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지난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기침체 기간 동안 한국의 설비투자는 4개 분기 동안 전년동기비 감소를 나타냈고 2009년 4/4분기부터 가파른 상승을 기록했다. 또 2002년 말 신용카드 위기로 국내 경제가 자체 위기 가능성으로 위축됐을 때에도 설비투자는 4개 분기 동안 감소했으나 그 폭은 적었다.
필자는 우선 2008/09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신조선 발주가 급감하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도 급감한 것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체들이 대규모 신규 설비투자를 국내가 아닌 외국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설비투자 조정압력(생산증가와 생산능력 증가의 차이)과 실제 설비투자 변동 추이를 살펴본 결과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2010년 중반부터 2012년 초반까지 실제 설비투자가 실제 조정압력보다 크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2012년 후반부터 올해에 거쳐 설비투자는 대대적인 조정기에 들어선 것이다.
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나 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이 미래 경제 성장세에 대한 전망을 다소 낙관적으로 제시한 것이 한 가지 원인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2008/09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IMF나 OECD등 국제기구들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도 미래 경제전망을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로 시계가 어두웠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설비투자 변동 추이를 보면 정책 당국이 미래에 대한 정확한 전망을 제시하고 기업들과의 의사소통도 더욱 잘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제조업 생산증가와 생산능력 증가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설비투자 조정압력, 통계청의 설비투자지수, 그리고 한국은행의 GDP 상 설비투자 전년동기비 증가율(명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