

실업률은 낮고 고용 증가는 계속되고 있는데 국민들은 통계가 이상하다고 하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이 안 돼 송구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왜 그럴까? 우선 정부의 공식 통계에 대한 신뢰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로 들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때마다 정부의 "의도"에 대한 이런 저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거대 담론과 의혹 제기에 유난히 집착하는 일부 언론의 관행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한국에서는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일자리 수가 절대적으로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자신이 갖춘 자격요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도 높은 대학진학률 등으로 인해 한국인들의 전체적인 학력수준은 높아졌지만 그에 맞는 고급 일자리는 충분히 늘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따라서 자신은 실업상태에 있지 않으면서도 고용사정이 "심각하게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고용 증가가 주로 50대 이상 세대, 즉 경험은 풍부하면서도 일자리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져 있는 사람들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가계부채 상환 부담, 자녀 양육 부담 그리고 자신들의 노후 대비 등의 압박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장년/노년층은 어떤 일자리도 마다 않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펼친다. 이들의 취업이 늘자 상대적으로 젊은 구직자들의 취업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버지와 아들이 비슷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런 경쟁 상태를 틈타 비교적 경험은 많으면서도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자세를 가진 아버지 세대를 선호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일자리가 무한정 늘어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취업할 수 있다면 물론 이 문제는 바로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면 결국 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즉, 일자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 아니라 교육 정책도 무작정 대학진학을 장려하거나 유도할 것이 아니라 대학진학의 경제적 비효율성에 대한 교육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대학 졸업이 거의 필수인 것처럼 돼 버린 사회 풍조를 바로잡는 일도 시급하다. 그런데 이런 일을 포함해 모든 국가적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자리는 이미 거의 전부 이른바 명문대학 출신들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은 최대 아이러니다.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스크랩 KoreaViews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암호화페 AI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미국 인구 한은 에너지 인공지능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논평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경제학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