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아시아외환위기의 당사자였던 한국은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이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자 외국계 자본이 이탈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등 높아가는 위기감에 휩싸였지만 미국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2011-2012 유로존 재정위기로 또 한차례 세계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됐을 때는 과거보다는 덜 영향을 받았다. 그러다가 올해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얘기가 나오면서는 다른 신흥국들과 확연히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히려 자본이 유입되고 환율은 하락하는 상황을 맡기도 했다.
이렇게 상황이 바뀐 데는 무엇보다 구조적으로 굳건해진 경상수지 흑자, 충분한 외환보유액, 줄어든 단기외채, 높아진 신용등급, 핵심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널리 인정받은 재정 규율, 아직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금리 수준, 낮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정치제도의 전반적인 안정성 등이 복합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아래 그래프는 투자은행 Societe Generale이 한국을 포함한 24개 신흥국을 상대로 대외취약성과 정책여력 측면에서 평가한 다음 이를 1) 높은 취약성과 낮은 정책여력, 2) 높은 취약성과 높은 정책여력, 3) 낮은 취약성과 낮은 정책여력, 그리고 4) 낮은 취약성과 높은 정책여력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한 그림이다.
이 자료에서 이 은행은 페루ㆍ한국ㆍ중국ㆍ필리핀을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다.